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프트 현장 열심히 뛰어다녔다! 점프볼 기자들의 드래프트 리뷰 방담

서호민 2025. 11. 17.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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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서호민, 이상준, 정다윤 기자] 예상했던 선수들만큼이나 ‘깜짝 지명’도 쏟아진 드래프트였다. 역대급이라는 표현이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풍년이었던 2025 KBL 신인 드래프트가 지난 14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막을 내렸다. 드래프트의 시작과 끝을 돌아보고자 드래프트 현장을 열심히 발로 뛰며 취재했던 3명의 점프볼 기자가 모여 결산 방담을 나눠봤다.

Q1__신인 드래프트가 막이 내렸다. 이번 드래프트를 정리하자면?

서호민_예측은 역시 다 빗나간다고 말하고 싶다. 이런 게 드래프트의 묘미가 아닐까. 우스갯소리지만 홍성한 기자와 진행한 첫 모의드래프트에서 순전히 사견 만으로 문유현-강성욱-이유진-강지훈-이규태-양우혁-윤기찬-최강민-김명진-김준영을 픽했었다. 그 후 꽤 많은 욕을 먹었는데 결과적으로 나름 절반은 맞췄다. 하하.

이상준_가히 KBL 역대 최고의 드래프트라고 칭하고 싶다. 얼리 엔트리 참가자(14명)도 많았고, 화제의 픽들도 많았다. 물론 [25슬램게임]을 진행해왔기에 감정 이입이 조금 더 된 드래프트였다. 모두 축하드립니다!

정다윤_총 46명이 이름을 올렸고 그 중 26명이 지명을 받았다. 개인적으로는 3라운드에서도 5개 구단 정도는 지명을 할 거라 예상했다. 드래프트는 늘 그렇다. 매년 한 번쯤은 깜짝 순위가 나오는 것 같다(웃음). 모두가 능력이 있는 선수들이고 알맞은 팀에 갔다. 순위가 뭐가 그리 중요한가. 결국 본인이 주어진 환경에서 하기 나름이다.


Q2__이번 드래프트 최고의 승자는?

서호민_개인적으로는 1라운드 3순위로 윤기찬을 지명한 부산 KCC가 훗날 돌이켜봤을 때 최고의 승자라고 평가 받을 거라고 생각한다. 슈퍼 팀 KCC는 우승을 노리는 팀이다. 슈퍼스타들이 즐비한 반면 궂은일을 도맡아 줄 가자미가 늘 부족했다. 그런 의미에서 대학 최고 3&D 자원인 윤기찬을 지명한 건, 정말 잘한 선택이라고 본다. 우승을 위한 퍼즐 마지막 조각을 끼워놓은 느낌마저 든다. 과거 청소년 대표 시절부터 유독 큰 무대에서 자신의 진가를 드러냈던 윤기찬이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깡’이 있는 선수다. 프로에서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다. 그 밖에도 포워드 최고 재능 이유진과 재능 충만한 가드 김휴범을 뽑은 DB도 이번 드래프트를 통해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냈다고 생각한다.

이상준_고양 소노를 꼽고 싶다. 소노는 현재 빅맨 자원 기근에 허덕이고 있다. 타 팀 포워드, 센터보다 키가 작은 정희재가 빅맨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 않나. 그런 의미에서 대학에서 톱 클래스 기량을 발휘했던 빅맨 강지훈과 신지원을 동시에 지명한 것은, 진정한 의미의 전력 보강이라고 생각한다.

정다윤_수원 KT다. 선수도 구단도 윈윈이다. 개인적인 견해로 강성욱은 5순위 안에는 뽑힐 거라 생각했다. 가드를 절실히 원하던 KT가 1라운드 8순위에서 품었다. 여기에 슈터 박민재까지 채갔다. 강성욱을 8순위에 데려온 선택은 악몽 같던(?) 순위 추첨식을 단숨에 지워줄 카드다. 팀 3점슛 성공률 9위(26.8%)인 KT에게 박민재 역시 확실한 도움이 될 자원이다.

 


Q3__드래프트 최고의 스틸픽은 누가 될 거라고 생각하나.

서호민_박민재(2R 3순위, KT)의 성장을 기대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 올해 얼리 엔트리 없이 4학년 선수들로만 드래프트가 진행됐다면, 충분히 로터리 픽에 뽑힐 수 있는 자원이라고 본다. 마찬가지로 현재 한국농구에는 195cm이상 장신슈터가 없는 상황이다. 박민재는 폭발적인 스피드와 탄력으로 속공을 마무리하고 빅맨의 스크린을 받아 외곽으로 나와 정확한 3점슛을 터트릴 수 있다. 정교한 슛 터치에 호리호리한 체형까지 여러모로 전준범(현대모비스)을 연상케한다.

