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올’ 시대 맞춤형 보장상품 개발 신바람 [마이머니]

구윤모 2025. 11. 17.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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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 특허 ‘배타적 사용권’ 승인 급증
반려인 입원 때 반려동물 위탁비 보장
수해·화재로 주택 손실 때 보호 특약
치매환자 실종신고 피해보장 보험 등
고령화시대 맞춤형 상품도 속속 출시
성별 따른 생애별 특정질환 집중보장
외환위험 보장 상품까지 다양하게 개발
보험업계의 신상품 개발 열기가 뜨겁다. 저출산·고령화·저성장 기조로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보험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경쟁이 심화하면서다. 이는 보험업계의 ‘특허권’이라 불리는 ‘배타적 사용권’ 승인 건수가 올해 큰 폭으로 증가한 데서 엿볼 수 있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 손해보험협회·생명보험협회 신상품심의위원회가 부여한 배타적 사용권은 총 43건으로 집계됐다. 손보협회와 생보협회에서 각 32건, 11건이 승인됐다. 이미 지난해 연간 건수인 32건(손보 23건·생보 9건)을 넘어섰다. 특히 손보업계의 경우 올해 신청(38건)·승인(32건) 건수 모두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최근 3년 연속 증가 추세인 가운데 지난해와 비교해서도 신청과 승인 건수가 각 12건, 9건 늘었다.

배타적 사용권이란 보험사의 신상품 개발 촉진을 위해 2001년 12월부터 도입된 제도다. 보험사가 개발한 신상품의 독창성과 진보성, 유용성 등을 심사해 일정 기간 독점 판매 권리를 부여한다. 보험사는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해 시장 선점·마케팅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손보협회 관계자는 “2017년 이후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배타적 사용권 신청·부여가 이뤄지고 있다”며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상품 경쟁이 심화하면서 신청 건수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체별로는 손보업계에서 DB손해보험(12건), 생보업계에선 한화생명(6건)이 올해 가장 많은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했다. 지난달부터 부여 기간이 기존 최장 1년에서 1년6개월까지 확대된 만큼, 보험사들의 배타적 사용권 획득 경쟁에 더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손보업계, 사회적 수요 반영한 상품 쏟아져

손보업계에선 반려동물이나 치매 등 사회적 수요를 반영하거나 생활밀착형 특약과 담보, 상품이 쏟아져나왔다. 기존 건강이나 자동차보험 위주에서 탈피해 분야가 넓어지는 흐름이다.

DB손해보험은 ‘반려인 입원 후 상급종합병원 통원 시 반려동물 위탁비용 보장’과 ‘반려동물 무게별 보장 한도 차등화 급부방식’을 출시했다. ‘개물림 사고 벌금 보장’, ‘개물림사고 행동교정훈련비 보장’ 담보도 내놓으며 ‘펫보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NH농협손해보험도 화재와 풍수재·지진·대설로 주택에 거주할 수 없는 경우 반려견·반려묘의 임시 위탁비용을 지급하는 ‘주택화재 반려동물 임시 위탁비용’과 ‘주택 반려동물 임시 위탁비용’ 2종의 담보를 내놨다.

고령화로 급증하고 있는 치매 관련 담보들도 상품성을 인정받았다. KB손해보험은 치매 중증도를 평가하는 대표적 검사인 ‘CDR(임상 치매 등급) 검사’비용을 연간 1회 한도로 보장하는 특약을 선보였다. 흥국생명은 치매보험상품에 가입한 피보험자가 치매에 걸리고 실종이 됐을 때, 보호자 1인에게 최초 1회에 한해 보험금을 지급하는 ‘치매환자 실종신고 피해보장 특약’을 내놔 주목받았다.
법률 지원 관련 담보도 눈길을 끈다. 메리츠화재는 상고심을 제외하고 민사소송출석비용을 10만원 한도에서 보장하는 특약을 내놨다.

