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독점 깨겠다"…조국혁신당, 호남 정면 돌파 선언
"민주당 중심정치 김대중 정신 아냐"
성비위 후폭풍 속 신뢰 회복 방안 必
정가 "혁신 없으면 다시 민주로 회귀"

조국혁신당이 내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광주·전남을 정면 겨냥하며 존재감 확대에 나섰다. 성비위 파문과 3%대 정당 지지율의 한계 속에서도 조국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호남에서 민주당 독점을 흔드는 정치적 '메기'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메기 효과'는 양식장에 메기를 넣어 생태 전체의 활력을 끌어올리는 데서 유래한 표현이다.
조 전 비대위원장은 17일 전남도의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주당 중심의 안방정치를 도민 중심의 민생정치로 바꿔야 한다"며 "전남은 무투표 당선된 광역의원이 26명으로 전국 최다다. 이는 김대중 대통령 정신과도 맞지 않는다. 경쟁 부재가 부패와 유착을 반복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지방선거 전략에 대해서는 국민의힘을 향해 공세를 높였다. 그는 "광주·전남에서 국민의힘 후보의 당선 가능성은 사실상 0에 가깝다"며 "광역·기초단체장은 물론 지방의회 의석도 절반 이하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앞서 전국 1256곳 기초의원 선거구에 모두 후보를 내겠다고 한 데 이어, 전남의 3·4인 다인선거구 43곳에도 전원 후보를 세우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최근 여론조사는 조국혁신당이 마주한 현실적 한계를 분명히 보여준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10∼14일 무선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전국 만 18세 이상 2510명을 조사한 결과,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7% △국민의힘 34.2% △조국혁신당 3.2%로 나타났다. 민주당은 '대장동 항소 포기' 논란에도 광주·전라에서 지지율이 3.5%포인트 상승했다. 성비위 파문 이후 이탈했던 개혁 성향 표심 일부가 민주당으로 회귀하는 흐름도 읽힌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돌파구는 '정책 차별화'다. 혁신당은 최근 △생활동반자법 △차별금지법 △비동의 강간죄 신설 △임신중단 법제화 △교제폭력처벌법 △성평등 임금공시제 등 6대 평등·인권 의제를 발표하며 민주당보다 더 선명한 진보 의제를 내세우고 있다. 민주당이 내부 부담으로 결론을 미루고 있는 사안들을 먼저 의제화하며 '양당 중간이 아니라 더 왼쪽의 대안정당'을 표방하려는 전략적 시도로 해석된다.
조직 확장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혁신당은 지난 4월 담양군수 재선거에서 창당 후 첫 기초단체장을 배출했고, 순천에서는 4선 이복남 시의원을 지역위원장으로 영입했다. 조 전 비대위원장은 "곡성 재보궐에서 18% 지지율로 출발해 35%까지 끌어올린 경험이 있다"며 지역 경쟁력 확대 가능성을 강조했다.
혁신당이 조직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이 성과가 실제 지역 기반 강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담양 승리는 '호남 제3지대'의 상징성을 보여줬지만, 비대위 체제 이후 가시적 개혁 성과가 없으면 이탈 표심이 증가하고 지역 내 '민주당 단일화' 압력도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민주당은 공천 혁신과 생활밀착형 의제 확장으로 지역의 빈틈을 다시 흡수할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의 경계심도 크다. 박지원 의원은 최근 한 방송사 인터뷰에서 "이념이 같다면 한 집에서 살아야지 왜 호남에서 경쟁하느냐"며 "조국이 심상정의 길을 가선 안 된다"고 직격했다. 지역 민주당 인사들 역시 "지지율 3% 정당의 호남 전역 출마 선언은 무리수"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조국혁신당 신임 지도부는 오는 21~23일 온라인 투표를 거쳐 23일 청주 오스코 전당대회에서 선출된다. 조 전 비대위원장이 대표에 오를 경우 성비위 후폭풍과 낮은 지지율이라는 이중 부담을 안은 채 곧바로 지방선거 체제로 전환하게 된다.
민주당 영광지역위 관계자는 "호남 표심은 명분과 책임 있는 리더십에 움직여 왔다. 민주당 입장에선 잠재적 대선 경쟁자인 조국을 키울 이유가 없다"며 "혁신당이 '혁신'의 진정성을 행동으로 증명하지 못하면 민심은 다시 민주당 중심 구도로 회귀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