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안정' 숙제 받아든 구자현 신임 대검 차장…항소포기 매듭 풀까

폐지가 1년도 채 남지 않은 검찰이 13년 만에 검사들의 집단 반발로 검찰 수장이 물러나는 위기를 맞았다. 구자현 신임 대검찰청 차장검사(검찰총장 직무대행)가 이 같은 어수선한 조직 분위기를 수습해야 하는 중책을 떠안게 됐다.
문제는 이번 일의 출발점이었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경위와 윗선 개입 의혹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노만석 전 대행이 구체적인 해명 없이 사퇴한 상태다. 검찰 안팎에서는 명확한 해명 없이는 조직 수습이 어렵다는 분석이이 많지만 현실적인 제약이 크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구 대행은 전날부터 서울 서초구 대검 청사에 출근해 업무를 시작했다. 항소 포기 여파로 뒤숭숭한 조직 분위기를 추스르기 위해 시급한 현안부터 빠르게 처리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구 대행은 지난 14일 임명 직후 기자들과 만나 "검찰 조직이 안정화되고 맡은 본연의 책무들을 성실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최우선 가치를 두고 업무에 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노 대행이 항소 포기 과정에 대해 말을 아낀 채 떠나면서 갈등의 불씨는 여전한 상황이다. 대검이 항소 포기 결정을 하게 된 구체적인 법리적 근거나 경위는 공개되지 않아서다. 노 대행은 퇴임사에서 "더 설득력 있게 결정하고 소통하지 못했다"고만 했고, 한 언론 인터뷰에서도 "(윗선의 생각을) 받아들이는 순간 내 생각이고 내 결정이 됐기 때문에 외압을 받았다는 것은 우스운 이야기"라며 외압설을 부인했다.
하지만 검찰 내부에서는 여전히 납득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박영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은 지난 13일 검찰 내부망(이프로스)에 "대검 차장과 서울중앙지검장의 사퇴로 봉합할 일이 아니다"라며 "정치적으로 민감하고 이해충돌이 명백한 사건에서 정권과 법무부의 개입을 방지하고 검찰이 외압에 흔들림 없이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라도 항소 포기 의사결정 과정을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 대행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여있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항소 포기 의혹을 정면 돌파할 경우 당시 내부 보고 라인과 결재 과정, 외부 개입 여부 등을 파헤쳐야 해 정치권의 반발과 윗선 개입 논란이 더 커질 공산이 크다. 반대로 사안을 덮어두면 내부 불신이 더 악화해 조직 결속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질 수 있다.
게다가 여권은 집단반발한 검사들에 대한 강등, 파면과 같은 강도 높은 징계를 예고하고 있다. 항소 포기와 관련한 내부의 동요가 채 가라앉기도 전에 정치권에서 강력한 발언들이 쏟아지면서 구 대행이 구성원들을 설득할 수 있는 공간도 더욱 좁아지고 있다.
아울러 이번 사태는 단순한 내부 갈등에 그치지 않고 검찰 조직의 존립과 직결된 후속 입법 국면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됐다.
내년 10월 검찰청 폐지 이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등 형사사법체계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보완수사권 유지, 전건송치 부활 등 검찰의 요구를 어디까지 관철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다. 논의 결과에 따라 검찰청사 사용여부나 조직 규모가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조직의 사활을 걸어야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항소 포기 사태로 대검 지휘부의 신뢰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구 대행이 실질적인 협상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관건은 법무부와의 관계 회복이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이번 항소 포기와 관련한 '윗선 개입'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만큼 양측 간 신뢰회복 없이는 조직 안정은 물론 후속 입법 대응도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고검장 출신 변호사는 "대검에 (구 대행의) 참모를 제대로 할 만한 사람을 인사를 해야할 것 같다"며 "이런 위기와 난국을 어떻게 헤쳐나갈 지 참모들이 옆에서 도움을 잘 줘야하는데 노 대행 때부터 그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치인들은 정치적 입장에서 얘기하는 것이지만 (검찰이) 거기에 자꾸 좌지우지되면 안 된다"라며 "사법업무 종사자들이 어떻게 행동하고 어떻게 일을 해야 되는지를 다시 되새겨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조준영 기자 cho@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뇌신경 마비 김윤아 "언제 죽을지 몰라"…갑자기 달라진 태도 고백
- 59세 김수용, 촬영장서 실신해 '심폐소생'까지…중환자실 입원
- "공주는 외로워"…한평생 사랑받았던 여배우 별세[뉴스속오늘]
- "나도 하고 싶다"…이효리, 팬 요청에도 '스모키 화장' 거절한 이유
- 박봄, '박봄♥이민호' 올렸다가 급삭제… 하루 만에 또 셀카 공개
- 에이비엘바이오·알테오젠, 기술사업화 진화…'빅파마 지분투자부터 첫 상용화까지'
- [르포] 떡집 15만원·국숫집 50만원…"일수꾼 아닙니다" 시장 누비는 2인조
- [단독]한화오션, 영국·캐나다 해군 MRO도 수주…글로벌 시장 공략
- "열이 심해 반차냈어요"…독감 환자 12배 급증, '콜록' 학생도 늘어
- 버려진 2살·3살 형제…아빠는 구치소에, 엄마는 나 몰라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