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깝지만 전북 코치 제스처가 처벌을 피하기 힘든 이유[김세훈의 스포츠IN]

K리그 경기 도중 전북 현대 타노스 코치(아르헨티나·프로연맹 등록 국적 이탈리아)가 심판을 향해 양손가락을 눈꼬리 쪽으로 갖다 대는 장면이 포착됐다. 판정 불만을 표출하는 과정에서 나온 행동이다. 인종차별 논란이 제기되자, 그는 “심판에게 잘 보라는 의미였다”고 해명했다.
인종차별 의도가 없었다고 해서 책임을 면하기는 힘들다. 인종차별을 규정하는 핵심은 ‘행위로 인한 결과와 효과’다. 행위 대상자가 그 행위를 어떻게 받아들이는지가 절대 기준인 셈이다.
팔꿈치를 옆으로 해 양손을 눈꼬리 쪽에 대는 행동은 오랫동안 동아시아인을 조롱하는 대표적 차별 행위로 사용돼 왔다. ‘슬랜티 아이(slanted-eye)’ 제스처, 즉 눈을 찢는 동작과 같은 범주에 속한다. 이 제스처는 상대 눈 모양을 흉내 내며 “너는 이런 눈이어서 잘 보지 못한다”는 의미를 담아왔다. 앞서 말한 것처럼 이런 행위는 스포츠뿐만 아니라 학교·공공장소 등에서도 모두 금기시되고 있다.
전북 코치는 판정에 불만을 품고 항의하는 상황에서 한국인 심판을 향해, 카메라와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비슷한 제스처를 취했다. ‘인종 차별 의도가 아니었다’는 해명을 이해할 수는 있지만, 일반 상식과 국제 수준에서 면책 사유가 되지 않는다. 국제축구연맹(FIFA)과 유럽축구연맹(UEFA), 잉글랜드축구협회 모두 “의도는 책임을 면하지 않는다”, “효과가 의도보다 앞선다” 등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 원칙은 많은 사례에 철저하게 적용됐다. 2017년 콜롬비아 에드윈 카르도나는 수원에서 열린 한국전에서 눈을 찢는 제스처를 했고 “아시아인을 조롱하려던 게 아니었다”고 항변했지만, FIFA는 평가전 5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내렸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우즈베키스탄 팀을 상대로 비슷한 골 세리머니를 한 이사 알레카시르(이란)에게 공식 경기 6개월 출전 정지라는 중징계를 부과했다. “지인 흉내였다”는 등 해명했지만 제스처 형태와 맥락이 인종차별적이라면 ‘의도’는 중요하지 않았다.
이 기준은 손흥민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됐다. 손흥민은 2019년 번리전, 2022년 첼시전, 2023년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인종차별적 제스처를 경험했다. 팬들은 손흥민을 향해 눈을 찢거나 조롱 섞인 손동작을 보였고, 경찰과 구단은 이들의 변명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손흥민이 직접 보지 못했고 방송 카메라에만 잡힌 제스처도 징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손흥민을 향한 게 아니었다”, “다른 사람을 놀린 것뿐”이라는 해명은 기각됐다. 이렇듯 의도가 없었더라도 인종차별적 행동을 했으면 처벌을 받는 게 축구계 관례다.
주먹을 휘둘러 놓고 “화가 나서 한 행동일뿐, 진짜 때릴 의도는 없었다”는 말을 피해자가 수긍할 수 있을까. 욕설을 쏟아놓고 “내 분을 풀려고 한 것이지 너를 향한 게 아니다”라는 주장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행동을 겪은 대상자가 위협과 불쾌감을 느꼈다면 일정 수준 처벌을 받는 게 상식이다.

전북 코치의 해명도 일리가 있다. 정황상 눈을 뜨고 제대로 보라는 뜻으로 한 행위였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 제스처가, 의도와 상관없이, 인종차별 행위에 가까운 것도 부인할 수 없다. K리그가 국제적 기준에 부합하게 인종차별로부터 안전한 경기 환경을 구축하고, 과거 울산 현대 선수 사례와 같은 인종차별에 대한 동일한 판단 기준을 지키려 한다면, 이번 행동에 대한 징계는 불가피하다.
반대로, 징계하지 않는다면 다음에 비슷한 사례에도 징계할 수 없게 된다. 팔꿈치를 옆으로 벌려 손가락으로 눈을 가리키면 인종차별성 제스처라는 걸 알려야 한다. 눈으로 제대로 보라는 뜻은 팔꿈치를 아래로 내리고 검지와 중지로 자신의 눈을 가리키면 된다는 것도 함께 말이다. 다시는 이와 비슷한 행동을 해서는 안된다는 경감심을 심어주는 선에서 ‘적절한’ 징계가 필요하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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