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조직적 반발에…정청래보다 치고 나가는 ‘국정원 출신’ 김병기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대장동 개발 비리 1심 판결에 대한 검찰 지휘부의 항소 포기에 반발하는 검찰 내 움직임을 항명으로 규정하며 날 선 언어로 비판하는 당내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다. 그간 주요 개혁 현안에서 정청래 대표가 선봉에 섰던 모습과 대비된다. 인사 문제를 잘 아는 국가정보원 출신으로서 공직자인 검사들의 집단적 반발 태도에 단호한 조치를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검찰 지휘부가 지난 7일 항소 포기를 결정한 다음날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이 사의를 표하고 수사팀도 반발하는 국면이 펼쳐지자 민주당 내에서 선제적으로 대응 조치에 앞장선 인물은 김 원내대표였다. 그는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검찰 내 조직적 반발을 “항명”으로 부르며 “선민의식을 갖고 있지 않으면 이런 행동을 할 수 없다. 굉장히 분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정조사와 청문회, 상설특검 추진을 예고했다.
검찰 내 반발이 확산하자 김 원내대표의 발언 수위도 점점 강해졌다. 그는 지난 10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사들을 “당신들”로 칭하며 “마치 뭐라도 된 듯 나댄다” “친윤(친윤석열) 정치 검사들의 쿠데타적 항명”이라고 비판했다. 정 대표는 김 원내대표 발언 직후 “강한 어조로 의지를 표명해주셨는데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지지했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 정권을 호구로 안다”라고, 지난 12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선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정치 검사들의 반란을 분쇄하겠다”라고, 지난 13일 의원총회에서 “법 위에 자신을 둔 자들의 광기”라고 말하며 강경한 발언을 이어갔다.
현재 국회의 탄핵소추로만 가능한 검사 파면을 법상 징계로 추진할 수 있도록 법을 바꾸는 작업에도 김 원내대표가 앞장섰다. 그는 지난 12일 입법 추진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속전속결로 법안을 마련해 이틀 뒤인 지난 14일 검사징계법 폐지안과 검찰청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정치권 입문 전 국정원에서 26년간 근무한 공직 경험이 김 원내대표의 선제적이고 강경한 대응의 원동력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가 검찰 내 반발을 “공직 전체의 기강” 차원에서 취급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민주당 관계자는 16일 기자와 통화에서 “김 원내대표는 ‘검사도 공무원인데 어떻게 이럴 수 있나’라는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며 “자기 뜻을 관철하기 위해 언론플레이하고 항명하는 공무원을 퇴출해야 한다는 게 본질”이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가 국정원 인사처장 출신으로 공직 인사 경험이 많은 점도 작동하고 있다. 그는 지난 13일 김어준씨 유튜브 방송에서 검사 파면 입법과 관련해 국정원직원법상 징계 규정을 설명하며 “이걸 누구보다도 잘 안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검찰·사법개혁 국면에서 정 대표가 전면에 섰다면 대장동 항소 포기 논란의 선봉에는 김 원내대표가 나선 양상으로 보인다. 정 대표가 이재명 대통령의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직후 재판중지법을 띄웠다가 지난 3일 대통령실로부터 경고를 받은 상황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그간 강경 개혁 성향의 정 대표와 엇박자 논란을 빚어온 김 원내대표가 이번 대응을 계기로 당 지지층에게 개혁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이번 건 만큼 강도 높고 핵심적인 개혁은 없다”고 말했다.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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