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합쳐 반도체 영업이익 200조원 시대 오나

김성민 기자 2025. 11. 17.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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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0월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7회 반도체 대전(SEDEX 2025)을 찾은 학생들이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뉴스1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6일 대규모 반도체 시설 투자에 나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평택캠퍼스 5공장(P5) 공사에 착수한다. 2028년까지 완공해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생산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최소 60조원 이상이 투입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총 4개의 팹(공장)을 짓기 위해 최소 128조원을 투자한다. 마찬가지로 HBM 등 고부가가치 메모리 생산을 늘리기 위해서다.

이 같은 대규모 투자의 배경에는 인공지능(AI) 확산으로 급증한 메모리 수요가 자리하고 있다. 빅테크들이 AI 데이터센터 등 인프라 확대에 따른 메모리 공급 부족 사태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내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올해의 2배를 훌쩍 넘어설 것이라는 예상이 쏟아지고 있다. 테크 업계에선 이번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기존 7~8년에 한 번씩 찾아왔던 주기적 호황이 아니라 구조적인 원인에서 비롯한 사실상 유례없는 호황기일 것이라고 전망한다.

◇삼성+하이닉스 내년 영업이익 200조원 전망 나와

테크 업계와 증권가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의 전체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15.14% 증가한 37조6809억원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올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79.2% 늘어난 42조528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두 업체의 영업이익은 반도체 슈퍼사이클을 타고 더 높아질 전망이다. 증권가는 내년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을 올해의 2배인 76조2045억원, SK하이닉스의 연간 영업이익을 올해보다 67.1% 증가한 70조2742억원으로 예상한다.

국내 증권사들이 한 달 전 예상한 삼성전자 내년 영업이익은 50조3124억원이었고, SK하이닉스는 50조2460억원이었다. 예상보다 빠르게 범용 D램 반도체 가격이 급등하면서 증권사들도 한 달 사이 시장 전망을 다시 상향한 것이다.

외국 증권사는 전망을 더 밝게 본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10일(현지 시각) ‘메모리-최대 가격 결정력’ 보고서를 내고, 삼성전자의 내년 영업이익을 116조4480억원으로 전망했다. 이 중 반도체 부문(DS) 영업이익은 94조6250억원으로 예상했다. 2027년 영업이익 전망치는 이보다 더 높은 135조2200억원, 반도체 사업 영업이익 전망치는 109조8960억원이었다. 삼성전자가 한 번도 달성하지 못한 연간 영업이익 100조를 넘어설 수 있다는 것이다. 모건스탠리는 “AI 인프라 투자 규모와 하이퍼스케일 고객 동향을 고려할 때 D램 최고 가격은 2018년 초 클라우드발 슈퍼사이클 최고치를 넘어설 것”이라며 “핵심 질문은 메모리 부문의 이익이 2027년까지 계속 증가할 것인가이고, 이는 2026년 중반 상황에 달려 있다”고 했다.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뉴스1

SK하이닉스에 대한 전망치도 하늘을 뚫었다. 지난 3일 일본 노무라증권은 SK하이닉스의 내년 영업이익이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 생산) 업체 TSMC를 앞지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99조원, 2027년 전망치를 128조원으로 제시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비교적 높은 영업이익 예상치를 내놓은 모건스탠리와 노무라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업체의 연간 영업이익이 내년엔 200조원을 돌파하는 셈”이라고 했다.

◇“일반 D램 수익이 HBM보다 높아질 가능성 있어”

두 반도체 업체의 이익이 내년에 크게 급증할 것으로 보는 이유는 심상치 않은 D램 가격 상승세에 있다. 제품 단가가 높은 HBM 공급이 늘어나고 범용 D램 가격까지 오르며 이익 쌍끌이가 가능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D램 가격은 올 4월부터 3가지 이유 때문에 오르기 시작했다. ①반도체 업체들이 AI 가속기에 탑재되는 HBM 생산을 늘리면서 D램 생산이 줄었고, ②일반 서버도 교체 주기를 맞아 일반 D램 수요가 급증했고, ③리스크 관리를 위해 업체들이 일반 D램 신규 증설에 소극적으로 대응한 것이다.

메모리 가격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올 3월 31일 1.35달러였던 PC용 범용 D램 가격(DDR4 8Gb)은 4.2배 올라 10월 31일 7달러가 됐다. 최근엔 이 가격이 더욱 상승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시장분석 업체 트렌드포스는 올 4분기 D램 가격이 기존보다 30~35% 상승하고, 내년 1분기에도 20~25%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슈퍼사이클은 정말 일생에 한 번 올까 말까 한 정도”라고 했다.

이 때문에 반도체 업체에선 HBM 팔아서 남는 돈보다 D램 팔아 남는 돈이 더 많을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애널리스트는 “2026년 DDR5 마진이 HBM을 상회해 수익성 역전이 예상되고, 전체 D램 생산 능력의 70%를 범용 D램으로 운영하는 삼성전자에 직접적 수혜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구조는 당분간 지속되며 반도체 호황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메모리 가격이 상승하지만 업체들이 일반 D램 시설 투자와 생산량 확대에 소극적이기 때문이다. 손인준 흥국증권 연구원은 “2026년은 반도체 공급 부족의 해”라고 했다. 2018년 슈퍼사이클 증설했다가 시장이 꺾이며 악성 재고로 남았던 기억이 있어 업체들이 증설을 꺼린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도체 가격 고공행진은 다른 산업에도 점차 영향을 주고 있다. 대표적으로 영향을 받는 것이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 탑재 메모리 단가가 오르면서 내년 출시하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IT 기기 가격도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가성비를 중시하는 중국 업체들조차 스마트폰 가격을 올릴 정도”라며 “내년 메모리 탑재 제품의 가격 상승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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