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투자 '2,000억 달러' 어디에?…전력 인프라 1순위

박선호 2025. 11. 16.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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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반도체·핵심광물 등 전략 산업 투입 전망…'전력 인프라'에 힘쓸 듯
산통부 김 장관 "한국 기업 최대한 참여토록 노력할 것"
미국 보글 원자력 발전소 / 사진=AP 연합뉴스


한국이 미국과 체결한 투자 MOU에서 총 3,500억 달러(약 509조 원)의 대미 투자 패키지를 확정 지은 가운데 현금 투자 방식으로 결정된 2,000억 달러가 어느 곳에 쓰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한국에서 2,000억 달러, 일본에서 5,000억 달러를 현금으로 투자받아 에너지, 반도체, 핵심 광물 등 전략 산업에 투입하겠다고 제시했습니다.

따라서 이제는 미국에서 진행될 초대형 '관급 공사' 시장에 우리 기업 참여를 극대화해 대미 투자금이 최대한 한국 경제에 이익이 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민·관의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오늘(16일)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에 따르면 한국의 대미 투자는 크게 미국 정부가 주도권을 잡고 재량껏 투자하는 2,000억 달러 현금(지분) 투자와 한국이 자율권을 갖고 민간 기업 투자, 대출, 보증을 유연히 섞어 구성하는 1,500억 달러 조선업 투자로 나뉩니다.

한국에 앞서 투자 MOU를 체결한 일본은 5,500억 달러 투자금 전액을 직접 투자하게 돼 있습니다.

미국은 이렇게 한일에서 받기로 한 총 7,500억 달러(약 1,090조 원)라는 막대한 투자금을 자국 첨단 산업 육성과 희토류, 핵심 광물 등 핵심 공급망 중국 의존도 낮추기를 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동맹인 한국과 일본을 압박해 마련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한미 투자MOU는 "투자는 경제 및 국가 안보 이익 증진에 기여할 것으로 보이는 분야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여기에는 조선, 에너지, 반도체, 의약품, 핵심 광물, 인공지능, 양자 컴퓨팅 등이 포함되나 이에 국한하지 않는다"고 규정했습니다. 이는 미국에 폭넓은 재량권을 준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국제사회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얻은 투자금을 높은 리스크 탓에 민간 투자가 잘 이뤄지지 않은 원전 등 에너지 분야에 특히 집중해 투자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중 간 'AI 전쟁'이 컴퓨팅 파워(연산력) 확충 경쟁 양상으로 벌어지는 가운데 미국은 구글, 메타, 오픈AI 등 민간 빅 테크를 중심으로 AI칩 구매와 데이터 센터 구축에서 천문학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발전소와 변전소·송배전망 등 전력 인프라 구축이 이를 따라가지 못해 심각한 병목 현상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한일 투자금을 민간 투자 공백이 있는 대형 원전과 SMR을 포함한 에너지 인프라 확장 속도를 높이는 데 투입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 중입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런 구상은 일본과의 투자 구체화 흐름 속에서 명확히 드러났습니다.

미일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달 방미를 계기로 미일 투자 MOU의 대략적 투자 방향을 제시하고 참여 후보 기업까지 거명한 공동 팩트 시트를 냈습니다.

대형 원전 건설, SMR 건설, 기타 발전소, 변전소와 송전망 등 전력 계통 건설에 총투자액 5,500억 달러 중 절반이 넘는 3,32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습니다.

원전 확대 행정명령 서명한 트럼프 대통령 / 사진=EPA 연합뉴스


미국은 앞으로 있을 한국과 추가 논의 과정에서 2,000억 달러 대미 투자금 중 상당액을 원전을 비롯한 에너지 부문에 투입하겠다는 요구를 해올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4일 한미 협상 타결 소식을 직접 전하면서 "양국은 앞으로 조선과 원전 등 전통적 전략 산업부터 인공지능, 반도체 등 미래 첨단 산업에 이르기까지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협력적 파트너십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한국의 자율적 투자가 보장된 조선을 제외하면 원전을 최우선 투자 대상으로 지목했다고 해석됩니다. 우리 정부도 대미 투자금 중 상당 부분이 트럼프 대통령이 육성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원전 분야에 투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음이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국정 과제'인 알래스카 LNG 가스 프로젝트도 한일 투자금 투입 가능성이 우선 검토될 사업 중 하나로 거론됩니다.

한일 양국이 제공하는 자금의 투자처를 사실상 결정할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지난달 30일 엑스(X·옛 트위터)에서 한국으로부터 투자받을 2,000억 달러 투자 대상과 관련해 "알래스카 천연가스 파이프 라인, 에너지 기반 시설, 핵심 광물, 첨단 제조업, 인공지능과 양자 컴퓨터가 포함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밖에도 한일 투자금은 희토류·핵심 광물 탈 중국 공급망 구축, 미국 내 신규 조선소·의약품 공장 건설, 양자 프로젝트 등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 사업' 사업에 쓰이게 될 전망입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남은 임기가 3년 가량이라는 점에서 한일의 천문학적 투자가 과연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고 보는 회의론도 존재합니다.

특히 한국의 경우 2,000억 달러 투자를 약속했지만 연간 투자 금액을 200억 달러로 제한해 남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임기 동안 투자 가능한 금액은 600억 달러 수준입니다.

또 한미, 미일 투자 MOU 모두 법적 구속력이 없고 서명 당사자는 언제든 일방적으로 파기를 선언할 수 있습니다.

대미 투자가 눈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제는 각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의 참여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부는 향후 구체적 개별 프로젝트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우리 기업의 참여권을 최대한 보장받는 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14일 기자회견에서 "(투자) 프로젝트들이 우리 기업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대한 기업 요구와 수요를 반영해서 운용할 예정"이라며 "3,500억 달러가 국익에 부합하게 사용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습니다.

[박선호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seonho.bak.busi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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