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프트 현장 열심히 뛰어다녔다! 점프볼 기자들의 드래프트 리뷰 방담

Q1__신인 드래프트가 막이 내렸다. 이번 드래프트를 정리하자면?
서호민_예측은 역시 다 빗나간다고 말하고 싶다. 이런 게 드래프트의 묘미가 아닐까. 우스갯소리지만 홍성한 기자와 진행한 첫 모의드래프트에서 순전히 사견 만으로 문유현-강성욱-이유진-강지훈-이규태-양우혁-윤기찬-최강민-김명진-김준영을 픽했었다. 그 후 꽤 많은 욕을 먹었는데 결과적으로 나름 절반은 맞췄다. 하하.
이상준_가히 KBL 역대 최고의 드래프트라고 칭하고 싶다. 얼리 엔트리 참가자(14명)도 많았고, 화제의 픽들도 많았다. 물론 [25슬램게임]을 진행해왔기에 감정 이입이 조금 더 된 드래프트였다. 모두 축하드립니다!

Q2__이번 드래프트 최고의 승자는?
서호민_개인적으로는 1라운드 3순위로 윤기찬을 지명한 부산 KCC가 훗날 돌이켜봤을 때 최고의 승자라고 평가 받을 거라고 생각한다. 슈퍼 팀 KCC는 우승을 노리는 팀이다. 슈퍼스타들이 즐비한 반면 궂은일을 도맡아 줄 가자미가 늘 부족했다. 그런 의미에서 대학 최고 3&D 자원인 윤기찬을 지명한 건, 정말 잘한 선택이라고 본다. 우승을 위한 퍼즐 마지막 조각을 끼워놓은 느낌마저 든다. 과거 청소년 대표 시절부터 유독 큰 무대에서 자신의 진가를 드러냈던 윤기찬이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깡’이 있는 선수다. 프로에서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다. 그 밖에도 포워드 최고 재능 이유진과 재능 충만한 가드 김휴범을 뽑은 DB도 이번 드래프트를 통해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긁어냈다고 생각한다.
이상준_고양 소노를 꼽고 싶다. 소노는 현재 빅맨 자원 기근에 허덕이고 있다. 타 팀 포워드, 센터보다 키가 작은 정희재가 빅맨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 않나. 그런 의미에서 대학에서 톱 클래스 기량을 발휘했던 빅맨 강지훈과 신지원을 동시에 지명한 것은, 진정한 의미의 전력 보강이라고 생각한다.

Q3__드래프트 최고의 스틸픽은 누가 될 거라고 생각하나.
서호민_박민재(2R 3순위, KT)의 성장을 기대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 올해 얼리 엔트리 없이 4학년 선수들로만 드래프트가 진행됐다면, 충분히 로터리 픽에 뽑힐 수 있는 자원이라고 본다. 마찬가지로 현재 한국농구에는 195cm이상 장신슈터가 없는 상황이다. 박민재는 폭발적인 스피드와 탄력으로 속공을 마무리하고 빅맨의 스크린을 받아 외곽으로 나와 정확한 3점슛을 터트릴 수 있다. 정교한 슛 터치에 호리호리한 체형까지 여러모로 전준범(현대모비스)을 연상케한다.
이상준_김휴범(2R 9순위, 원주 DB)이 최고의 스틸픽이 될 거라고 본다. 1라운드 후반에 지명될 것이라고도 예상된 선수이지만, 부상 이력 때문에 2라운드 9순위까지 밀렸다. 김휴범이 저평가될 선수는 절대 아니다. 올해 중앙대의 MBC배 우승을 이끈 주역이자 안정적인 포인트 가드다. 이선 알바노의 체력 부담을 덜어줄 핵심 선수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나보다 먼저 뽑힌 가드 선수보다 제 이름을 알리겠다”라는 그의 지명 소감을 코트에서 보여줄 능력이 많은 선수다.

