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으로 개종하는 뉴요커들... 전문직·고학력층 집중
사회 혼란·개인 상실이 성당으로 이끌어
공동체성·안정 추구하는 청년층 증가
세속적 문화가 강한 뉴욕에서 가톨릭 개종자가 급증하는 현상이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뉴욕시에 있는 성당들은 올해 성인 가톨릭 입문 과정에 등록한 인원이 전년 대비 두 배에서 세 배까지 증가했다며 “예상치 못한 증가세”라고 밝혔다.

16일(현지 시각)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뉴욕 그리니치빌리지의 성 요셉 교회에서는 성인 가톨릭 입문 과정 등록자가 지난해보다 세 배 늘어 약 130명에 달했다. 어퍼이스트사이드의 성 빈센트 페레르 성당도 인원이 두 배가량 늘어 90명 가까이 됐고, 성 패트릭 올드 성당 역시 등록자가 100명 수준으로 불어났다. 일부 성당은 일요일 저녁 미사가 포화 상태를 보이면서 예배를 추가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브루클린 교구에서도 같은 흐름이 나타났다. 교구는 2024년 성인 입교자가 538명으로 늘어 전년 대비 거의 두 배였다고 밝혔다. 일부 성당에서는 정치 활동가 찰리 커크가 지난 9월 암살된 사건 이후 미사 참석률이 더 증가했다는 보고도 나왔다.
이 같은 변화는 종교성이 낮은 분위기였던 뉴욕에서 특히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개종자 상당수는 종교적 배경이 거의 없었거나 교회와 거리를 두고 살아온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최근 사회적 불안, 정치적 양극화, 과도한 경쟁·물질주의에 대한 피로감이 신앙을 찾는 흐름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가톨릭으로 개종한 뉴요커 신디 자오는 조직화된 종교와 무관하게 자랐지만 사촌을 암으로 잃은 뒤 삶의 방향을 찾고자 가톨릭으로 들어왔다고 밝혔다. 또 다른 신규 신자인 리즈 플린은 “플로리다의 한 식당 선물 코너에서 신앙서적을 우연히 집어 든 뒤 신앙을 받아들였고, 이후 묵주기도를 시작하면서 삶이 안정되고 차분해졌다”고 말했다.
최근 대학을 졸업한 이안 번스(22)는 개종 이유에 대해 “세상이 너무 혼란스러워 기댈 곳이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한때 무신론 사상가들에 심취했던 키건 레니한도 불안과 공황 발작을 겪은 뒤 종교적 평화를 찾았다고 말했다.
기업가 벤 쿡과 마크 칼슨 사례도 눈길을 끈다. 두 사람은 진보적 환경에서 자라 교회와 거리를 둔 채 성장했지만, 사회적 갈등과 정치 문화에 대한 환멸을 계기로 다시 가톨릭을 선택했다. 쿡은 아내가 출산 과정에서 위기를 겪었을 때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이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사제들은 개종 증가의 이유를 특정 마케팅이나 프로그램 때문이 아니라 “불확실한 시대가 주는 심리적 피로와 공동체에 대한 갈망”으로 보고 있다. 조나 텔러 성 요셉 교회 신부는 “물질적 성취가 마음을 채워주지 못한다는 인식이 젊은층 안에서 커지고 있다”고 했다.
뉴욕의 성당들은 성인 가톨릭 입문 과정에 몰려드는 젊은 성인을 맞이하기 위해 교육 인력과 예배 공간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흐름이 일시적인 현상인지, 더 큰 종교적 회귀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를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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