[특파원칼럼] 뉴욕시장 맘다니 열풍 … 10년 전 데자뷔

임성현 특파원(einbahn@mk.co.kr) 2025. 11. 17.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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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시장 선거가 치러진 지난 4일 저녁 뉴욕 맨해튼 월스트리트 인근 스포츠 라운지.

현장에서 만난 에이미 씨는 "맘다니는 역대 시장과는 전혀 다른 뉴욕시장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워칭파티(개표방송 시청 모임)에서 만난 프랑스 이민자 앨런 씨는 "맘다니는 공약과 비전이 명확해서 지지한다"고 했다.

10년 전 더블라지오의 '진보 실험'은 실패했지만 뉴욕이 또다시 맘다니의 '사회주의 실험'을 선택한 것은 그가 내건 '모두를 위한 뉴욕'에 대한 기대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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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 맞춤형 공약 앞세워 당선
10년전 더블라지오 前시장 연상
약자 위한 임대료 정책 폈으나
재임기간 노숙자 수 되레 늘어
그때와 같은 전철 안 밟으려면
포퓰리즘보다 실용적 개혁해야
뉴욕 임성현 특파원

뉴욕시장 선거가 치러진 지난 4일 저녁 뉴욕 맨해튼 월스트리트 인근 스포츠 라운지. 개표가 시작된 지 30여 분 만에 대형 스크린 TV에서 조란 맘다니 민주당 후보의 '당선 유력'이 뜨자 지지자 300여 명은 일제히 "조란! 조란!"을 연호했다. 현장에서 만난 에이미 씨는 "맘다니는 역대 시장과는 전혀 다른 뉴욕시장이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분명 맘다니는 이전에도, 앞으로도 보기 힘든 독특한 뉴욕시장일 것이다. 최초 무슬림 시장, 100여 년 만의 최연소 시장, 민주사회주의자 시장까지.

내년 1월 맘다니 시장의 취임을 앞두고 뉴욕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워칭파티(개표방송 시청 모임)에서 만난 프랑스 이민자 앨런 씨는 "맘다니는 공약과 비전이 명확해서 지지한다"고 했다. 실제 그의 대표 공약은 임대료 동결, 최저임금 30달러로 인상, 무상버스, 무상보육, 시립 식료품점 등이다. 부족한 세수는 뉴욕 상위 1% 부자들에 대한 소득세를 2%포인트 인상하고 법인세 최고세율을 올려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삶이 고달픈 서민들에겐 달콤한 공약들이다. 당연히 압도적인 지지로 이어졌다. 하지만 그에 대한 기대는 고스란히 우려가 교차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최근 뉴욕 빌딩주들 사이에선 '맘다니 포비아'가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 뉴욕시는 개발이 힘든 맨해튼에서 리모델링에 나서는 빌딩주들에게 각종 세금 혜택을 제공해왔다. 한 빌딩주는 "맘다니가 자산가에 대한 혜택 자체를 없앤다는 얘기가 있다"며 "취임 전에 세금 혜택을 받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고 전했다. 맘다니 당선으로 월가 자산가들이 플로리다로 탈출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올 정도로 뉴욕 한편에선 불안감이 가득하다.

지난 4일 선거에서 시애틀시장도 맘다니처럼 민주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케이티 윌슨이 당선됐다. 자본주의 본산인 미국에서 사회주의 부상이 던진 메시지는 분명하다. 2011년 뉴욕에서 시작해 전 세계로 번졌던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 시위가 여전히 진행형이라는 얘기다. 당시 수천 명에 불과했던 '미국 민주사회주의자들(DSA)'은 이제 수만 명에 달한다. "우리는 99%다(We are the 99%)"라는 그들의 구호는 불평등이 여전한 뉴욕에서 언제든 들불이 될 수 있다.

10년 전 맘다니와 비슷한 길을 앞서 걸었던 뉴욕시장이 있었다. 2014년 무상 유치원, 최저임금 인상, 임대료 안정 등을 앞세워 23년 만에 민주당에 승리를 안겼던 진보 성향의 빌 더블라지오 시장이다. 재선 때 지지율이 66%에 달할 정도로 지지를 받았지만 결국 실패한 시장으로 기억된다. 무상 유치원은 성공적인 정책으로 평가받았지만 역점 공약이던 주택 문제 해결에는 실패했다. 재임 기간 뉴욕의 노숙자는 최고치로 치솟았고 범죄도 들끓었다.

맘다니가 더블라지오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선거 공약의 굴레에서 벗어나 현실에 기반한 정책으로 갈아타야 한다. 뉴욕타임스(NYT)는 임대료 통제보다는 저소득층 맞춤형 주택 확대를, 전 시민 무상버스보다는 버스 대기시간 개선과 저소득층 노선에 선별 투입을 제안했다. 최근 들어 폐업 기업이 신생 기업보다 많아지는 뉴욕인 만큼 기업 살리기에도 나서라는 주문이다. 10년 전 더블라지오의 '진보 실험'은 실패했지만 뉴욕이 또다시 맘다니의 '사회주의 실험'을 선택한 것은 그가 내건 '모두를 위한 뉴욕'에 대한 기대 때문일 것이다. 장밋빛 포퓰리즘이 아닌 실용적 개혁, 뉴요커들의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안고 있는 맘다니가 가야 할 길이다.

[뉴욕 임성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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