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보다] 우리도 가족을 꿈꾸고 싶다
■ 사랑을 미룬 세대
좋은 대학에 가면 미래가 보장될 줄 알았습니다.
이나빈/대학생
대학 들어가면 당연히 좋은 일자리가 기다리고 있을 거고 그런 막연한 상상들을 했었는데
청춘의 시간표에는 생계와 학업만이 남았습니다.
이나빈/대학생
알바 게시판을 정말 하나하나 다 보거든요. 월세가 정말 요즘에 말도 안 되게 비싸서
노력할수록 모두가 같은 출발선에 서 있지 않다는 걸 깨달을 뿐입니다.
이나빈/대학생
금수저 친구들이 잘못한 건 아니니까. 제가 뒤에서 보는 입장에서는 박탈감이 들기도 하고

치열한 경쟁 속에서 모두 한 방향으로 달려갑니다.
홀로 서는 것도 벅찬 청년들, 사랑할 여유가 있을까요.

■ 프랑스 동거 커플 “청년의 자립에서 시작된 가족 정책”
쟌느/ 대학원생
저는 쟌느에요. 25살이고, 프랑스 남서부, 시골 지역 출신이에요. 2019년부터 파리에 살고 있어요. 지금은 사회학 박사 논문을 쓰는 중이에요. 대학에서 강의도 하고 있고요.
쟌느에게 파리는 꿈을 향한 삶의 터전입니다.
프랑스 청년들에게 자립은 미래를 설계하는 기회입니다.

쟌느는 넉 달 전부터 남자 친구 앙게르와 파리의 작은 아파트에서 함께 살고 있습니다.

쟌느/ 대학원생
파리에서는 혼자 살 집을 구하는 게 쉽지 않거든요. 그래서 커플로 구하는 게 훨씬 유리했어요. 비잘(정부의 청년 보증) 제도도 이용할 수 있고요.
올해 초 직장을 그만둔 앙게르는 새로운 일자리를 찾고 있습니다.
하지만, 걱정보다는 새로운 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앙게르/프랑스 동거 커플
"이건 제가 스스로 선택한 거예요. 진짜 하고 싶은 걸 고민하는 시간이에요.”라고 설명하면 대부분 이해해요.
높은 집값과 생활비 부담에도 이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삶의 방향과 도전’을 택합니다.
앙게르/프랑스 동거 커플
실업 급여가 있을 거란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죠. 주거 보조금, 장학금, 무이자 정부보증 대출 같은 제도가 없었다면 지금의 위치에 올 수 없었을 거라고 생각해요.
프랑스 청춘은 불안이 아닌 희망 속에서 누군가를 만나 사랑하고 함께할 미래를 설계하는 삶을 살아갑니다.
올리비에 코르보베쓰/ 프랑스 가족수당기금 국제관계국장
우리에겐 이것이 단순한 비용이 아니라 투자입니다. 젊은이들과 가족을 사회 안에서 자립시키지 않으면, 나중엔 훨씬 더 큰 복구 비용이 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 프랑스 PACS 가족 - 가족의 재구성

두 아이의 부모 레미와 쥐스틴은 결혼한 사이가 아닙니다.
‘시민연대계약’이라 불리는 팍스(PACS:pacte civil de solidarité)를 맺은 연인입니다.
계약 서류 한 장으로 법적으로 가족이 될 수 있는 제도입니다.
레미/프랑스 PACS 커플
결혼보다 훨씬 간단하고, 법적으로도 같아요. 그래서 결혼보다 더 좋다고 생각해요.
쥐스틴/프랑스 PACS 커플
결혼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정말 좋은 선택이에요.

쥐스틴은 얼마 전, 육아휴직을 마치고 마음 편히 직장으로 복귀했습니다.
어린이집에 보내는 것부터 가족수당과 육아휴직 제도까지, 결혼한 부부와 마찬가지로 세금과 사회보장 등에서 동등한 지원을 받기 때문입니다.

쥐스틴/프랑스 PACS 커플
각종 복지에서 다를 게 없어요. 우리가 몇 명의 아이를 키우고 있는지에 따라 계산해 지원하거든요.
직장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레미/프랑스 PACS 커플
회사에서 출산 보너스를 줬어요. PACS를 했을 때도 보너스를 줬죠. 결혼하든 PACS를 하든 같아요.
사랑과 책임, 그리고 제도가 함께 만든 오늘의 프랑스 가족, 그것이 바로 PACS 가족입니다.
올리비에 코르보베쓰/프랑스 가족수당기금 국제관계국장
작년 기준으로 프랑스에서 태어난 아이들의 63%는 혼외 출생입니다. 가족이 결혼했든, 결혼하지 않았든, 시민연대계약(PACS)을 맺었든, 사실혼이든, 재혼가족이든, 동성 부모든, 이성 부모든 우리는 모든 가족 형태를 존중합니다.
■ 프랑스가 가족을 다시 정의한 시간
한국에서는 생각하기 어려운 프랑스의 가족 제도.
어떤 과정을 통해 지금의 모습을 만들어 왔을까?
오랜 세월, 결혼만이 ‘정상 가족’을 만드는 방법이라고 규정해 왔던 프랑스.

