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 트럼프·베이비 푸틴… AI 조작·선동정치 SNS 판친다 [세계는 지금]
트럼프, 3년간 가짜 영상 62회 게시
경쟁자 겨냥 영상은 최소 14번 달해
反지지 국민엔 오물 투척 등 조롱도
中 관영매체 관세 비판 비디오 공개
中대사 대변인은 MAGA펭귄 조롱도
러선 정상들 아이 묘사 애국심 부여
전문가들 “정치소통 방식 변화 방증”
표현 자유, 민주주의 위협행위 우려
“윤리적 기준·책임 소재 명확화 시급”


12일(현지시간) 외신 등에 따르면 AI 기반의 영상과 이미지를 ‘정치적 도구’로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대표적인 인물은 트럼프 대통령이다. 정책을 홍보하거나 본인을 미화할 때도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제일 활발하게 AI 영상과 이미지를 사용하는 경우는 정치적 경쟁자를 공격할 때다. 뉴욕타임스(NYT)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 게시물을 분석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이 2022년 말부터 올해 10월까지 AI가 생성한 영상이나 이미지를 최소 62회 게시했다고 전했다. 민주당 지도자와 공화당 내 경쟁자들을 겨냥하는 데는 최소 14번의 게시물을 올렸다고 짚었다.
지난달 여야가 내년 예산안 협상에 난항을 겪으며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이 임박했을 때도 그는 이틀 연속 민주당 소속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를 우스꽝스럽게 묘사한 AI 영상을 SNS에 게재했다. 지난 7월에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수갑을 차고 교도소에 수감되는 AI 동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국내 정치를 넘어 외교 영역에서 AI 제작 영상·이미지를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 CGTN은 지난 4월 AI 영상이라는 사실을 밝히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비판하는 2분42초짜리 분량의 뮤직비디오를 엑스에 공개했다. 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한 관세가 평범한 미국인의 삶에 고통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내용이다. 비슷한 시기 류펑위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AI가 생성한 ‘MAGA(Make America Go Away·미국을 사라지게)’라는 문구가 적힌 모자를 쓴 펭귄 이미지를 공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를 부과한 국가 중에 사람이 살지 않고 펭귄만 사는 남극 근처 허드 맥도널드 제도가 포함됐다는 것을 조롱하려는 의도다.
러시아의 한 매체는 지난 8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함께 미국을 찾은 유럽 지도자들이 백악관 복도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는 AI 이미지를 마치 사실인 양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여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을 해결하고자 각국 정상들을 잇달아 만났다. 때맞춰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썰매를 타고 춤을 추는 AI 영상이 SNS에 확산했다. 가짜 영상이라는 것을 알아도 보는 이들의 인식 속에 무언의 확신을 남길 만큼의 효과는 충분하다. 이로 인해 러시아 매체의 보도에 특정 의도가 깔린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광속으로 발전하는 AI 기술은 SNS와 결합하며 여론전의 속도와 확산력을 키웠다. 풍자와 조롱이 섞인 짧고 직관적인 영상, 감정에 호소하는 이미지 한 장은 순식간에 국경을 넘나들고 웃음으로 포장된 정치 메시지는 전통적인 외교 수사보다 빠르고 강하게 퍼진다. AI가 현대 정치 선전의 새로운 도구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효율성 측면에서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AI의 등장으로 정치적 소통 방식도 ‘완전한 변화’를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케이시 마이어스 버지니아공대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에 “AI 기반의 영상은 정적인 이미지보다 큰 추진력을 갖고 있으며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정치적 양극화와 사회적 갈등이 심화하는 상황이다. 풍자와 비방의 구분은 모호해졌고 진실보다 감정이 앞서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있다. 표현의 자유가 진실을 은폐하거나 잠식하게 하는 순간 민주주의는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결국 AI 기술을 악용하는 시도에는 어떤 관용도 있어서는 안 되며 윤리적 책임 기준을 세우는 일이 시급하다는 제언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AI 제작 영상과 이미지의 허용 범위가 모호해지는 지점은 풍자 영역”이라며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 풍자가 강력한 선거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고 강조했다.
윤선영 기자 sunnyday70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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