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시시콜콜] ‘파워 피칭’은 시대의 흐름이다
8위에서 준우승… 한화 바꾼 ‘마운드 혁명’
KBO 지배하기 시작한 ‘150km대 강속구’
WBC 앞둔 韓야구, 영건 어깨에 희망 달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는 올 한해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한화는 KBO리그에서 8위를 기록하며 가을 야구에 탈락했다.
그러나 올해는 달랐다. 정규리그에서 2위를 기록한 뒤 한국시리즈에선 LG트윈스에 1승4패로 져 준우승에 그쳤지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눈부신 성과다.
그렇다면 한화가 달라진 점은 무엇이었을까.
바로 마운드의 변화다. 빠른 스피드를 갖춘 투수들이 올 시즌 초반부터 눈길을 끌었다.
150㎞를 던지는 투수들이 많아진 것인데, 이들은 주무기와 더불어 제구력까지 겸비하면서 한화의 마운드를 시즌 내내 굳건히 지켰다.
한화 문동주는 160㎞, 김서현과 한승혁은 150㎞ 대의 직구 구속을 기록하는 등 강속구 투수의 위력을 보여줬다.
투수들의 가장 선호하는 구질은 바로 직구다. 과거에는 투심 패스트볼이 주류를 이뤘지만 지금은 회전을 더 주기위해 4개의 실밥을 가로질러 잡고 던지는 포심 패스트볼도 던진다.

포심은 회전수가 많아지기 때문에 초속-중속-종속(투수와 포수의 거리에서 나타나는 속도)으로 이뤄지는 구간에서 거의 변화가 없고, 타자들의 경우 볼이 떠오르는 것처럼 느껴져 라이징 패스트볼이라고도 불린다.
특히 이런 강속구 투수들이 변화구까지 장착한다면 타자들의 입장에선 난공불락일 수밖에 없다.
국내 투수들이 150㎞를 던지기 시작한 것은 최근이다. 빠른 공을 갖춘 투수들은 더러 있었지만, 제구력이 좋지 않거나 변화구가 밋밋해 타자들에게 위협적이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신체 조건이 뛰어나고 파워를 갖춘 투수들이 대거 야구판에 등장하면서 한국 야구도 150㎞를 던지는 투수가 많아졌다.
이미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나 일본 프로야구(NPB)에선 150~160㎞의 강속구 투수들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강속구 투수들 덕분에 일본이나 미국 무대에서 뛰는 타자들도 대처 능력이 높아진 탓에 세계 야구의 흐름을 일본과 미국이 주름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한국 야구도 이제 150㎞의 강속구 투수들이 등장해 타자들의 타격 향상도 증가했다는 점이다.

물론 투수들이 빠른 볼을 갖췄다고 해서 무조건 좋다는 것은 아니다. 빠른 볼을 겸비해도 변화구를 섞지 못하면 타자들이 빠른 볼에 익숙해져 타이밍 잡기가 쉬워지고, 제구력이 나쁘면 그만큼 타자들이 볼 카운트에서 유리해지면서 안타를 칠 확률도 높아진다.
야구는 확률 게임이기 때문에 투수들은 타자들이 예상하지 못한 구질의 공을 적재적소에 던져야 하고, 타자는 투수들의 구종을 데이터로 파악한 뒤 볼 카운트 상황에 따라 대처해야만 안타를 쳐낼 수 있다.
물론 느린 볼을 갖춘 투수가 절대적으로 불리한 것은 아니다. ‘느림의 미학’으로 불리며 한때 한국프로야구를 주름잡았던 유희관(전 두산 베어스)이 좋은 예다. 그는 직구와 변화구 속도의 차이가 40~50㎞까지 벌어질 정도로 타자들의 타이밍을 잘 빼앗았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점은 빠른 볼을 던지는 투수가 그만큼 타자들을 잡기에는 유리하다는 얘기다.
내년 3월에는 ‘야구 월드컵’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열린다. WBC는 국제야구연맹(IBAF)이 주관하는 국제 야구대회로 4년 마다 개최한다.
한국은 2006년 WBC 1회 대회에서 5승2패로 3위를 차지했고, 2009년 6승1패로 준우승까지 올랐다.
그러나 2013년 대회에선 2승3패로 7위에 그쳤고, 2017년에는 5승3패로 4위를 마크했다.
이후 코로나19 확산으로 대회는 중단됐고, 내년에 다시 대회를 재개한다.
한국은 2026 WBC에서 C조에 속해 일본, 대만, 호주, 체코와 한 조를 이뤘다.
이번 WBC를 앞두고 한국 대표팀은 20대 초반의 젊은 투수진을 구축했다. 아직 국제 경험은 적지만, 이들이 자신감과 자신의 투구에 믿음을 갖고 던져준다면 세계 무대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으로 기대한다.
/신창윤 기자 shincy21@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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