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점수 나보다 낮던데, 이자는 더 적네”…포용금융 압박에 금리 역전

김민주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kim.minjoo@mk.co.kr) 2025. 11. 17.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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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소외계층 우대 기조 영향
위험 기반 가격 책정 체계 흔들
규제산업, 정부·당국 눈치 불가피
역차별·은행수익성 등 영향 우려
은행 대출 창구 [연합뉴스]
정부의 포용금융 압박에 은행권에서 저신용자의 가계대출 금리가 고신용자보다 낮은 금리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1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 신용점수 600점 이하인 차주에게 그 윗단계 신용점수대보다 더 낮은 금리로 가계대출을 내 준 곳은 6곳에 달한다.

KCB 신용점수는 1000점 만점이며, 1등급은 942~1000점대다. 그 이하는 △2등급 891~941점 △3등급 832~890점 △4등급 768~831점 △5등급 698~767점 △6등급 620~697점 △7등급 539~619점 등으로 구성됐으며, 총 구분 등급은 10등급(334점 이하)까지 있다. KCB는 신용점수 900점 이상, 즉 1~2등급을 ‘고신용자’로 구분하며 3~4등급은 ‘준고신용자’, 5~6등급은 ‘중신용자’, 그 이하는 ‘저신용자’로 구분한다.

지난 9월 기준 NH농협은행은 신용점수 600점 이하 금융소비자의 가계대출 금리를 5.98%로 적용했다. 동일 기간 601~650점과 651~700점에 적용되는 금리는 6.19%, 6.11%로, 더 높은 등급보다 금리가 더 낮았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도 601~650점에 금리 7.72%, 600점 이하에 금리 7.49%를 적용해 더 낮은 신용등급에게 더 낮은 금리를 적용했다.

IBK기업은행의 경우 6등급, 5등급의 가계대출 금리가 각각 5.13%, 5.30%로, 7등급 이하(4.73%) 보다 높았다.

이 외에도 SC제일은행의 가계대출 금리는 600점 이하에 적용되는 금리가 601~650점(4.80%) 보다 0.51%포인트(p) 낮은 4.29%다.

iM뱅크(전 대구은행)은 600점 이하 금리가 5.18%로 601~650점(8.72%) 보다 3.54%p 낮다.

제주은행은 가계대출 금리가 651~700점(10.35%), 701~750점(9.45%), 601~650점(8.51%), 600점 이하(7.37%) 순으로 높았다.

“도덕적해이·은행 수익성…장기적 시장왜곡 우려”
[연합뉴스]
최근의 이러한 금리 역전 현상은 당국의 개입에 따른 인위적인 금리 조정이 이뤄진 결과로 풀이된다.

은행 관계자는 “연체율 등 리스크가 높은 저신용자에게 그렇지 않은 고신용자 대비 높은 금리를 치루게 하는 위험 기반 가격 책정(Risk-based pricing)이 시장 논리상 맞지만, 정부의 포용금융 기조와 총량규제 대응에 발맞추기 위한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전문가 사이에선 이러한 금리역전 현상이 지속될 시 시장 왜곡이 일어날 수 있단 경고가 나온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은행 등 금융업은 대표적인 규제 산업이다 보니 정부와 당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며 “고신용자에 대한 역차별과 도덕적해이가 우려되고, 이런 금리 역전 현상이 장기화되면 은행들의 수익성에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까지 올리게 되면 주담대 금리가 더 높아지고, 그 구간에서 변동금리 차주의 부담이 증가해 장기적으로 소비가 위축되는 현상이 빚어질 것”이라며 “금리 역전에 따른 영향이 이런 경제 지표 부실로까지 확대될 시 우리나라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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