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시대의영화⑩ 여고괴담] ‘젊은 공포’의 등장…한국 공포영화의 ‘대명사’가 되다
[앵커]
교복 입은 귀신이 등장할 때마다 심장이 덜컹했습니다.
학교라는 친숙한 공간을 배경으로, 그 안에 숨겨진 공포를 세밀하게 그려내며 이전과는 차별화된 공포를 선사한 작품 여고괴담입니다.
총 6편의 시리즈 평가는 엇갈렸습니다만 한국 공포영화의 자산임엔 이견이 없어 보입니다.
노태영 기잡니다.
[리포트]
한밤 중 텅빈 고등학교, 무언가를 찾던 교사는 극단의 공포에 휩싸이고,
["갠 틀림없이 죽었지. 그런데 여기 있어. 계속 학교를 다니고 있었어."]
알 수 없는 정체의 습격이 시작됩니다.
잇단 죽음 끝에 드러난 귀신의 실체.
["넌 여기로 돌아오면 안되는 거였어."]
그리고 바로 이 장면.
극장마다 비명이 넘쳐나게 만들었습니다.
한국 공포영화의 상징이 된 이 장면은 이후 수많은 작품에 영감을 주었고, 우리 영화사의 명장면이 됐습니다.
[최강희/영화'여고괴담' 진주 역 : "강희야, 거기 서서 그냥 쳐다보면 돼. 어떤 요구도 안 했어요. 그렇게 5미터마다. 그래서 감독님 저는 왜 여기 서 있나요? 그랬더니 감독님이 강희는 콩콩 귀신이야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공포 영화의 무대로 학교를 끌어들인 '여고괴담'.
그 속에는 폭력 교사 같은 학교 내 부조리와,
["꺼져, 이 XX야. 빨리 꺼지란 말이야…"]
왕따, 성적 경쟁 등 한국 교육을 향한 신랄한 비판이 담겼습니다.
["이런다고 생전 니가 날 누를 수 있을 거 같아? 웃기지 마, 넌 절대 날 못 이겨."]
가장 안전하다고 여겼던 학교가 어쩌면 더 무섭고 끔찍한 장소가 될 수 있다는 설정과 현실감은 청소년 관객들을 극장으로 끌어들였습니다.
[최강희/영화 '여고괴담' 진주 역 : "존재감 없이 학교를 9년 동안 다녔는데도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고 그게 우리 사회에서는 또 다른 공포가 아닐까 싶어요."]
한을 품은 여성 귀신이라는 뻔한 한국 공포영화의 문법은, 이 영화를 통해 세대교체에 성공하며, 6편의 시리즈가 23년에 걸쳐 이어졌습니다.
[송아름/영화 평론가 : "'월하의 공동묘지'나 그 이후 작품 같은 경우에는 사실 귀신이 나타나는 것으로 공포를 주는 거지 실제로 해하는 장면은 잘 없거든요. 근데 여고괴담 같은 경우에는 슬픈 귀신과 복수할 수 있는 귀신, 이런 것들이 잘 결합된…."]
여름만 되면 어김없이 소환되는 '여고괴담', 20년 넘는 시간을 관통하며 한국 공포영화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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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영 기자 (lotte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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