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지현 야구대표팀 감독, ‘베테랑 카드’ 확신…WBC 투수진 대수술 예고

일본 평가전 통해 “선발 기준에 확신 갖게 됐다”
류현진 등 경험 많은 백전노장 출전 분위기 나타나

▲ 한국 야구대표팀 류지현 감독이 14일 일본 도쿄돔에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비 한일 평가전을 앞두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류현진(한화 이글스)을 비롯해 국제대회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투수들이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명단에 다시 거론되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일본과의 원정 평가전을 마치고 귀국한 류지현 야구대표팀 감독은 젊은 투수들이 국제무대의 압박감 속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장면을 확인한 뒤, 대표팀 선발 원칙에 대해 “더 확신을 가지게 됐다”고 밝혔다.

류 감독은 17일 김포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번 평가전에서 뛰었던 선수들과 앞으로 합류할 자원들이 잘 조화를 이룬다면 팀 완성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선발 기준에 관한 확신이 조금 더 굳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낯선 공인구와 스트라이크존, 도쿄돔 특유의 분위기, 그리고 한일전이라는 중압감이 선수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이런 환경에서도 흔들림 없는 선수들이 있었고, 베테랑들과 어우러진다면 더 탄탄한 투수진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했다”고 강조했다.

대표팀은 15·16일 도쿄돔에서 열린 일본과의 두 차례 평가전에서 무려 21개의 볼넷을 허용했다. 특히 20대 초반의 투수들은 긴장을 이기지 못하고 제구 난조를 보였으며, 자동투구판정시스템(ABS)에 익숙한 일부 투수들은 심판마다 달라지는 스트라이크존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베테랑 기용이 필요하다는 뜻인가’라는 질문에 류 감독은 “내년 1월 소집훈련에는 베테랑 선수들을 포함하는 방향으로 준비하고 있다”며 “이번 평가전이 그 필요성을 다시 확인한 경기였다”고 답했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WBC 본선”이라며 “3월 대회에서는 더 편안한 경기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일부 논란이 된 심판 판정에 대해서는 “선수들이 국제무대의 다양한 상황을 경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WBC에서는 더 경험 많은 심판들이 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야수진에 대한 질문에는 희망적인 평가를 내놨다. 류 감독은 “가장 큰 성과는 안현민(kt wiz)을 발견한 것”이라며 “평가전 전부터 2번 타자로 적합하다고 봤고, 실제로 기대 이상의 결과를 냈다. 자신감을 얻은 만큼 WBC에서도 충분히 활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현민은 일본과의 두 경기에서 모두 홈런을 터뜨리며 강한 존재감을 남겼다.

대표팀은 입국 후 즉시 해산해 각자 소속팀으로 복귀해 훈련을 이어갈 예정이다. KBO는 이달 말 전력강화위원회를 열고 평가전 전반을 분석한 뒤 내년 1월 미국 사이판에서 진행될 소집훈련을 앞두고 대표팀 명단을 다시 꾸린다. WBC 본선은 내년 3월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