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치기’로 서울 집 4채 매입···국토부 “외국인 위법 거래 210건 적발”

외국인 A씨는 총 17억3500만원을 들여 서울 주택 4채를 사들였다. 매매대금 가운데 5억7000만원은 외화 반입을 신고하지 않았다. 현금을 들고 입국하거나 ‘환치기’ 수법으로 지인들에게서 조달했다.
국무조정실 부동산 감독 추진단은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차 부동산 불법행위 대응 협의회를 열고 외국인의 위법적인 부동산 거래 행위를 최대한 강력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날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체결된 438건의 외국인 ‘이상 거래’ 중 210건을 의심거래로 판단, 이 가운데 290건의 위법 의심행위를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예를 들어 외국인 B씨는 서울 단독주택을 125억원에 매수하면서 전액을 금융기관 예금액으로 조달했다. 그는 해외 사업소득을 제3국 은행으로 송금한 뒤 이를 다시 국내 은행에 입금해 자금을 조달했는데, 자금 출처가 불분명했다.
유형별로는 거래 금액이나 계약일을 실제와 다르게 신고한 경우가 162건으로 가장 많았다. 업·다운 계약이나 계약일 거짓 신고는 적발되면 과태료(취득가액의 10% 이하)를 물게 된다.
가족이나 법인 돈으로 주택을 매수하면서 차용증을 쓰지 않거나 적정 이자를 지급하지 않은 경우(57건)가 뒤를 이었다. 국세청은 편법증여 여부를 조사하고 미납 세금을 추징할 계획이다.
A씨처럼 해외에서 1만 달러를 초과하는 현금을 휴대 반입하고 신고하지 않거나 외국환은행을 거치지 않고 불법 반입한 경우도 39건으로 파악됐다. 불법반입 혐의가 인정되면 외국환거래법 제29조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벌금, 과태료를 부과받는다.
이외 방문취업비자(H2) 등 입대업을 할 수 없는 자격으로 국내에 체류하면서 주택을 매수해 임대소득을 올리거나(5건) 기업 운전자금 용도로 대출을 받아 주택을 매수한 것으로 의심되는 거래(13건), 주택의 실제 소유자와 등기부 상 명의자가 다른 것으로 의심되는 거래(14건)도 다수 적발됐다.

위법 의심 부동산 거래의 매수인 국적은 중국(125건)이 가장 많았고 다음이 미국(78건), 호주(21건), 캐나다(14건) 순이었다. 매수인 국적별로 전체 주택 거래량 대비 위법의심거래 비율이 높은 곳은 미국(3.7%)과 중국(1.4%)이었다.
지역별로는 서울 지역 위법의심행위가 88건으로 가장 많고 다음은 경기(61건), 충남(48건), 인천(32건) 순이었다.
추진단은 외국인 주택 매수자의 탈세 혐의와 위법 거래에 대해 본국에도 적극 통보한다는 방침이다. 또 연내 부동산거래신고법 시행규칙을 개정해 부동산 매수 때 제출해야 하는 자금조달계획서에 해외자금조달내역도 포함키로 했다. 외국인 위법 부동산 거래에 대한 처벌 수위 상향도 검토한다.
김규철 국토부 주택도지실장은 “이번 기획조사로 외국인의 부동산 거래 불법행위 근절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현재 추진 중인 수도권 주택 이상거래 기획조사, 외국인 비주택·토지 이상거래 기획조사 등도 연말까지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라고 말했다.
최미랑 기자 r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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