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토킹 체크!] “뽑아줘! 뽑아줘!” 간절한 외침이 만든 6명의 신입 사원 탄생기

[점프볼=이상준 기자] 말은 늘 우리와 희로애락을 함께 한다. 농구도 마찬가지다. 선수와 코칭스태프는 끊임없이 소통해야 한다. 감독의 좋은 한마디가 경기를 반전시킬 때도 있다. ‘주간 토킹 체크!’에서는 KBL과 WKBL의 타임아웃과 매체 인터뷰 등에서 가장 화제가 됐던 코멘트들을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이번 회차에서는 지난 14일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지명의 영광을 누린 26명의 신예들 중 누구보다 마음을 졸이며 기다린, 3라운드와 4라운드 지명 선수들의 말들을 하나하나 모아봤다.

3라운드 지명의 시작은 송재환이었다. 단국대 시절 슈팅과 수비 하나는 인정 받은, 알짜배기 자원이다. 1학년 시절부터 꾸준히 두자릿수 평균 득점과 30% 이상의 3점슛 성공률을 기록, 최강민과 함께 단국대 공격의 한 축을 담당한 인재다.
그의 발목을 잡은 4학년 시절 부상만 아니더라도, 송재환의 이름이 불린 순간은 3라운드보다 이른 시점이었을 것이다. “김주성 감독님과 DB 관계자들께 너무너무 감사하다. 꿈의 무대다. 어릴 때부터 꿈꿔왔고, 너무 오고 싶었는데 현실로 이뤄져서 정말 행복하다. 프로에 온 게 성공한 게 아니라 내가 보여주고 증명을 해야 성공한 것이라 생각한다.”
“오늘의 은혜를 잊지 않고, 오늘을 되새기면서 열심히 다시 운동을 할 생각이다.”

경희대 캡틴의 발걸음은 대구로 향했다. 대학 시절 내내 갈고닦은 정교한 슈팅 능력은 한 번 터질 때마다 미친 듯이 터졌다. 올해 열린 MBC배에서 우상현의 3점슛 성공률은 40%에 육박(39.3%)했다. 우상현의 폭발력은 가스공사의 또 다른 ‘독가스’가 될 예정이다.
“실감이 나지 않았다. 신인 오리엔테이션 교육을 받고, 대구로 내려왔는데… 오면서도 믿기지 않았다. 지금까지 했던 농구를 지명이 되지 않았다면, 더 펼칠 수 없었다. 강혁 감독님께서 나를 지명하는 순간, 아무 생각이 들지 않고 진짜 감사했다. 농구를 그만두지 않고, 프로에서 조금이라도 기회를 받을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이 제일 컸다.”
“프로는 냉정하다. 신인 선수로서 내가 부족한 수비에서 열심히 연습하여, 가스공사에 보탬이 되는 선수로 성장하겠다.”

“한국에서 열심히 성장하는 프로농구 선수가 될래요” - 프레디(SK, 3라운드 9순위)
본래 로터리픽 후보로 뽑힌 인재가 3라운드 9순위까지 밀렸다. 4학년 시절 보여준 투박한 플레이가 어쩌면 그의 운명을 바꿨다. 하지만 지명 순위만 밀렸을 뿐 프레디의 ‘코리안 드림’은 이제 시작이다. “라건아 선수처럼 국가대표가 되고 싶어요”라고 당차게 말하던 그는 아직은 서툰 한국말로 지명 소감을 한 자 한 자 전했다.
“안녕하십니까 프레디입니다. 한국에서 열심히 성장하는 프로농구 선수가 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재수생 역시 당당히 프로 무대에 입성했다. 임정현은 지난해 얼리 엔트리로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좌절된 바 있다. 한 번의 좌절은 그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동국대 경주캠퍼스 소속으로 경주와 서울을 오가며 농구를 한 그의 열정과 성실함은 결국 주위의 인정을 받았다. 초장거리 통학생인 그는 이제 ‘기회의 땅’ 창원으로 향한다. 조상현 감독은 신예들의 기량 향상에 힘쓰는 지도자 중 단연 으뜸이다.
“많이 떨렸는데 뽑혀서 정말 기분 좋다. 앞이 안 보이더라. 너무 긴장해서 목소리까지 떨렸다. 1년 동안 다시 준비한 게 정말 도움이 됐다.”
“부모님이 많이 고생하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 아직 많이 부족하다. 그냥 밑바닥이라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위로 올라가는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4라운드에서도 미생 한 명의 이름이 불렸다. 주인공은 동국대 빅맨 지용현. 센터이지만, 중거리슛 하나는 웬만한 슈터 못지 않게 정확한 지용현이다. 아직은 미완의 대기일지는 몰라도, 그의 잠재력은 어쩌면 1라운드 지명 선수들 못지 않다.
“조상현 감독님께서 지명을 위해 일어섰을 때 혹시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기분이 너무 좋았다. 좋은 형들이 많고 탄탄한 LG에 들어갈 수 있어서 기분이 좋다.”
“안 보이는 곳에서 노력을 수 없이 많이 할 생각이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인상이 남는 활약을 펼치는 선수가 되고 싶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능력을 최대로 발휘하고, 그 동안 부족한 것을 보완해서 좋은 선수로 남고 싶다.”

“뽑아줘! 뽑아줘!” - 드래프트 현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과 대학교 학보사
단상에 올라 감독들이 선수들의 이름을 호명하는 순간, 제일 긴장되는 존재는 선수들과 지켜보는 가족들일 것이다. 이들 못지 않은 긴장감을 가지고 바라보는 존재는 관중석에서 “제발 한 명만 더…”라고 외치는 관중들 일 것이다. 선수들의 소중한 연인과 지인도 있지만, 미생들과 함께 부지런히 호흡한 대학교 학보사들과 농구부 서포터즈들이 다수다. 그들에겐 선수들이 대학 동료 이상의 가치를 지닌 존재다.
실제로 이날 3라운드가 시작되고 지명을 포기하는 구단이 나타나자 관중석에서는 큰 외침이 나왔다.
“뽑아줘! 뽑아줘!”그들의 외침은 잘 통했다. 3라운드와 4라운드에서 총 6명의 지원자들이 합격 통보를 받았다.
미생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추적하며 호흡한 학보사와 서포터즈야말로 진정한 ‘농구 전문 기자’가 아닐까. 그들의 노고를 현장에서 보며 영감을 얻은 적이 많다. 박수를 보내고 싶다.
#사진_점프볼 DB(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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