하지만 1990년대, 동거와 혼외 출산이 급증하자, 결혼과 동거 사이, 새로운 가족 형태인 PACS 도입이 논의되기 시작했습니다.
전통적 가족이 해체될 거라는 두려움과, 모든 가족은 평등하다는 새로운 인식이 프랑스 사회를 뒤흔들었습니다.

그리고 1년 넘게 이어진 국회 논쟁 끝에 1999년 10월, PACS는 마침내 법으로 제정되었습니다.

패트릭 블로슈/파리 수석부시장
PACS는 프랑스의 ‘민법’ 역사에서 일종의 혁명이었습니다.
PACS 법안을 설계한 인물, 당시 사회당 국회의원이던 패트릭 블로슈 현 파리시 수석부시장.
PACS 도입을 둘러싼 논쟁은 ‘가족의 정의’를 다시 묻는 과정이었다고 말합니다.
패트릭 블로슈/파리 수석부시장
권리의 평등’이라는 목표가 있습니다. PACS를 통한 평등은 모든 커플 간의 평등이었습니다.

2000년대 초, 마주렉 판결과 가족법 개정은 ‘출생 형태’에 따른 차별을 완전히 없앴습니다.
패트릭 블로슈/파리 수석부시장
결혼을 통한 출생이냐, 혼외 출생이냐와 관계없이 아이들은 평등한 대우를 받게 된 겁니다.

결국, PACS는 새로운 가족의 형태를 제도 안으로 포용해 결혼 중심 ‘정상 가족’의 경계를 허무는 시작점이 됐습니다.

제도가 변하자, 사회의 시선도 빠르게 달라졌습니다.
장뤽 로메로-미셸/파리시 부시장
동거하든, PACS를 선택하든, 결혼을 선택하든, 모든 가족 형태가 사회적으로 완전히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프랑스에서 누가 결혼한 부모 밑에서 태어났는지, 그렇지 않은지 아무도 신경 쓰지 않습니다. '정상 가족'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 프랑스 결혼 가족 - 국가가 함께 키우는 아이
파미앙 씨가 가족과 함께 막내 아들의 축구 경기를 응원하러 왔습니다.
프랑스에선 이들처럼 아이가 셋인 가정을 찾는 일이 어렵지 않습니다.
클레어/결혼 가족
셋째를 낳으면 가족수당이 많이 늘어나서 ‘왜 더 안 낳아?’라는 농담까지 있어요.
이 평범한 행복 뒤에는, 부모의 양육 부담을 덜어주는 국가의 가족 정책이 있습니다.
프랑스 가족수당기금 웹사이트에 접속하면 가족이 받을 수 있는 지원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파미앙/결혼 가족
아이 출생 신고를 깜빡하지 않는 한 대부분 자동으로 처리돼요. 아이가 세 명이라서, ’가족 보조금’이라는 추가 지원금도 받아요. 매달 648유로를 받아요.
세금 혜택도 아이를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다양한 가족 형태를 수용한다고 해서 전통적 결혼 가족이 불이익을 받거나 배제되지 않습니다.

개인의 선택을 존중하며 국가가 가족의 양육 부담을 함께 짊어지는 구조.
그것이 오늘날 프랑스가 출생률을 지탱해 온 힘입니다.
마갈리 마주이/프랑스 국립인구연구소 인구학자
전체 GDP의 약 3.6%가 가족 정책에 쓰이고 있습니다. 유럽 내에서도 상당히 높은 수준입니다. 부모 역할과 자녀 교육의 장기적 부담을 국가가 다양한 방식으로 함께 하는 겁니다.
■ “모든 가족은 평등하다”

할머니부터, 증손주까지 4대가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가족 형태는 서로 다르지만, 이들에게 그건 중요하지 않습니다.
서로의 일상을 나누고 삶을 응원할 뿐입니다
젊은 세대에게 가족의 형태는 ‘선택’의 문제입니다.
에르완/아델린(동거 커플)
(동거는) 우리 관계를 성장시키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꼭 결혼이나 팍스로 관계를 공식화하지 않아도 함께할 수 있고 서로 자유롭게 사랑할 수 있어요.
젊은 세대를 바라보는 기성세대의 시선에도 불안함은 없습니다.
이자벨/한부모 엄마(쥐스틴,아델린 엄마)
결혼 같은 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진짜 중요한 건 서로 행복하게 지내는 거예요.
콜레뜨/쥐스틴 외할머니
결혼은 안 했어도 연애하며 사이좋게 잘 지내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가족은 해체된 것이 아니라 새롭게 구성되고 진화했습니다.

