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루수→1루수→외야까지, 전천후로 활약했지만…"2루가 안 됐기에" 자책, 그래서 이 악 물었다 [MD미야자키]

[마이데일리 = 미야자키(일본) 박승환 기자] "이렇게 아쉽게 안 끝날 수 있도록"
롯데 자이언츠 고승민은 지난해 120경기에 출전해 148안타 14홈런 87타점 79득점 타율 0.308 OPS 0.834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며, 주전 2루수로 도약했다. 하지만 올해는 고승민은 121경기에서 127안타 4홈런 45타점 타율 0.271 OPS 0.700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고승민은 올해 그 누구보다 팀에 큰 도움이 됐다.
지난해 주축급으로 성장한 선수들이 부상과 부진으로 자주 비우게 되자, 고승민은 멀티포지션 경험을 바탕으로 내·외야를 수없이 오갔다. 기록으로 드러나지는 않는 고승민의 가치였다. 하지만 고승민은 오히려 손사래를 치며 자책했다. 2루 자리를 스스로 지켜내지 못했다는 것이 그 이유다. 때문에 고승민은 이번 마무리캠프를 죽기 살기로 임하고 있다.
미야자키 캠프에서 만난 고승민은 "너무 힘들다. 이렇게 힘든 적은 처음인 것 같다. 첫 턴, 두 번째 턴보다는 편해졌지만, 너무 힘들다. 이제 멘탙적으로도 지친다"며 "야구장에 나오는 것이 가장 힘들다. 평소 낮잠을 자면 밤에 못 자는 편인데, 계속 자는 것 같다. 이번 캠프의 명칭이 '수비 강화 캠프'라고 들었는데, 모든 것을 강화하는 것 같다. 방망이도, 수비도, 러닝도 많이 한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이렇게 많이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올해 성적이 안 나왔고, 못하기도 했기 때문이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너무 심할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물론 더 운동을 열심히 해야겠지만, 앞으로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나를 포함해 선수들도 느끼는 것이 많을 것이기 때문에 하나라도 더 배워갔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롯데 선수들 중 그 누구보다 많은 포지션을 돌아다녔다. 하지만 고승민은 "아니다. 내가 잘 했으면 돌아다닐 일도 없었을 것이다. 2루가 안 됐기 때문에 1루와 외야로 간 것이다. 어떻게 보면 여러 포지션을 볼 수 있기에 많은 경기에 나갈 수 있기도 했지만,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다시 고승민은 이번 마무리캠프에서 2루에서 엄청난 양의 훈련을 가져가고 있다. 물론 상황은 언제 바뀔지 모른다. 그는 "처음에 1루를 잠깐 하다가, 감독님께서 2루를 이야기 하셔서, 2루에서 연습을 하고 있다"며 이번 캠프에서 외야라는 옵션을 더해가고 있는 손호영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멀티 포지션이 되면 팀에게는 플러스기 때문에 (손)호영이 형과 함께 도움이 되는 쪽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수비도 수비지만, 고승민은 마무리캠프에 앞서 츠쿠바대학교에 파견돼 타격 매커니즘 교정 훈련의 시간을 가졌다. 이를 바탕으로 2026시즌 도약을 노린다. 그는 "츠쿠바대학교에서 잘 배우고 온 것 같다. 지금까지는 좋다. 한국에서는 '하체를 써라. 써야 한다'는 이야기를 한다면, 거기선 어떻게 하체를 사용해야 하는지, 어떤 움직임을 가져가야 하는지 등을 분석해 주시더라"고 말했다.
"하체가 안정적이게 되면서, 타구 속도와 비거리가 이전보다는 잘 나오는 것 같다. 그리고 불필요한 동작들이 많이 없어졌다는 것이 만족스럽다. 지금의 것을 내년에도 잘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롯데는 올해 7월까지만 하더라도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90%를 넘어설 정도로 좋은 한 해를 보내고 있었으나, 8월부터 급격하게 성적이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8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특히 롯데의 주축으로 성장한 '윤고나황손'의 부진이 너무나도 뼈아팠다. 가을 잔치에 초대받지 못한 것이 이들만의 탓은 아니지만, 롯데의 큰 기대와 달랐던 것은 사실이다.
고승민은 "매번 말로만 하는 것도 뭐랄까, 너무 가벼운 것 같다. 하지만 선수들이 다 느끼는 게 많다. 야구장에서 실력으로, 결과로 보여드려야 한다. 내년에는 좀 다르게, 좀 더 끝까지, 이렇게 아쉽게 안 끝날 수 있도록 더 많이 하겠다"고 두 주먹을 힘껏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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