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져도, 지쳐도 괜찮아…그것이 인생이라는 것”

최명진 기자 2025. 11. 16.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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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애 작가 디카시집 ‘괜찮아’ 출간
사계절 담은 시·사진 150여편 수록
내달 14일까지 ACC디자인호텔 전시
“첫 시집에서 삶은 바람에 흔들리고 비에 젖으면서도 꺾이지 않고 자라는 나무 같다고 고백한 적이 있습니다. 그 마음을 한마디로 줄이면 ‘괜찮아’라는 말이더라고요. ‘넘어져도 괜찮아! 지쳐도 괜찮아! 울어도 괜찮아! 그것이 바로 인생이라는 것을.’ 이 구절이 이번 시집 전체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입니다.”
사진작가 정순애가 두 번째 책이자 첫 디카시집 ‘괜찮아’(그린출판刊)를 펴냈다.

2021년 첫 시사진집 ‘바람에 흔들리고 비에 젖어도’에서 비와 바람으로 인생의 시간을 빗대 보였던 그는 이번에는 사진과 5행 이내의 짧은 시를 엮은 디카시를 독자 앞에 내놓았다.

이번 시집에는 약 5년 동안 써온 디카시와 그에 어울리는 사진 작품 150여편이 4부 구성으로 실려 있다. 목차는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로 나뉜다.

작가는 “봄에는 새싹과 꽃처럼 피어나는 기쁨을, 여름에는 뜨거운 태양 아래 땀과 눈물이 섞이는 고단함을, 가을에는 낙엽 속 묵직한 그리움을, 겨울에는 차가운 바람 속에서도 꺼지지 않는 희망의 불씨를 담았다”며 “사계절을 따라 걸으며 삶의 희로애락을 디카시로 풀어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표지에는 노란 캐모마일 꽃이 자리한다. 산업디자인을 전공한 딸이 디자인을 맡았다. “딸이 엄마 시집 제목이 ‘괜찮아’니까, 표지도 긍정의 힘을 담고 싶다고 했어요. 캐모마일의 꽃말이 역경을 이겨내는 힘, 치유의 힘이라고 하더라고요. 힘든 시기를 건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이 그런 긍정의 에너지가 됐으면 좋겠다 싶었죠.”

작가는 사진을 “예쁜 장면을 쫓는 일이 아니라, 자기만의 철학을 불어넣는 작업”이라고 말한다.

그는 “그냥 아름다워서 찍은 사진은 그저 사진일 뿐이지만, ‘왜 이 장면을 찍는가’에 대한 생각과 나만의 이야기가 들어가면 예술이 된다”며 “사진을 찍을 때부터 스토리를 정해놓고, 그 이야기를 사진으로 담은 뒤 글로 다시 풀어내는 과정을 중요하게 여긴다”고 했다.

사진작가로서 행보도 꾸준하다. 그는 지난해 제40회 무등미술대전에서 작품 ‘인생길’로 최고상인 문화체육부장관상을 수상했다. 굽이진 길 위를 걷는 사람들의 뒷모습을 담은 사진에 “가는 세월 오는 세월/굽이진 허리 등선 위로/걸어오는 청춘의 행진/교차하는 두 갈래 길”이라는 짧은 구절을 붙여, 우리네 인생길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작가는 “우리의 걸어온 길과 앞으로 나아갈 길, 오가는 인생의 교차점을 사진과 시로 표현한 작업”이라며 “앞으로도 ‘인생’과 ‘길’이라는 주제를 마지막까지 놓지 않고 작업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디카시집 발간과 함께 출판기념 사진초대전도 열린다. 시집 ‘괜찮아’에 실린 작품 가운데 25점을 선별해 선보이는 전시가 오는 12월14일까지 ACC디자인호텔 갤러리에서 관객을 만난다. 사진과 함께 이에 대응하는 디카시 25편을 한 화면처럼 구성해, 벽에는 사진을 걸고 그 아래에는 한 줄 한 줄 잘라낸 시 구절을 따로 부착했다.

전시 기간 중인 24일에는 ㈔한국생명사랑재단이 같은 공간에서 ‘희망의 씨앗 후원의 날’을 연다. 작가는 이날 전시장에서 판매되는 시집과 사진 작품 수익의 일부를 생명나눔 기부금으로 후원할 계획이다.

“지금 시대가 너무 암울하잖아요. 다들 많이 지치고 힘들어하는 걸 느낍니다. 이 시집이 살아가는 길에서 잠시 주저앉고 싶을 때, 사진 한 장을 보고 짧은 시 한 줄을 읽으며 ‘그래도 괜찮아’ 하고 마음을 토닥이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최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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