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사대(事大)의 흑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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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절필동 재조번방(萬折必東 再造藩邦). '황하가 일 만 번 굽이쳐도 동쪽으로 흘러 제후국을 다시 세웠네.' 선조(宣祖)가 임진왜란 당시 명(明) 나라가 구원병을 파견해 조선을 구한 은혜에 감읍해 하며 쓴 글이다.
그는 파죽지세의 일본군에 쫓겨 압록강 건너 망명까지 도모했다.
그뒤 일본 통감(統監)이 조선을 식민 치하로 만들었다.
힘이 없으니 이번에는 명(明), 다음에는 청(淸). 사대(事大)로 일관했던 조선 500년 역사의 예정된 미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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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절필동 재조번방(萬折必東 再造藩邦). ‘황하가 일 만 번 굽이쳐도 동쪽으로 흘러 제후국을 다시 세웠네.’ 선조(宣祖)가 임진왜란 당시 명(明) 나라가 구원병을 파견해 조선을 구한 은혜에 감읍해 하며 쓴 글이다. 그는 파죽지세의 일본군에 쫓겨 압록강 건너 망명까지 도모했다. 선조에게 재조지은(再造之恩)은 뼈에 사무쳐 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일모도원 지통재심(日暮途遠 至痛在心). ‘날은 저물고 길은 먼데 지극한 고통이 마음 속에 있구나.’ 효종(孝宗)이 삼전도(三田渡) 굴욕을 되새기며 청(淸)에 대한 북벌(北伐) 의지를 다짐한 글이다. 이 구절은 명나라 패망후 소중화(小中華)를 자부하던 조선의 성리학적 지향과 반청(反淸)이라는 시대의 정서를 반영하고 있다.
주원장(朱元璋)이 세운 명나라가 276년 만에 망했다. 1644년 숭정제(崇禎帝)가 자금성 북쪽 경산(景山)에서 목을 매 자살하면서 그 수명이 다했다. 명은 1차로 반란군 이자성(李自成)에 의해 무너졌다. 그리고 심양(瀋陽)에서 1636년 국호를 청으로 바꾼 이방 민족의 말발굽 아래 먼지 속으로 사라져 갔다.
40년이 지나 명의 번방을 자처했던 조선에서 명이 부활했다. 1684년 가평군수 이제두(李齊杜)가 나섰다. 선조의 ‘만절필동 재조번방’과 효종의 ‘일모도원 지통재심’을 영원히 잊지 않도록 큰 바위에 깊게 새겼다. 경기도 가평군 조종면에 있는 조종암 대통묘(朝宗巖 大統廟)다. 명을 높이고 청을 배격한다는 숭명배청(崇明排淸) 사상을 기린다. 매년 명 건국일에 맞춰 명 태조에게 지극정성으로 제사를 올렸다.
120년 전 오늘, 우리는 국권을 상실했다. 1905년 을사늑약(乙巳勒約)이다. 장지연(張志淵·1864~1921년) 선생의 ‘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이 터져 나왔다. 그뒤 일본 통감(統監)이 조선을 식민 치하로 만들었다. 힘이 없으니 이번에는 명(明), 다음에는 청(淸)…. 사대(事大)로 일관했던 조선 500년 역사의 예정된 미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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