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말 안 들으면 불이익” 법원·검찰 길들이겠다는 건가

국회 입법권으로 검찰·법원을 길들이려는 민주당의 사법 압박이 도를 더해가고 있다. 검찰 조직이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반발하자 검사를 일반 공무원처럼 탄핵 없이 파면하기 위한 ‘검사 파면법’을 발의했다. 이 법이 연내에 처리되면 일반 검사는 물론 검찰총장까지 헌법재판소 탄핵 결정 없이 파면할 수 있다. 검사장을 평검사로 강등할 수 있도록 시행령을 고치는 것도 검토 중이다.
민주당은 항소 포기의 경위와 법리적 이유를 설명해 달라는 검사들의 당연한 요구를 정권에 대한 ‘항명’으로 규정했다. 검사들 요구는 상급자의 사건 지휘가 정당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검찰청법에 따른 것이다. 법을 바꿔서까지 정권의 말을 듣지 않는 검사에게 불이익을 주겠다는 것은 입법권의 남용이자 폭주와 다름없다.
검찰 특활비를 당초 예산안에 반영됐던 72억원에서 31억원으로 축소하고, 집단행동에 참여한 검사장이 있는 검찰청은 특활비를 0원으로 만들겠다고도 한다. 예산으로 검찰을 길들이겠다는 발상이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야당 때 전액 삭감했던 대통령실 특활비는 원래대로 복원시켰다. 원칙도, 논리도 없다.
민주당은 대법관이 퇴임 후 최대 5년간 대법원 사건을 맡지 못하게 막는 법 개정도 검토하고 있다. 수임 금지 기간을 현재 1년에서 5년으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전관예우 방지 목적이라면 모든 판사·검사를 대상으로 해야 하지만 민주당은 대법관으로만 한정했다. 대법원이 이재명 대통령의 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한 것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민주당은 대법원의 파기 환송 이후 대법원장 청문회를 시작으로, 대법관 증원과 ‘법 왜곡죄’ 신설, 재판 소원(4심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헌법과 법률이 판사·검사의 파면이나 징계를 함부로 하지 못하도록 엄격하게 규정한 것은 권력에 휘둘리지 않도록 하려는 취지다. 사법 독립성을 지키기 위한 법치의 근간이 행정 권력과 입법권을 동시에 쥔 정파에 의해 허물어질 위기에 처했다. 과거에도 사법기관을 정권 지키는 도구로 만들려던 시도가 있었지만 국민적 저항을 불러왔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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