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광고 놀이터 된 공공기관 웹사이트

양세호 기자(yang.seiho@mk.co.kr) 2025. 11. 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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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대포통장 거래 계정들
구글 검색엔진 알고리즘 악용
공공기관 홈피에 검색 반복해
검색 상단에 계정노출 유도
61개 공공기관 홈페이지에
불법 광고 1169건 숨겨둬

마약 판매, 대포통장 매입 등 불법거래를 안내하는 광고 문구가 검색엔진 업체인 구글을 통해 '공공기관 홈페이지' 곳곳에 뿌리내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불법광고 업자들은 구글의 검색엔진이 신뢰도 높은 웹페이지 검색 결과를 상단에 배치하는 알고리즘을 역이용하고 있지만 공공기관들은 각종 불법광고가 기관 홈페이지에 숨겨진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16일 매일경제가 불법광고에 활용된 텔레그램 계정(ID) 100개에 대한 구글 검색 결과를 분석해보니 지난달 말 기준 971개 웹사이트에서 총 1만536건의 불법광고가 발견됐다. 이 가운데 'go.kr'을 도메인으로 사용하는 공공기관 홈페이지에 숨겨진 불법광고는 총 61개 사이트에서 1169건으로 파악됐다. 불법광고 10건 중 1건 이상이 공공기관 홈페이지를 게시판으로 활용하고 있는 셈이다.

공공기관 등 웹사이트에 마련된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하면 해당 사이트에선 이와 관련한 별도의 인터넷주소(URL)를 생성한다. 불법광고를 각 사이트에 숨겨두는 이들은 공공기관 웹사이트에서 이 같은 검색 작업을 반복적으로 수행해 구글 등 검색엔진이 해당 URL을 수집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구글 검색엔진은 신뢰도가 높은 공공기관 등의 웹사이트를 검색 결과 최상단에 배치하는 알고리즘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불법광고는 게시글 형태로 올라와 홈페이지 관리자가 삭제할 수 있었지만, 최근 확산하는 유형은 관리자가 즉각 조치를 취하기 어렵다는 게 특징이다. 예를 들어 구글에서 '가상화폐 환전' '대포통장 매입' 등을 검색하면 해당 키워드를 포함한 검색 결과가 조회된다. 이를 클릭해 새 웹페이지를 띄우면 무질서하게 나열된 키워드와 함께 '적용된 검색어에 대한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라는 안내 문구가 나온다. 이때 '적용된 검색어'에 '법인장(법인통장) 삽니다' '통장 임대' 등 불법을 암시하는 문구와 함께 텔레그램 계정이 노출된다. 구체적인 내용은 해당 텔레그램 계정으로 문의하라는 취지다.

지난달 말 기준 이 같은 불법광고가 가장 많이 숨겨진 곳은 보건복지부 홈페이지로 나타났다. 복지부 홈페이지에선 345건의 불법광고가 확인되는데 이 가운데 마약 거래 광고글도 확인됐다. 복지부 관계자는 "해당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며 "구글코리아에 관련 게시물 삭제 요청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복지부에 이어 나주시 320건, 인천시 103건, 우체국 쇼핑몰 68건, 생활법령정보센터 48건, 산업통상부 35건, 개인정보보호위원회 23건 순으로 불법광고가 많이 숨겨져 있었다. 19건의 불법광고가 조회된 국세청 홈페이지에선 가상자산을 이용한 돈세탁을 암시하는 불법광고가 걸리기도 했다.

불법 텔레그램 계정 광고는 '언더키워드 노출' 또는 '블랙키워드 노출' 등 명칭으로 형성된 암시장에서 성행하고 있다. '검색엔진최적화'(SEO) 전문업체를 자처하는 이들은 프리랜서 플랫폼 등에서 '월 250만원을 지불하면 어떠한 내용이든 구글 검색 결과 3페이지 이내에 걸리게 해주겠다'고 영업 중이다. 일회성 작업으로 끝내지 않고, 비용을 지불한 기간에 수시로 불법광고를 대행해 주겠다는 것이다.

디지털 서비스 개방 업무를 총괄하는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공공기관 디지털 서비스의 접근성, 개방성과 관련해 크롤링(온라인 데이터 자동 수집) 서비스를 어디까지 개방해야 하는지 정책적인 딜레마가 있다"며 "어느 정도로 공개할 것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공공기관이 검색엔진의 크롤링 작업에 무작위로 노출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윤대균 아주대 소프트웨어학과 교수는 "공공기관 내 검색 결과가 임시 저장되는데 그 내용이 크롤링을 통해 조합되는 것"이라며 "구글이 크롤링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불법광고가 숨겨진 공공기관 홈페이지가 검색 결과에 노출되는 현상과 관련해 구글코리아 측은 "규정대로 처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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