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반군 학살 정황 커지는데…‘연루 의혹’ UAE에 무기 파는 호주

호주 정부가 아랍에미리트(UAE)로의 방산 수출을 확대하려는 가운데 UAE를 경유해 집단학살 의혹을 받는 수단 반군 신속지원군(RSF)에 무기가 유입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영국 가디언은 16일(현지시간) 호주 방산기업 약 35곳이 17일부터 UAE에서 열리는 두바이 에어쇼에 참가해 무기 거래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UAE의 무기 재수출 문제가 국제사회에서 꾸준히 지적돼 온 만큼 인도주의적 논란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UAE가 수단에서 대규모 민간인 학살을 벌이는 RSF에 무기를 공급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발간한 보고서는 RSF가 “차드와 리비아를 거쳐 UAE로부터 정교한 무기를 공급받아 비아랍계 수단인들을 학살했다”고 밝혔다. 무기 지원의 대가로 UAE가 수단산 금을 받는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영국 외교·안보 싱크탱크 채텀하우스는 수단에서 생산되는 금 대부분이 직간접적 경로로 UAE로 유입된다고 밝혔다.
UAE는 RSF에 대한 무기 제공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불가리아 정부는 자국이 UAE에 수출한 무기가 허가 없이 제3국으로 재수출됐다고 발표한 바 있어 호주산 무기도 RSF에 유입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문제는 호주 정부의 무기 수출 내역이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호주는 최근 5년간 약 3억달러(약 4000억원) 규모의 무기·탄약을 UAE에 수출했지만, 정부 기록에는 수출된 무기의 종류나 수량 등 세부 내역이 없다. 수출된 무기가 어디서 어떻게 사용되는지 모니터링하는 법적 장치도 마련돼 있지 않다.
호주 국방부는 “국제적 의무와 일치하는 엄격하고 투명한 수출 통제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면서도 UAE로 수출된 무기 관리 방식은 밝히지 않고 있다. 유엔의 세관통계 데이터베이스 ‘유엔 컴트레이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UAE 무기 수입국 가운데 호주는 네 번째 공급국이다.
무기 수출의 윤리성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필립 카스트너 서호주대학 국제법 교수는 “호주산 무기가 수단에서 사용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사용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은 더욱 불가능하다”며 “호주가 부유해지는 방식이 무기 생산을 통해서여야 하는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최경윤 기자 ck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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