이상준_김휴범(2R 9순위, 원주 DB)이 최고의 스틸픽이 될 거라고 본다. 1라운드 후반에 지명될 것이라고도 예상된 선수이지만, 부상 이력 때문에 2라운드 9순위까지 밀렸다. 김휴범이 저평가될 선수는 절대 아니다. 올해 중앙대의 MBC배 우승을 이끈 주역이자 안정적인 포인트 가드다. 이선 알바노의 체력 부담을 덜어줄 핵심 선수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나보다 먼저 뽑힌 가드 선수보다 제 이름을 알리겠다”라는 그의 지명 소감을 코트에서 보여줄 능력이 많은 선수다.

정다윤_지난 방담에서도 말했지만 김선우(1R 10순위, 창원 LG)다. 이만큼 수비가 단단한 자원이 없다. 수비로 가장 먼저 기회를 받고, 출전시간이 늘어날수록 성장 폭도 커질 수밖에 없다. 공격은 기복이 있을 수 있어도 수비는 기복이 없지 않나. 그 안정감이 김선우의 너무나 큰 무기다.

 


Q4__지명 실패한 선수들 중 아쉬운 선수가 있다면?

서호민_명지대가 단 한명의 선수도 뽑히지 않은 건 조금 의외다. 특히 주장 박지환은 2라운드 내지 3라운드에는 뽑힐 수 있을 거라 생각했었다. 190센티에 가드를 볼 수 있는 희소 가치가 있기 때문에 내심 3라운드에서라도 긁어볼만 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결과적으로는 아쉽게 됐다.

이상준_고려대 이건희. 슈팅 하나만큼은 검증된 선수라 3라운드에서는 지명이 될 줄 알았다. 하지만 후반기 아쉬운 퍼포먼스가 끝내 발목을 잡은 것 같다. 워낙 노력을 많이 한 선수이고, 기회를 잘 잡아서 증명하길 바랐다. 이건희의 미지명은 두고두고 아쉽다.

정다윤_다시 떠올려도 마음이 짓눌린다. 현장에 있었던 날인데도 집에 돌아와 잠들기 전까지 속상함이 가라앉지 않더라. 그 중에서도 이건희가 유독 아쉽다. 출전 시간이 길지 않아도 코트에 서면 늘 죽기 살기로 뛰던 선수다. 고려대 부주장으로서, 주장 박정환과 함께 팀을 이끌어온 선수다. 반드시 더 찬란한 빛을 볼 거라 믿는다.

 


Q5__내가 생각하는 가장 의외의 지명은 누구인가?

서호민_울산 현대모비스가 최강민을 지명하면서 정배대로 흘러갈 것 같았던 드래프트가 혼돈의 카오스에 빠지게 됐다. 현대모비스는 실링이 아닌 부족한 포지션을 채우는 용으로 1라운드 픽을 최강민에게 걸었다. 물론 최강민을 평가절하 하는 건 아니다. 현대모비스가 슈터가 부족하긴 하나, 남아있던 재능을 거르고 최강민을 뽑을지는 상상도 못 했다. 그 다음 순번인 문경은 KT 감독의 미소가 잊혀지지가 않는다(웃음). 한편으론 3&D 롤로만 잘 활용한다면 최강민도 현대모비스에 괜찮은 핏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상준_나도 최강민이다. 현대모비스의 가드 자원이 포화 상태라 하더라도, 강성욱을 지명할 줄 알았다. 최강민의 이름을 양동근 감독이 부르는 순간, 내 예측이 빗나간 것 같아 어안이 벙벙해졌다. 드래프트에 정답은 없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은 순간이 아닐까. 한편으로는 슈터로서 존재감을 보여준 최강민이 어떻게 성장할 지도 궁금하다.

정다윤_
드래프트에서 지명된 26명의 선수들 모두 출중한 능력을 갖춘 선수들이라 뽑힌 게 당연하다. 그래서 의외라기보다는 내 예상이 맞은 게 놀랐다. 다시 강조하지만 의외인 건 선수들이 아니라, 내 예측이다. 나는 김선우와 김준영, 이 둘은 무조건 LG에 갈 거라고 생각했다. 다만 ‘LG가 가드를 두 명이나 뽑을까…?’ 하는 고민은 있었다. 그래도 [25슬램게임] 취재하면서 조상현 감독이 좋아할 스타일이라는 걸 많이 느꼈다. 인성도 좋고 실력적으로도 훌륭하고. 그래서 결국 둘 다 LG로 가는 걸 보고, ‘이게 왜 진짜...?’여서 의외였다(웃음). 

