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쿠자 두목의 아들, 여장남자로 정점에 서다…1200만명 홀린 걸작
교포 이상일 감독 작품…내년 오스카 출품
“혈통과 외부인 갈등·발전에 관한 이야기”

낭만도 잠시, 경쟁 야쿠자 조직의 급습으로 오야붕은 살해당하고 조직은 와해된다. 한지로는 키쿠오를 실질적 양자로 들인다. ‘가부키 견습생’ 신분. 주어진 훈련은 혹독했다.
하지만 키쿠오 옆엔 한지로의 외아들이자 일생일대의 라이벌 슌스케가 있었다. 혈통을 신성시하는 가부키계에서 슌스케는 걸음마도 떼기 전에 부친의 명성을 온몸에 뒤집어쓴, 예정된 스타였다. 둘은 알게 된다. 키쿠오는 슌스케가 물려받은 피를, 슌스케는 키쿠오의 천부적 재능을 질시하리란 것을.
일본에서 1200만 관객(14일 기준)을 동원하며 돌풍을 일으킨 걸작 ‘국보’가 한국에서 19일 개봉한다. 일본판 ‘패왕별희’이자 걸작 ‘아마데우스’를 연상케 하는 명작으로 순수예술을 통해 인간의 길을 묻는 작품이다.
지병 악화로 한지로가 피를 토하며 쓰러지면서 후계 구도를 둘러싸고 갈등이 폭발한다. “아버지의 빈자리를 채우려면 아들이 무대에 서야 한다”는 논리 이면에서 한지로가 친아들 슌스케 대신 견습생 키쿠오를 선택해서다.
한지로의 결정은 대서특필됐고, 슌스케는 충격 속에서 집을 떠난다. 8년이 지나 재회한 두 사람은 각자의 몰락과 환희를 반복하며 경쟁하고 가부키의 신화적 인물을 일컫는 호칭인 ‘국보’를 향해 내닫는다.

‘국보’는 남성이 여성 배우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1993년 칸 황금종려상 수상작 ‘패왕별희’와 빼닮았다.
17세기 가부키 중심 배우는 당초 여성이었으나 매춘과 접대 요구가 횡행하면서 에도 막부는 ‘성인 남성’만을 가부키 배우로 썼다고 한다. ‘패왕별희’의 주인공 두지(장국영) 역시 ‘여장남자’ 배우란 점, 버려진 고아란 점, 재능만으로 전설적인 경극 배우 반열에 오른다는 점, 또 한 여인을 중심으로 동료 배우와 삼각관계를 이룬다는 점에서 ‘국보’는 ‘패왕별희’의 21세기 변주다.
또 천재를 향한 범재의 극단적 질투심을 전면화한다는 점에서 모차르트를 파멸시킨 살리에리를 다룬, 1985년 아카데미상 작품상 수상작 ‘아마데우스’를 떠올리게 한다. 슌스케는 살리에리의 다른 이름이다.
![영화 ‘국보’의 한 장면. [NEW]](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1/16/mk/20251116192704520vojf.png)
‘국보’의 감독은 재일교포 3세인 이상일 감독이다. 내부자이면서 동시에 이방인인 ‘경계인’의 정체성이 ‘국보’에 투영된 것으로 보인다.
13일 기자들과 만난 이 감독은 “혈통으로 계승되는 분야에서 핏줄로 계승되는 존재가 있는 한편, 혈통 없는 외부인도 있다. 두 명이 갈등하면서도 같이 발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혈통과 외부에서 온 인간이라는 영화의 구조는 제가 태어나면서부터 가진 요소와 겹친다”며 “다른 어떤 나라에서보다 한국 관객분들이 그런 점을 더 잘 느껴달라”고 당부했다.
‘국보’는 내년 3월 열리는 미국 아카데미상의 일본 대표 출품작으로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 ‘그저 사고였을 뿐’ ‘어쩔수가없다’ ‘센티멘털 밸류’ ‘프랑켄슈타인’ ‘F1’ ‘부고니아’ 등과 경쟁을 앞두고 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20일 새벽잠 다 잤다”…‘이 회사 실적발표’에 전세계가 긴장한 이유 - 매일경제
- “집 사기 더 어려워지겠네”…주담대 금리 2년 만에 다시 6%대로 ‘훌쩍’ - 매일경제
- “모건스탠리 믿고 풀매수했는데”…하이닉스 주가 하루새 8.5% 증발 - 매일경제
- [속보] 현대차그룹, 5년간 국내에 ‘역대 최대’ 125.2조 투자…로봇공장 구축 - 매일경제
- 삼성, 5년간 R&D 등 450조원 국내 투자...반도체·일자리 창출 집중 - 매일경제
- “S대 졸업한 아들, 반년째 방에만 있네요”…고학력 장기백수 3.5만명 - 매일경제
- 아내는 30년 냉동 중인데…남편은 새 여친 맞이 ‘도덕성 논란’ - 매일경제
- ‘호반가 며느리’ 김민형 전 아나운서, 직원들에게 ‘훅’ 감동한 사연은 - 매일경제
- 국민 10명 중 6명 주택 소유 … 수도권 집값은 8.7년치 연봉 - 매일경제
- “좋은 모습 기대한다”→5타수 2안타 1타점→5타수 3안타 2득점…완패에도 빛났던 ‘국가대표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