프랑스가 지켜낸 건 ‘가족의 형태’가 아니라 ‘가족의 본질’이었습니다.
■ 프랑스 청년들에게 자립과 가족이란?
친구들이 모여 음식과 이야기를 나누는 평범한 시간, 오늘날 프랑스 청년들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앙게랑/ 동거 커플
프랑스에는 정말 많은 지원이 있어요.
그래서 대부분의 청년은 직장 생활을 시작할 때 빚을 지거나 큰 어려움 없이 출발할 수 있죠
티나
하지만 이런 지원들은 삶을 조금 더 쉽게 만들어주는 정도예요.
루시
그래도 저는 프랑스의 대학 생활에는 일종의 ‘독립의 시기’라는 개념이 있다고 생각해요. 동시에 “우리는 지금 즐기고, 실험하고, 인생을 배우는 시기를 살고 있다”는 일종의 집단적인 인식은 있는 것 같아요.
완벽하지는 않지만, 청년들이 스스로의 속도로 삶을 설계할 수 있는 기회가 있습니다.
티나/
사랑이 ‘진지한 관계’로 인정받으려면 꼭 국가 앞에서 계약해야 한다는 게 조금은 불편해요.
쟌느/ 동거 커플
제 부모님은 결혼한 적이 없어요. 결국 상속 문제 등을 고려해서 팍스를 하셨지만, 그건 정말 법적인 이유였어요.
사무엘/
맞아, 네 말처럼 프랑스에서는 결혼하지 않은 사람들에 대한 편견이 거의 없어.
루시/
사랑, 존중, 그리고 배려를 바탕으로 쌓아가는 거죠. 어떤 가족의 형태로 드러나든, 그건 단지 물리적인 부분일 뿐
가족의 본질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프랑스 청년들에게 가족은 ‘형태’가 아닌 ‘관계의 지속’입니다.

■ 스웨덴의 '시간의 복지' - 지속 가능한 가족
두 딸을 키우고 있는 마리안과 데이비드 부부.
오늘도 두 사람의 하루는 큰딸의 어린이집 등원으로 시작됩니다.
데이비드
우리가 같이 살기 시작한 건 2018년이었어요. ‘삼보(Sambo)’는 스웨덴어로 결혼하지 않은 동거 커플을 말해요.
마리안
우리는 사실 첫째가 태어난 뒤에 결혼했어요. 스웨덴 사람들은 결혼을 현실적인 이유보다, 로맨틱한 이유로 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해요.
육아휴직 중인 마리안은 일주일에 하루만 자신이 운영 중인 스튜디오로 출근합니다.

바쁜 일정이 생기면, 온라인으로 육아휴직 일정을 언제든 바꿀 수 있습니다.
유연한 제도 덕분에 일과 육아 양쪽 다 무리가 없습니다.

마리안/자영업자 엄마
(육아휴직) 시스템이 정말 쉽고 아주 직관적이고요. 제일 좋은 건 신청 후 나중에 변경할 수 있다는 거예요.
저희처럼 하루하루 계획이 많은 사람들한테 정말 중요하죠. 육아휴직 수당으로 (연평균 소득의) 80%를 받고,
나머지 20%는 일해서 직접 월급으로 벌어요. 지금 제게 중요한 건 아이와 함께 지내면서 사업을 유지하는 거니까요.
식당을 운영 중인 데이비드도 상황에 맞게 육아휴직을 사용합니다.

스웨덴에서 육아휴직은 고용 형태와 상관없이 모든 부모의 권리입니다.
아이 한 명당 부모 양쪽에 240일이 주어지는데, 최소 90일은 각각 사용해야 합니다.
부모가 함께 아이를 키울 수 있도록 설계한 겁니다.
누구나, 어떤 일을 하든, 시간의 권리를 보장받도록 했습니다.
군나르 안데르손/스톡홀름 대학 인구학교수
출산은 개인의 결정이며, 부모로서 삶을 어떻게 조직할 수 있는가의 문제입니다. 핵심은 사람들이 스스로 자신의 삶을 조직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아이를 낳도록 장려하는 것은 목표가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그런 효과가 생긴 것입니다.
IT 회사를 창업한 구스타브 씨. 그의 일터는 집입니다.
부부가 함께 아이를 돌보고 집안일을 분담하니 시간에 쫓기지도 않습니다.
스웨덴 부부가 매일 같이 육아휴직 일정을 상의하는 건 익숙한 풍경입니다.