Q6__내 마음 속의 원픽은?

서호민_이규태(서울 삼성). 지난 몇 년간 성장이 정체됐다는 평가가 많지 않았나. 이런 평가를 들을 때마다 ‘속으로 아니야’를 외쳤다. 2미터 가까운 사이즈에 슛을 쏠 수 있는 건 분명 큰 장점이다. 이규태가 갖고 있는 슈팅력이라면 프로에서 어떻게든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고로, 프로에서 성공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고 본다. 삼성 역시 이러한 이유에서 그를 지명했을 거라 생각한다. TMI지만 모의드래프트에서도 삼성이 이규태를 지명할 거라고 예상했다(웃음). 웬지 모르게 뿌듯하고, 삼성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증명할 것이다. 그와 별개로 경기장에서 보면 항상 먼저 다가와 친절하게 인사를 건네준 이규태의 모습이 생각난다. 인터뷰 할 때도 항상 성실히 답변해주기도 하고. 이렇듯 실력 뿐만 아니라 인성도 훌륭한 선수다.

이상준_김준영(창원 LG). 말해 뭐하나. 김준영이 LG에 가는 순간, 또 다른 양준석의 탄생을 직감했다. 성실함의 상징과도 같은 김준영은 조상현 감독의 총애를 받을 선수라고 확신하고, 자신한다.

정다윤_너무 어려운 질문이다…. 진짜 26명 모두 잘 됐으면 좋겠다(웃음). 여담이지만 내가 몇몇 선수에게 축하 선물로 책을 줬는데, 김준영이 “이참에 책 읽는 습관도 가져보겠다”고 하더라. 이런 마음가짐은 정말 어떻게 나오는 건지…. 실력은 이미 다 갖춘 선수들이라 굳이 구분할 필요도 없다. 26명 선수들 모두 착하다. 다만 그중에서도 인성, 인간 됨됨이가 유독 돋보인 선수들을 꼽으라면 문유현, 박정환, 양우혁, 김준영, 김선우 등이 떠오른다. 한 명만 고르다간 밤을 샐 것 같다(웃음).

Q7__드래프트에서 감동의 순간이 있었다면?
서호민_질문에 맞는 답변이 될 지는 모르겠지만 세 선수가 생각난다. 김명진과 양우혁, 김선우. 김명진은 정식농구를 고1 때 시작한 선수다. 햇수로 따지면 농구를 시작한 지 7년이 채 되지 않았다. 늦게 시작한 것 치고는 성장세가 정말 빨랐다. 결국 대학에서 정상급 반열에 오르며 얼리엔트리로 프로에 도전했고 1라운드에 지명됐다. 과거 휘문고 시절 송영진 전 감독과 인터뷰를 통해서 김명진이 부족한 구력을 메우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 지를 들을 수 있었다. 완성형으로 가기 위해선 아직 부족한 점도 많기에 평가가 갈리기도 하지만 그래도 지금까지 성장 과정을 생각한다면, 프로에서 이 선수가 어떻게 성장할지가 매우 궁금하다. 양우혁과 김선우는 코트에서 가장 작은 선수인데 1라운드 지명을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작은 키를 극복하기 위해 그동안 얼마나 피나는 노력을 했겠는가.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두 선수가 지명된 순간만큼은 뭔가 뭉클한 기분이 들었다. 과거에 김시래가 그랬듯이 프로에서 자신의 강점을 잘 살려 단신 선수들의 희망이 되었으면 한다.

이상준_드래프트 이틀 후 가진 고양 취재에서 신지원과 강지훈을 프로 선수 자격으로 만났다. [25슬램게임] 인터뷰 당시 카페와 체육관에서 만날 때 “프로 무대에서 꼭 성공하고 싶다”라고 당차게 이야기하던 선수들이다. 그런 선수들이 “여기서 봽다니 영광입니다.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는 말을 해주니 나도 울컥해졌다. 자식을 대학에 보낸 부모님의 감정이 이런 것일까 싶었다.
정다윤_김명진의 폭풍 오열이었다. 임정현(3R 10순위)이 호명되는 순간 김명진은 안도와 기쁨의 눈물을 터뜨렸다. 임정현은 지난해 낙방의 아픔을 겪었고 1년 내내 묵묵히 연습으로 자신을 다시 세웠다. 그 시간을 가장 가까이에서 본 사람이 김명진이었다. 그래서 동료의 지명이 더 벅찼을 것이다. 임정현은 정작 담담했는데 김명진이 더 울더라(웃음). 괜히 나도 울컥했다. 언제나 준비된 자에게 기회는 온다.

#사진_점프볼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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