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도 안 자고 70일 봐야 끝난다…美 방송도 혀내두른 이곳의 정체

김덕식 기자(dskim2k@mk.co.kr) 2025. 11. 16.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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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라미드 근처.

화려한 불꽃놀이가 밤하늘을 밝히고, 수많은 드론이 빛을 내뿜으며 투탕카멘의 가면과 전차, 왕좌, 관을 하늘에 그렸습니다.

박물관 위층으로 올라가면 유리벽 너머로 기자 피라미드가 또렷하게 보입니다.

박물관 안에서 바라보는 피라미드 풍경은 마치 과거와 현재가 한자리에 있는 듯한 신비한 느낌을 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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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 이집트대박물관 개관
[이집트대박물관 공식 홈페이지]
지난 1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 외곽 기자(Giza) 피라미드 근처. 화려한 불꽃놀이가 밤하늘을 밝히고, 수많은 드론이 빛을 내뿜으며 투탕카멘의 가면과 전차, 왕좌, 관을 하늘에 그렸습니다.

저 먼 나라 이집트에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요? 이날은 바로 이집트대박물관(GEM·Grand Egyptian Museum)이 정식으로 개관한 날입니다. 2005년 착공 이후 무려 20년의 준비 끝에 드디어 문을 열었습니다.

이집트대박물관의 피라미드와 나란히 서 있는 현대식 건물입니다. 외관은 유리와 철골 구조로 이뤄져 있고, 출입문은 황금빛 삼각형 형태로 디자인돼 피라미드를 연상시킵니다.

규모도 상상을 초월합니다. 축구장 70개 정도 크기(약 50만㎡)로 전 세계 박물관 중 압도적으로 가장 큽니다.

전시 유물 수는 5만7000점 이상으로,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약 3만5000점)을 훌쩍 뛰어넘습니다. 단일 문명으로 세계 최대 규모입니다.

미국 CBS방송은 “잠도 안 자고 봐도 모든 전시를 보는 데 70일이 걸릴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박물관 입구로 들어서면 제일 먼저 화강암으로 된 람세스 2세의 거대한 석상이 관광객을 압도합니다. 이 석상은 높이 11.3m, 무게 83t으로, 성인이 옆에 섰을 때 석상의 발목 정도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안쪽엔 ‘거대한 계단(Grand Stairs)’ 설치물도 있습니다. 계단을 오르내리며 고대 이집트 왕과 여왕의 조각상을 자연스럽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박물관 위층으로 올라가면 유리벽 너머로 기자 피라미드가 또렷하게 보입니다. 단순히 유물을 보는 공간을 넘어 이집트 문명 전체를 느끼고 체험하는 공간으로 설계됐습니다.

1일(현지시간) 이집트대박물관 개관식 연설하는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 [이집트 대통령실]
이 박물관에서 가장 주목받는 유물 중 하나는 ‘투탕카멘의 황금 가면’입니다. 높이 54㎝, 너비 39.3㎝로 박물관에 전시된 다른 유물에 비해 크지는 않지만, 황금빛으로 반짝이며 관광객의 발걸음을 붙잡습니다. 이 가면은 고대 이집트 예술과 기술의 정점을 보여주는 유물로 꼽힙니다.

이집트 정부는 이번 박물관 개관으로 관광 산업의 부흥을 꿈꾸고 있습니다. 연간 500만명 이상이 박물관을 찾을 것으로 예상돼 코로나19 이후 침체된 관광업 회복에 큰 도움이 될 전망입니다.

또 해외로 반출된 유물을 되찾아오는 데 유리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과거 유럽 국가들이 이집트 유물을 대거 가져갔지만 ”이집트는 유물을 관리할 능력이 부족하다“며 돌려주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대박물관 개관으로 이집트가 현대적 보존 능력을 보여준다면 유럽에 있는 유물들이 고국으로 돌아올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1일(현지시간) 이집트대박물관 건물 사이로 기자 대(大)피라미드가 보인다. [EPA 연합뉴스]
이 박물관의 안내판은 아랍어, 영어, 일본어 세 가지 언어로 쓰여 있습니다. 일본어가 포함된 이유는 일본이 이집트대박물관 건립에 재정과 기술을 지원했기 때문입니다.

이집트와 일본은 이 박물관을 ‘양국 협력의 상징’이라고 표현합니다. 일본처럼 정부나 공공기관이 개발도상국 발전을 돕기 위해 자금과 기술을 지원하는 제도를 공적개발원조(ODA)라고 합니다. 이번 이집트대박물관 개관이 ODA의 대표적인 사례가 된 것이죠.

수천 년의 역사를 품은 이집트 문명이 이제는 현대식 건물에서 새 생명을 얻었습니다. 박물관 안에서 바라보는 피라미드 풍경은 마치 과거와 현재가 한자리에 있는 듯한 신비한 느낌을 준다고 합니다. 이집트대박물관은 단순한 전시 공간이 아닌, 인류 문명 전체를 담은 거대한 시간여행의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김덕식 기자·정주희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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