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급발진 사고’는 없고, ‘급발진 핑계’만 있다

경기일보 2025. 11. 17. 03: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들이닥친 트럭으로 시장 안이 초토화됐다.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았다." 급발진 주장이다.

이번 사고에 '급발진'은 없었다. '급발진 핑계'가 있었을 뿐이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 13일 경기 부천 오정구 원종동 제일시장에서 A 씨가 몰던 1톤 트럭이 돌진 사고로 2명이 숨지고 19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해 경찰 관계자들이 사고차량을 견인하고 있다. 경기일보DB


들이닥친 트럭으로 시장 안이 초토화됐다. 상인과 고객은 피할 겨를도 없었다. 못 피한 2명이 숨지고 19명이 다쳤다. 14일 부천제일시장 참변이다. 운전자 A씨(67)가 내달린 시장 거리는 132m다. 사고 직후 익숙한 주장이 나왔다.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았다.” 급발진 주장이다. 언론도 잠시 ‘60대’와 ‘급발진’을 결합했다. 하지만 경찰의 추정은 달랐다. CCTV 속 브레이크등이 켜지지 않은 점 등에 주목했다.

A씨의 주장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사고 순간 그는 ‘가속페달’을 밟고 있었다. 트럭 내부에 설치된 블랙박스에 영상이 남았다. 기어를 실수로 잘못 넣었고, 뒤늦게 알고 황급히 탑승했고, 착오로 가속페달을 밟았다. 뒤늦게 “당황해서 브레이크를 못 밟았다”고 진술했다. 구속되는 A씨에게 기자들이 상황을 물었다. 이번에는 “내가 (뇌혈관 질환인) 모야모야병이 심하다”고 했다. 법원이 ‘도주 우려 있다’며 A씨를 구속했다.

이번 사고에 ‘급발진’은 없었다. ‘급발진 핑계’가 있었을 뿐이다. 트럭 내부에 CCTV가 그나마 다행이다. 불필요한 논쟁을 막을 수 있었다. 안 그랬으면 또 많은 에너지를 소모할 뻔했다. 급발진은 허구다. 비(非)과학이다. 그런데도 이렇게 핑계로 쓴다. 급발진 주장 통계를 보자. 2014년부터 2024년 6월까지 456건이 접수됐다. 매번 국과수 등을 오가며 검증을 했다. 모두 헛수고였다. 급발진이 인정된 예는 하나도 없다.

언론이 ‘고령자의 급발진 주장’을 많이 쓴다. 보자. 20대 1.8%, 30대 7.6%, 40대 20.2%, 50대 27.3%, 60대 30.8%, 70대 11.6%다. 50세 이하의 주장이 56.8%다. 60대 이상의 급발진 주장보다 많다. ‘60대’, ‘70대’가 억울한 측면은 있어 보인다. 하지만 전체 운전자 비율로 보면 다르다. 자가운전자 중 60대 이상은 32%, 50대 이하는 68%다. 결국 60대 이상 급발진 주장 비율이 50대 이하의 두 배꼴이다.

다행스러운 추이는 있다. 국과수의 급발진 주장 감정 통계다. 51건(2021년), 67건(2022년), 105건(2023년), 133건(2024년)이다. 올해 처음으로 40건(8월 현재)으로 확 줄었다. 급발진 주장이 의미 없음을 알아가는 것 아닐까.

‘급발진 주장’으로 얻어질 건 없다. 법원의 결정과 판결에서 오히려 구속의 필요성과 엄단의 이유가 된다. 지난해 9명이 숨진 시청역 역주행 사고가 있다. 69세 운전자가 급발진을 계속 주장했다. 경찰 단계에서 많은 수사가 있었다. 법원의 입장은 엄한 처벌이다. 항소심에서 금고 5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피해자 측과의 민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게 ‘급발진 10년’의 현주소다. 이제 그만할 때도 되지 않았을까.

경기일보 webmaster@kyeonggi.com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