Q4__지명 실패한 선수들 중 아쉬운 선수가 있다면?
서호민_명지대가 단 한명의 선수도 뽑히지 않은 건 조금 의외다. 특히 주장 박지환은 2라운드 내지 3라운드에는 뽑힐 수 있을 거라 생각했었다. 190센티에 가드를 볼 수 있는 희소 가치가 있기 때문에 내심 3라운드에서라도 긁어볼만 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결과적으로는 아쉽게 됐다.
이상준_고려대 이건희. 슈팅 하나만큼은 검증된 선수라 3라운드에서는 지명이 될 줄 알았다. 하지만 후반기 아쉬운 퍼포먼스가 끝내 발목을 잡은 것 같다. 워낙 노력을 많이 한 선수이고, 기회를 잘 잡아서 증명하길 바랐다. 이건희의 미지명은 두고두고 아쉽다.

Q5__내가 생각하는 가장 의외의 지명은 누구인가?
서호민_울산 현대모비스가 최강민을 지명하면서 정배대로 흘러갈 것 같았던 드래프트가 혼돈의 카오스에 빠지게 됐다. 현대모비스는 실링이 아닌 부족한 포지션을 채우는 용으로 1라운드 픽을 최강민에게 걸었다. 물론 최강민을 평가절하 하는 건 아니다. 현대모비스가 슈터가 부족하긴 하나, 남아있던 재능을 거르고 최강민을 뽑을지는 상상도 못 했다. 그 다음 순번인 문경은 KT 감독의 미소가 잊혀지지가 않는다(웃음). 한편으론 3&D 롤로만 잘 활용한다면 최강민도 현대모비스에 괜찮은 핏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정다윤_드래프트에서 지명된 26명의 선수들 모두 출중한 능력을 갖춘 선수들이라 뽑힌 게 당연하다. 그래서 의외라기보다는 내 예상이 맞은 게 놀랐다. 다시 강조하지만 의외인 건 선수들이 아니라, 내 예측이다. 나는 김선우와 김준영, 이 둘은 무조건 LG에 갈 거라고 생각했다. 다만 ‘LG가 가드를 두 명이나 뽑을까…?’ 하는 고민은 있었다. 그래도 [25슬램게임] 취재하면서 조상현 감독이 좋아할 스타일이라는 걸 많이 느꼈다. 인성도 좋고 실력적으로도 훌륭하고. 그래서 결국 둘 다 LG로 가는 걸 보고, ‘이게 왜 진짜...?’여서 의외였다(웃음).

Q6__내 마음 속의 원픽은?
서호민_이규태(서울 삼성). 지난 몇 년간 성장이 정체됐다는 평가가 많지 않았나. 이런 평가를 들을 때마다 ‘속으로 아니야’를 외쳤다. 2미터 가까운 사이즈에 슛을 쏠 수 있는 건 분명 큰 장점이다. 이규태가 갖고 있는 슈팅력이라면 프로에서 어떻게든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고로, 프로에서 성공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고 본다. 삼성 역시 이러한 이유에서 그를 지명했을 거라 생각한다. TMI지만 모의드래프트에서도 삼성이 이규태를 지명할 거라고 예상했다(웃음). 웬지 모르게 뿌듯하고, 삼성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걸 증명할 것이다. 그와 별개로 경기장에서 보면 항상 먼저 다가와 친절하게 인사를 건네준 이규태의 모습이 생각난다. 인터뷰 할 때도 항상 성실히 답변해주기도 하고. 이렇듯 실력 뿐만 아니라 인성도 훌륭한 선수다.
이상준_김준영(창원 LG). 말해 뭐하나. 김준영이 LG에 가는 순간, 또 다른 양준석의 탄생을 직감했다. 성실함의 상징과도 같은 김준영은 조상현 감독의 총애를 받을 선수라고 확신하고, 자신한다.

Q7__드래프트에서 감동의 순간이 있었다면?

이상준_드래프트 이틀 후 가진 고양 취재에서 신지원과 강지훈을 프로 선수 자격으로 만났다. [25슬램게임] 인터뷰 당시 카페와 체육관에서 만날 때 “프로 무대에서 꼭 성공하고 싶다”라고 당차게 이야기하던 선수들이다. 그런 선수들이 “여기서 봽다니 영광입니다.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라는 말을 해주니 나도 울컥해졌다. 자식을 대학에 보낸 부모님의 감정이 이런 것일까 싶었다.

#사진_점프볼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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