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부 회동’ 대박난 엔비디아에도 드리워진 그림자…거품론에 정치권 핑퐁까지 [박민기의 월드버스]
스타 버금가는 인기…GPU 26만장 공급 발표
엔비디아, 호퍼·블랙웰 등으로 산업 휩쓸어
인텔 등 경쟁사 맹추격에도 시장 90% 장악
장밋빛 미래 속 ‘주가 급등·AI 버블’ 우려도
美정부의 중국 수출 금지는 풀어야 할 숙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 치킨집에서 치맥 회동을 하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러브샷을 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1/15/mk/20251115181808087czwk.jpg)
오후 7시를 넘어 황 CEO가 등장하자 시민들은 추위 속 고통의 기다림을 한순간에 털어내고 뜨거운 환호로 그를 맞이했습니다. 황 CEO도 ‘인기 연예인 저리 가라’ 할 정도로 시민들의 호응에 화답했습니다. 다섯 걸음마다 한 번씩 멈춰 서며 쏟아지는 사인과 셀카 요청에 응답했고, 2달러 지폐 묶음을 내미는 한 시민의 반복적인 사인 요청에도 흔쾌히 응했습니다. 이후 이 회장이 모습을 드러내자 일부 시민들은 “재용이 형”과 “10만 전자”를 외치며 기업 총수를 향해 연예인 버금가는 애정을 쏟아냈습니다.
회장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 ‘매우 중대한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밝힌 황 CEO의 선물 보따리는 치맥 회동 현장의 열기 만큼 화끈했습니다. 엔비디아는 앞으로 한국 정부와 기업에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총 26만장 공급한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인공지능(AI) 산업이 급성장하는 상황에서 AI 구동에 필수적이지만 물량이 제한돼 전 세계 기업들이 확보에 사활을 거는 GPU를 한국에 우선 공급하기로 한 것입니다. 이 같은 계약을 통해 한국과 함께 AI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것이 엔비디아의 계획입니다.
전 세계 국가와 기업들을 먹여 살릴 미래 먹거리로 급부상한 ‘AI 태풍’의 중심에는 엔비디아가 있습니다. 지난 2022년 생성형 AI가 세계적 주목을 받기 시작한 이후 투자자들은 엔비디아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었습니다. 엔비디아가 AI 하드웨어 분야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AI 생태계를 이끌어갈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들의 베팅은 성공적이었습니다.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은 지난달 말 기준 5조달러(약 7290조원)를 달성했고 일각에서는 엔비디아가 올해 인텔과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 등 주요 경쟁사 2곳의 매출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순이익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최근 몇 달간 이어진 수십억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투자 열풍을 지켜본 관련 업계에서는 ‘AI 골드러시’ 가속화가 여전하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지난 1993년 설립된 엔비디아는 빠른 속도로 GPU 분야의 강자로 거듭났습니다. GPU는 컴퓨터 화면에 표시되는 이미지를 생성하는 핵심 부품으로 수천개의 연산 코어로 구성돼 다수의 계산 작업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이런 성능을 바탕으로 GPU는 빠르게 전개되는 비디오게임에서 구현되는 그림자나 반사광 등 복잡한 3D 렌더링 효과를 실시간으로 구현할 수 있습니다.
![지난 8일 TSMC 연례 체육행사에 참석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사진 출처 = 로이터 연합뉴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1/15/mk/20251115181809406mfyv.jpg)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인 블랙웰은 AI 학습 성능에서 호퍼보다 2.5배 더 높은 성능을 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호퍼와 블랙웰에는 공통적으로 엔비디아 칩이 탑재된 여러 대의 컴퓨터를 하나의 거대한 유닛처럼 연결해 작동시키는 기능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를 통해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고 고속 연산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엔비디아는 자사 제품이 추론 작업에 더 적합하게 활용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왔습니다. 2개의 블랙웰과 1개의 그레이스 중앙처리장치(CPU)를 결합한 슈퍼칩 GB200이 대표적입니다.
인텔과 AMD 등 경쟁사들도 엔비디아에 대적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AMD는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에 자사의 새로운 AI 가속기 대규모 물량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해당 계약과 오라클 클라우드 인프라에 GPU 최대 5만개를 배치하는 합의 등은 AMD가 엔비디아를 대체할 수 있는 대안으로서의 입지를 확보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그러나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이미 절대 강자로 거듭난 엔비디아는 데이터센터용 GPU 시장의 약 90%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장밋빛 미래가 펼쳐져 있는 엔비디아이지만 급격한 주가 상승과 ‘AI 거품론’ 등 불확실성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AI 인프라스트럭처 구축에 투입된 막대한 자금에 비해 실제로는 수익성을 위한 실제 수요가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는 걱정입니다. 그러나 황 CEO는 AI 거품론을 일축했습니다. 그는 AI 기술 산업 전망에 회의적인 정치인들을 설득하고 엔비디아 칩의 중국 판매 금지 규제를 완화하기 위해 전 세계를 순회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황 CEO는 전 세계 기술 박람회와 기업 행사 등에 꾸준히 등장하며 엔비디아의 새로운 제품을 홍보하는 동시에 앞으로 수년간 매년 새로운 플래그십 제품을 출시하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이는 업계 혁신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는 황 CEO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경쟁사들에는 ‘엔비디아는 따라잡을 수 없는 기업’이라는 경고의 메시지가 될 수 있습니다.
엔비디아가 직면한 가장 큰 위협은 미국과 중국 양국 정부입니다. 엔비디아는 지난 4월 중국 기업에 대한 H20 칩 공급 금지 정책으로 55억달러(약 8조원) 규모의 재고 손실을 겪었습니다. 이후 미 정부는 엔비디아 H20 판매 재개를 허용했지만 중국 정부가 보복 조치로 자국 기업들에 엔비디아 제품을 구입하지 말라는 방침을 내리면서 추가 피해가 이어졌습니다. 엔비디아의 블랙웰 칩 중국 수출도 미 정부의 반대로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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