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종 산책길 따라 경희궁 걷는 직장인들…고궁이 도심 녹지 연결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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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고 아름다워요."
덴마크에서 2주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올리버 프로스트씨(사진) 부부는 최근 단풍이 물든 경희궁에 들렀다.
서울시는 지난 5월말 경희궁지에 녹지공간을 만들기 위한 1단계 사업을 완료했다.
경희궁 일대에 서울광장의 10배에 달하는 역사문화공원을 조성하기에 앞서 녹지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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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궁 전면부 접근성 높인데 이어 2단계 후면부 녹지공간 조성 돌입
주변 녹지와 연결성 강화로 도심 속 휴식공간 마련

"조용하고 아름다워요."
덴마크에서 2주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올리버 프로스트씨(사진) 부부는 최근 단풍이 물든 경희궁에 들렀다. 경희궁은 서울 종로구 서울역사박물관과 종로구청 별관 사이로 난 길을 따라 올라와야 볼 수 있는 작은 궁궐로 경복궁, 덕수궁에 비해선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공간이다. 서울지하철 5호선 서대문역과 광화문역 사이의 도심에 위치해 있고 뒤로는 인왕산을 접한다. 도심에 있지만 이 곳을 찾는 시민이나 관광객은 그리 많지 않았다.
서울시는 지난 5월말 경희궁지에 녹지공간을 만들기 위한 1단계 사업을 완료했다. 경희궁 일대에 서울광장의 10배에 달하는 역사문화공원을 조성하기에 앞서 녹지를 만들었다. 접근성이 좋아지고 단풍도 들면서 최근에는 점심 시간 경희궁을 찾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프로스트씨 부부도 "여행 플랫폼에서 도심 속 조용하고 아름다운 곳이라는 추천을 받았다"고 방문 배경을 설명했다.
오사카 출신 유학생 무카이 이쿠호씨(27)도 "경복궁과 덕수궁은 일본인 사이에서 유명한 관광지라 일본 친구들이 오면 꼭 데리고 간다"면서도 "경희궁은 오늘 처음 와 봤고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낙엽이 진 경희궁지 앞 나무들을 보며 "이렇게 가까운 곳에 왕의 정원 같은 곳이 있는 줄 몰랐다"고 놀라워 했다.
광해군이 창건할 당시 경희궁은 1500여칸 규모의 대궐이었다. 숙종과 경종이 여기서 태어났고 경종과 정조, 헌종의 즉위식이 거행했다. 그러나 고종 즉위 후 경복궁 중건을 위해 5개 전각을 제외한 거의 모든 전각이 헐렸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남은 전각도 손상됐다. 시간이 흐르며 자연스럽게 관람객 발길도 줄었다.
지난 봄 끝난 녹지공간 조성 1단계 사업은 경희궁 전면부의 접근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궁궐 입구 장대석 석축과 계단을 새롭게 꾸몄다. 품격에 맞지 않는 외래수종은 뽑아내고 소나무와 고광나무 등 궁궐에 걸맞는 전통 수종을 심었다. 정문인 흥화문 앞 마당에는 잔디를 심었다.


단풍이 물들면서 휴식 공간을 찾기 위해 들르는 시민들이 부쩍 늘어났다. 경희궁지 인근에는 서울시교육청, 돈의문 역사박물관, 서울역사박물관, 국립기상박물관 등이 자리해 있다. 아파트 단지와 대형병원, 언론사와 금융회사, 대기업 본사와도 가깝다. 점심 시간이 되면 회사 출입증을 목에 건 직장인들이 손에 커피를 들고 숙종이 산책했던 경희궁 담장을 따라 걷는다. 인근 박물관들의 경비나 청소 업무를 맡은 이들도 점심시간에 여기서 휴식을 취한다고 한다.
서울시는 17일 경희궁 후면부 녹지공간 조성을 위한 2단계 사업의 첫 삽을 떴다. 숭정전 주변 산책로를 정비해 주변 녹지공간과 연계성을 강화할 예정이다. 산책로에는 장대석 계단과 데크 계단을 설치한다. 후면부 역시 외래 수종을 제거하고 소나무와 고광나무 등 전통 수종을 심어 궁궐정원으로 특화한다. 정비가 끝나면 경희궁 전면부와 연계해 미세먼지와 탄소 저감효과가 있는 기후 환경숲이 조성된다.
아울러 도심 속 단절된 녹지들이 연결된다. 서울시는 내년봄쯤 2단계 사업이 완료되면 도심 속에서 역사적 가치와 생태적 연속성이 함께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수연 서울시 정원도시국장은 "경희궁지는 단지 과거를 보존하는 문화유산이 아니라 시민의 일상 속에 살아있는 궁궐 정원으로 재탄생한 상징적인 공간"이라며 "역사와 자연이 품격 있게 어우러진 정원도시 서울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정세진 기자 sej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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