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청와대 복귀에 200명 실업자 위기"···청와대 노동자들에게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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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이 바뀌고 대통령실이 청와대를 다시 사용한다는 이유로 저희에게 돌아온 말은 '이제 나가라'는 한마디뿐이었습니다. 노동자들은 하루아침에 생계 터전을 잃게 됐습니다. 지금까지 정부는 '노동 존중 사회를 지향한다'고 말해왔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 앞에 펼쳐진 현실은 노동 배제입니다."
윤석열 정부에서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이전한 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청와대 관람 및 시설운영을 담당하고 있는데, 문체부는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하지 않고 청와대재단을 설립해 용역업체와 하도급 계약을 맺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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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화·보안 등 상시 업무지만 하청 간접고용
"공공기관 정규직화 및 노란봉투법 취지 위배"
대통령실 향해 고용승계 및 고용안정화 요구

"정권이 바뀌고 대통령실이 청와대를 다시 사용한다는 이유로 저희에게 돌아온 말은 '이제 나가라'는 한마디뿐이었습니다. 노동자들은 하루아침에 생계 터전을 잃게 됐습니다. 지금까지 정부는 '노동 존중 사회를 지향한다'고 말해왔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 앞에 펼쳐진 현실은 노동 배제입니다."
청와대 방호직 노동자 이우석씨
청와대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 200여 명이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했다. 이들은 대통령실이 용산으로 이전한 이후 국민에게 개방된 청와대를 관리했던 미화, 조경, 안내, 보안 노동자들이다. 지난 3년간 852만 명의 관람객을 맞이한 이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사건은 청와대가 처음 개방됐던 202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윤석열 정부에서 대통령실을 용산으로 이전한 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청와대 관람 및 시설운영을 담당하고 있는데, 문체부는 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하지 않고 청와대재단을 설립해 용역업체와 하도급 계약을 맺고 있다.
2018년 문재인 정부는 공공기관 노동자의 정규직화에 나섰지만 제대로 정착되지 않았고, 윤석열 정부 들어 채용한 청와대 노동자 상당수는 간접고용 노동자였다. 올해 기준 7개 용역업체에 소속된 하청노동자는 총 225명. 구체적으로 미화직 36명, 시설직 31명, 방호직 60명, 안내직 64명, 조경직 13명, 콜센터 13명, 홍보직 8명이다.
지난 6월 10일 대통령실의 청와대 복귀가 발표됐고 8월부터 청와대 개방이 중단되자 청와대 노동자들은 모두 자택에서 대기하는 형태로 휴업에 들어갔다. 청와대재단은 1년 단위로 용역업체와 하청 계약을 갱신했는데 다음 달이면 기존 계약은 모두 종료된다. 일부에선 내년도 청와대재단 예산이 인건비만 남기고 삭감된 만큼, 용역계약 당사자인 청와대재단 자체가 해체 수순을 밟는다는 전망도 있다. 노동자들은 "대통령실이 청와대로 복귀하면서 청와대 노동자들은 재계약이 불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청와대 노동자들은 이 같은 간접고용 체계가 정부의 공공기관 정규직 전환 정책에 위배되고 내년 3월 본격 시행되는 노조법 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 취지에도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노란봉투법은 하청노동자에 대해서도 교섭권을 인정하고 있는데 정부가 책임 있는 대화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소속 청와대 노동자들은 17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용승계를 촉구했다. 청와대 미화직 노동자 임동용씨는 "청소노동자들은 청와대 관람동선을 정비하고 배수구 잡초와 거미줄 낙엽 청소, 쓰레기 수거와 분리, 물청소 비품과 생수의 입출고·운반을 담당했다. 그야말로 청와대 모든 곳을 쓸고 닦았다"며 "대통령실이 이전된다는 이유만으로 일자리를 잃는다는 생각에 하루하루 잠이 오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안내업무를 담당한 정산호씨는 "비록 하청노동자였지만 국민과 외국손님들을 맞이하며 자부심을 가지고 묵묵히 일했다"면서 "노동자들의 생존이 무시된다면 청와대도 온전히 존재할 수 없다. 대통령실이 책임 있게 사안을 바라봐달라"고 호소했다.
청와대 노동자들은 미화, 조경, 안내, 보안업무 등은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업무인 만큼 고용안정을 보장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청와대 복귀와 세종 집무실 설치를 대비해 체계적인 고용 시스템을 구축하고, 청와대 관람시스템 개편 과정에서 현장 노동자를 대화 대상으로 참여시켜달라고 요구했다. 청와대 노동자들의 요구에 대통령실은 아직까지 뚜렷한 답을 내놓지는 않고 있다.
송주용 기자 juy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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