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에 수준급 선수 많이 왔을텐데…김태형에게 170억 FA 선물했다면 역사는 바뀌었을까

윤욱재 기자 2025. 11. 16.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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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형 감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과감했던 롯데의 대투자는 지금까지 명백한 '실패'라고 할 수 있다. 롯데는 2022시즌을 마치고 대대적인 전력보강에 착수했다. FA 시장의 '큰손'으로 등장한 롯데는 FA 포수 유강남과 4년 총액 80억원, FA 유격수 노진혁과 4년 총액 50억원, 그리고 FA 전천후 투수 한현희와 3+1년 총액 40억원에 사인하면서 창단 최초로 외부 FA 3명을 영입하는 결실을 봤다.

이들은 롯데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적임자로 보였다. 하지만 지금껏 몸값에 걸맞은 활약을 한 선수는 1명도 없었다.

유강남은 롯데 입단 첫 시즌이었던 2023년 홈런 10개를 겨우 채우며 체면치레를 했고 지난 해에는 타율 .191로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더니 무릎 수술까지 받으면서 일찌감치 시즌 아웃 판정을 받고 말았다. 올해는 그나마 110경기에서 타율 .274 5홈런 38타점으로 고군분투했으나 롯데가 원하는 결과와는 역시 거리가 멀었다. '금강불괴'라던 몸도 조금씩 고장이 났고 자동 투구 추적 시스템(ABS)이 도입되면서 프레이밍이라는 장점도 무용지물이 됐다.

노진혁의 부진 역시 심각한 수준. 해마다 두 자릿수 홈런을 칠 수 있는 펀치력을 가진 유격수로 각광을 받았으나 정작 롯데에서는 3년간 홈런 7개를 터뜨린 것이 전부였다. 올해는 손목과 허리 상태가 좋지 않아 28경기를 나서는데 그쳤다.

한현희는 롯데에서 점점 존재감이 희미해지는 선수다. 그래도 롯데 입단 첫 시즌이었던 2023년에는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104이닝을 던져 6승 12패 3홀드 평균자책점 5.45를 기록하기도 했는데 지난 해에는 76⅓이닝으로 비중이 줄어들더니 올해는 3경기에서 8⅔이닝 1홀드 평균자책점 6.23을 기록하는데 만족해야 했다. 1군보다 2군에 있었던 시간이 훨씬 길었던 것이다.

'FA 트리오'의 몸값 합계만 무려 170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금도 롯데의 공격적인 행보를 가로 막는 요소가 된다. 올해도 어김 없이 FA 시장이 열렸고 FA 최대어로 꼽히는 박찬호와 강백호 등 롯데의 구미를 당길 만한 선수들이 등장했지만 롯데는 170억 투자 실패의 후유증 때문에 적극적인 투자를 망설이고 있다.

▲ 유강남 ⓒ롯데 자이언츠
▲ 노진혁 ⓒ곽혜미 기자
▲ 한현희 ⓒ곽혜미 기자

벌써 올해로 김태형 감독 집권 체제가 두 번째 시즌을 마쳤다. 두산 시절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과 한국시리즈 우승 3회라는 위업을 달성했던 김태형 감독은 지난 해부터 롯데의 지휘봉을 잡았으나 2년 연속 7위에 그치고 말았다.

롯데는 아이러니하게도 기껏 리그를 대표하는 '명장'을 모셔와놓고 정작 'FA 선물'은 단 한번도 안기지 않았다. 독보적인 우승 커리어를 지닌 사령탑을 영입하는 것은 곧 성적에 올인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더구나 가을야구에 목마른 롯데라면 김태형 감독 체제에서 어떻게든 '결과'를 내야 하는데 'FA 지갑'은 굳게 닫혀 있으니 답답한 행보만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만약 롯데가 김태형 감독 부임 이후 170억원에 달하는 FA 선물을 안겼다면 어땠을까. 정말 그랬다면 롯데의 역사는 바뀌었을까.

당장 지난 겨울만 봐도 최정, 최원태, 허경민, 심우준 등 롯데가 군침을 흘릴 만한 FA 선수들이 쏟아져 나왔다. 물론 롯데가 김원중과 구승민을 붙잡기 위해 75억원을 투자해야 했고 최정 같은 프랜차이즈 스타를 영입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170억원이라는 자금을 갖고 외부 영입을 추진했다면 올해 수준급의 선수들을 확보한 상태로 시즌을 치렀을지도 모른다.

롯데는 올 시즌 리그에 신선한 돌풍을 일으키며 8월 초까지 단독 3위를 유지했다. 김태형 감독은 'FA 선물'이 없어도 기존 전력들을 최대한으로 활용해 팀을 끌고 가려 했다. 하지만 거짓말 같은 12연패의 악몽이 찾아오면서 롯데의 꿈은 산산조각이 났다.

롯데도 여느 구단들과 마찬가지로 모그룹의 지원을 받는 구조다. 모그룹에서 FA 영입 자금을 지원하는 시기가 항상 일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타이밍'이라는 것이 있다. FA 시장에서 170억원을 화끈하게 질렀더니 정작 '우승 감독'에게는 FA 지원이 전무한 '코미디'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내년은 김태형 감독 계약 마지막 해다. 대체 롯데에게는 어떤 '플랜'이 있는 것일까.

▲ 김태형 감독 ⓒ곽혜미 기자
▲ 김태형 감독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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