육아휴직 일정은 하루 단위는 물론 하루를 다섯 개 시간 단위로까지 나눠 조정할 수 있습니다.

나탈리아/육아 휴직 중인 스웨덴 엄마
(육아휴직 앱 안에) 육아휴직 관련 모든 게 있어요. 부모 급여를 계산할 수 있고. 저한테 73일이 남아있어요. 선택적으로 100%, 75% (사용) 등 설정 가능해요. 예를 들어 하루의 반은 일을 하고, 나머지 반은 부모 휴직으로
설정할 수 있어요.
누구나 ‘시간의 권리’에 편리하고 동등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데는
사회보험청의 자동화 시스템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안나 스텐호프/스웨덴 사회보험청 아동가족부
우리가 지난 몇 년 동안 해 온 것은 디지털화된 시스템을 만드는 것입니다. 부모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면, 제도가 부모 모두에게 보편적으로 접근 가능해지고 스웨덴 부모들의 일과 가정의 균형을 도울 것이라고 봅니다.
30여 년 전 프랑스와 스웨덴, 그리고 한국의 합계출생률은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완만하게 등락을 반복하는 두 나라와 달리 급락하기 시작하는 한국.
지난해 기준, 그 격차는 두 배 남짓 벌어졌습니다.

결혼과 출산을 지연시키는 다양한 사회적 요인은 유사했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이토록 큰 차이를 불러왔을까?
군나르 안데르손/스톡홀름대학 인구학교수
출산은 인생을 바꾸는 결정이며, 개인의 안정감과 미래에 대한 낙관, 그리고 고용의 안정성 위에서 이뤄져야 합니다. 따라서 단기적·금전적 지원으로는 해결되지 않습니다. 삶의 다양한 부분의 안정성과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어야 부모의 삶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정재훈/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우리는 사실상 가족 정책의 컨트롤 타워가 없는 국가라 말씀드릴 수 있는 거고. 그야말로 파편적이고 분절적인, 그러면서 효과성도 의심되는 이런 정책들이 그야말로 수천 가지가 막 이제 펼쳐져 나오니까 부모들 입장에서는 더 혼란스러워지는 거죠.
■ 한국에서 자영업자 부모로 산다는 건
7개월 된 아이를 키우는 자영업자 부부의 아침은 그야말로 전쟁터입니다.
정신없이 외출 준비를 끝내고 서둘러 일터로 향합니다.
일은 멈출 수도 없고, 아이를 달랠 시간도 없습니다.

송채현/1인 미용실 운영
부모님이 지금 병원 잠깐 가셔서 아기 데리고 나왔거든요.
조금 칭얼대더라도 좀 봐주세요. 고객님. 지금 엄마 엄마 찾을 때라 지금 안아달라고
아이를 돌봐줄 외할머니가 오고서야 한숨을 돌립니다.
1인 미용실을 운영하는 채현 씨에게 이런 하루는, 일상입니다.
송채현/1인 미용실 운영
진짜 출산 5일 앞두고까지도 제가 일을 했었던 것 같아요. 출산하고 산후조리를 딱 10일 했거든요. 일을 안 하면 소득이 아무래도 바로 이제 끊기는 상황이잖아요. 사실
한국에서 자영업자에게 육아휴직은 사실상 그림의 떡입니다.
손해를 감수하고 영업시간을 줄이거나 일시적이라도 문을 닫는 방법뿐입니다.
애초에 육아휴직은 고용보험에 가입한 임금 근로자를 위해 설계된 제도이기 때문입니다.
박은정/육아정책연구소 육아정책연구팀장
육아휴직하고 육아기 근로 시간 단축 다 임금 근로자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가 돼 있는 부분이 있고
그래서 고용보험 베이스로 도입이 됐거든요. 사각지대가 당연히 광범위하게 발생할 수밖에 없거든요.
700만 명 이상 정도가 사실 이 제도의 사각지대에 있고..
그럼에도 정부의 저출산 대책은 여전히 ‘정규직 부부’를 중심으로 돌아갑니다.
박은정/육아정책연구소 육아정책연구팀장
모든 근로자가 사실 ‘일 생활 균형을 맞춰갈 수 있다’라는 인식이 있어야지만 청년 세대가 결혼하고 출산을 떠올릴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삶을 꾸려갈 수 있는 시간 갈등이나 시간 조절 이런 것들을 개인이 해소할 수 있는 시간 지원 정책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시간의 권리’를 되찾지 않는 한, 아이를 낳아 키우는 건 온전히 부모의 몫일 뿐입니다.
■ 한국에서 미혼모로 산다는 건
퇴근 시간, 서둘러 발걸음을 옮기는 민정(가명) 씨는 아이를 홀로 키우는 미혼모입니다.
그녀에게 퇴근길은 또 하나의 ‘일’입니다.
민정(가명)씨/미혼모
저는 너무 애가 타는 거예요. 아이는 어린이집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자꾸 늦어지고
텅 빈 어린이집, 교사와 아이만 남아있습니다.
문이 열리고, 엄마를 본 아이의 눈빛이 빛납니다.
홀로 아이를 키우며 힘든 점도 많지만, 민정 씨는 일하고 공부하며 늘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민정(가명) 씨/ 미혼모
보육교사, 사회복지사 전산 세무 2급, 임신 중에는 실내 건축 산업 기사도 취득을 하고. 나라에서 지원받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는 한부모 미혼모들도 되게 많거든요. 안 좋은 시선으로 봐 주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녀가 바라는 건 특별한 지원이 아닙니다.

