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억 투자해 7800억 번 대장동 일당… 강남 부동산 집중 쇼핑

방극렬 기자 2025. 11. 17.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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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수익률 2253배 초대박
대장동 일당 김만배, 남욱, 정영학/뉴스1· 장련성

검찰이 ‘대장동 개발 비리’로 김만배·남욱씨 등 민간 업자들이 벌어들였다고 산정한 부당 이익 7800억여 원 중 상당액은 행방이 묘연하다. 검찰은 김씨 등이 대장동 개발 비리로 얻은 수익으로 사들인 건물과 토지 등 2000억원대 재산에 대해서는 함부로 처분하지 못하도록 법원에서 추징 보전 명령을 받아놨다. 하지만 수천억 원대로 추산되는 나머지 재산의 행방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1심 법원이 검찰이 추징을 요구한 7524억원에 한참 못 미치는 473억원만 추징을 선고하고 검찰이 이에 대한 항소를 포기하면서 이들의 재산을 추적·환수할 길이 막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자들, 3.5억원 넣고 7800억원 수익

김만배씨가 대주주인 화천대유와 김씨 가족, 남욱·정영학씨 등이 소유한 천화동인 1~7호는 대장동 개발 사업으로 7886억원을 벌어들였다. 이 가운데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성남시 산하 성남도시개발공사가 합작해 설립한 ‘성남의뜰’이 대장동 일당에게 배당한 금액만 4050억여 원이다. 성남의뜰은 대장동 개발 사업 시행사다.

대장동 비리의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 김씨는 화천대유를 통해 577억여 원을, 가족 등 명의로 설립한 천화동인 1~3호를 통해 1415억여 원을 챙겼다. 모두 배당금이다. 김씨는 이 배당금과 별도로 대장동 사업을 주도한 화천대유를 통해 아파트 분양 이익 3690억여 원, 자산 관리 위탁 수수료 140억여 원도 챙기는 등 총 5823억원의 수익을 올린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김씨와 함께 대장동 사업을 설계한 남욱씨 등 다른 일당들도 최소 수백억 원씩 이익을 남겼다.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인 남씨는 1010억원을, 5호 소유주인 정영학씨는 646억원을 성남의뜰에서 배당받았다. 천화동인 6호와 7호는 대출 브로커 조모씨와 김만배씨의 지인인 기자 출신 배모씨가 각각 소유했는데, 이들은 도합 404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이 두 사람은 기소도 되지 않았다.

김씨가 화천대유를 설립할 때 출자한 자본금은 5000만원이다. 김씨 가족과 남씨, 정씨 등은 천화동인을 통해 대장동 사업에 3억원을 투자했다. 즉, 투자금 3억5000만원으로 7886억원을 벌어들이며 2253배의 ‘초대박’ 수익률을 기록한 셈이다. 반면 성남의뜰 대주주(지분 50%+1주)인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사업을 주도하고도 배당금 1830억원만 받아 갔다.

그래픽=송윤혜

◇부동산 사재기하고, 로비에도 사용

대장동 사업으로 ‘잭팟’을 터뜨린 민간 업자들은 부동산을 공격적으로 사들였다.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씨는 2020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빌딩을 가족 명의로 173억원에 매입했다. 남욱씨도 이듬해 300억원짜리 서울 강남구 역삼동 건물을 구입했고, 김만배씨는 2019년 말부터 본인과 가족 명의로 서울 목동의 단독주택과 빌라 8채, 서울 중랑구 건물, 경기 수원시 토지 등을 취득했다. 현시점에서 이 부동산들의 평가액은 더 올랐다.

민간 업자들이 거둔 수익은 법조계·정치권으로도 흘러갔다. 김씨와 친분이 있는 곽상도 전 의원의 아들은 2021년 4월 화천대유에서 근무하다가 퇴사하면서 퇴직금과 상여금 명목으로 50억원(세후 25억원)을 받았다. 김씨와 가까웠던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딸도 2019~2021년 화천대유에서 대여금 명목으로 다섯 차례에 걸쳐 11억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곽 전 의원과 박 전 특검은 기소됐지만 이 혐의로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재명 대통령의 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도 대장동 사업의 편의를 봐주고 그 대가로 불법 정치자금과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김 전 부원장은 2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았고, 대법원 상고심이 진행 중이다.

◇檢 항소 포기로 추징 더 못 해

앞서 검찰은 2022년과 2023년 두 차례에 걸쳐 민간 업자들이 실명 또는 차명으로 보유한 토지와 건물, 예금 등 2070억여 원의 재산에 대해 법원에서 추징 보전 명령을 받았다. 향후 재판을 통해 추징할 것에 대비해 피고인들이 범죄 수익을 빼돌리지 못하게 우선 묶어둔 것이다.

그런데 대장동 일당 사건 1심 재판부는 김만배씨에게 428억원,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유동규 전 기획본부장에게 8억원, 정민용 전 팀장에게 37억원만 추징을 선고했다. 남욱·정영학씨에게는 추징금이 선고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이 항소를 포기하면서 남·정 두 사람의 추징액은 0원으로 사실상 확정됐다. 검찰이 항소를 포기한 터라 김씨의 1심 추징액 428억원도 2심에서 더 낮아질 공산이 크다. 검찰로서는 1심 추징액보다 많은 재산을 동결할 법적 근거가 없어서 민간 업자들이 추징보전 해제를 요구하면 풀어줘야 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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