DB손보는 자동차 교환·환불 중재 제도(한국형 레몬법) 이용 과정에서 소비자들이 변호사를 선임해 대응할 수 있도록 비용을 보장하는 담보를 선보였다. 보행자사고 시 운전자들의 어려움이 크다는 점에 주목해 ‘보행자사고 변호사자문비용 지원 특약’도 개발했다.

삼성화재의 ‘수도권 지하철 지연보험’도 생활밀착형 상품으로 주목을 받았다. 수도권 지하철이 30분 이상 지연될 경우 택시·버스 등 대체 교통비를 월 1회, 최대 3만원까지 보장한다. 보험료는 1400원으로 한번 가입하면 1년간 보장받을 수 있다.

최근에는 KB손해보험이 선보인 ‘전통시장 날씨피해보상보험’이 업계 최초로 1년6개월의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해 화제를 모았다. 기상청 날씨 데이터와 전통시장 매출 빅데이터를 활용해 전통시장 상인들이 폭염이나 폭우, 한파 등에 따른 피해를 봤을 때 보상하는 상품이다.

손보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암 같은 건강과 관련한 신상품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고령자, 치매 환자, 반려인 등 특정 소비자층을 대상으로 한 상품 개발이 늘고 있다”며 “또 과거엔 데이터가 부족해 만들지 못했던 상품을 최근엔 통계자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신상품을 개발하는 것도 눈에 띄는 트렌드”라고 말했다.
◆생보업계, 보장 범위 넓힌 상품 눈길

손보업계에 비해 상대적으로 분야가 좁은 생보업계는 신상품 개발이 쉽지는 않다. 기존 보장 범위를 넓혀 고객 편의성을 높인 상품들이 좋은 평가를 얻어 배타적 상품권을 획득하고 있다.

한화생명은 ‘시그니처H암보험’에 탑재된 △암검사비용지원특약 △급여 암 다학제 통합진료 보장특약 △종합병원 급여 암 집중영양치료보장특약을 만들었다. 암 진단부터 치료, 회복까지 전 과정에서 실질적인 보장을 제공한다. 기존 암 보험이 진단과 입원 위주로 구성됐다면, 이번 특약은 실제 치료 흐름에 맞춘 보장이라는 점이 차별점이다. 남성담보 특약 3종도 유용성 등을 인정받았다. △급여 특정 PSMA PET검사비용지원특약 △급여 난임 정자채취지원특약 △급여 특정 남성난임수술특약으로, 그동안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았던 전립선암 및 남성 난임 영역의 보장 공백을 메우기 위해 개발됐다.

교보생명은 임신·출산부터 중년·노년기까지 여성 생애 전반의 주요 질병을 보장하는 ‘교보더블업여성건강보험(무배당)’을 출시하며 업계 최초로 ‘(무)여성암특정유전성유전자검사특약(갱신형)’을 선보였다. 이 특약의 위험률 2종(여성암특정유전성유전자검사이용률, 여성암특정NGS유전자패널검사이용률)이 배타적 사용권을 부여받았다. 유전성 여성암의 진단·치료를 위해 필요한 급여 특정 유전자 검사 및 NGS(차세대염기서열분석) 유전자 패널 검사 비용을 보장하는 급부를 개발했다는 점에서 고평가를 받았다.

신한라이프는 외화보험의 환율변동 위험을 줄일 수 있도록 ‘지정환율설정 연금지급특약’을 선보였다. 이 특약은 외화(달러)연금 상품에서 연금수령 전에 고객이 기준점인 지정환율을 설정하고, 연금수령 시점의 환율에 따라 연금수령이나 거치를 자동 결정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좋은 상품은 이미 거의 다 개발·판매가 되고 있어 완전히 새로운 걸 만들어내기가 쉽지는 않다”며 “그래도 예전에는 단순 부가 서비스 개념의 배타적 사용권 획득이 많았다면, 요즘에는 업체들이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을 적극 활용해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구윤모 기자 iamky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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