민정(가명) 씨/ 미혼모
다시 이런 상황이 발생이 된다고 해도 또 미혼모가 되더라도 그렇게 할 거고요. 그래서 편견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미혼모도 있고 한부모도 있고 그냥 보통 가정도 있고 다양한 가족의 형태 중 하나구나.
한국의 법과 제도는 아직도 결혼 안의 가족만을 ‘정상’이라 규정합니다.
정재훈/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민법에 나와 있는 혼인 중 출생자와 혼인외 출생자, 배우자 그다음에 건강가정법에 나와 있는 가족이란 혼인, 혈연, 입양으로 맺어진 생활 단위를 말한다든지. 결국은 우리가 하나의 가족 형태를 정해놓고 그 이외의 가족 형태 삶의 형태는 이제 소위 말해서 정답이 아닌 것으로 생각을...
결혼이 아니더라도 누군가를 사랑하고 책임지는 관계, 그것이 가족의 본질입니다.
정재훈/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제도로서 가족에서 관계로서 가족을 사회가 인정하고 국가가 정책적으로 지원을 해주는 관계 중심으로
가족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
■ 하루하루 버티는 청년의 시간
청년은 오늘도, 치열한 경쟁 속에서 혼자 살아남는 법을 익히고 있습니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가정을 꾸려 아이를 낳고,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그저 남의 일일까요?
이나빈/대학생
쳇바퀴 돌아가듯 매일매일 비슷하게 살고 있습니다. 현재도 살기 급급한데 ‘미래를 계획한다? 희망이 있을까요?

내일도 그는 똑같은 하루를 살아갈 겁니다.
버티는 게 전부인 시대, 청년들은 여전히, 사랑할 수 있을까요.
정재훈/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청년들의 근본적인 문제는 지원이 없어서가 아니라 희망이 없어서. 결국은 그 사회 구조를, 아이를 낳고 키울 수 있는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방향으로 변화시키느냐가 중요하다.
취재기자:이규명
촬영:강우용, 조선기
편집:김기곤, 최민경
그래픽:장수현
리서처:김아연
조연출:이민철, 엄희주
번역:노성자
현지 코디:노성자, 정재욱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카카오 '마이뷰', 유튜브에서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규명 기자 (investigate@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 이 대통령, 재계 총수 회동…“국내 투자 늘려달라”
- 삼성 450조·현대차 125조…“국내 생산 위축 없다”
- ‘이종섭 해외도피 의혹’ 윤석열 전 대통령 옥중 조사…조태용 구속적부심
- 여 “대장동 조작 수사”·야 “배임죄 폐지는 대통령 재판 삭제”
- 밤사이 ‘기온 뚝’…초겨울 추위 온다
- 배추 할인에 ‘오픈런’…“지난해보다 저렴한 김장”
- “일본에 반격 준비 마쳐”…여행 자제에 교류 중단까지 거론
- [우리시대의영화⑩ 여고괴담] ‘젊은 공포’의 등장…한국 공포영화의 ‘대명사’가 되다
- 한강버스 ‘항로 이탈’ 승객 80여 명 구조…여 “운항 중단해야”
- “쉬엄쉬엄 달리며 즐겨요”…아쉬운 가을 끝자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