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에 황금 선물 통했나... 스위스, 美관세 39→15% 합의

김보경 기자 2025. 11. 15. 10:5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스위스 기업인들과 면담하고 있다. 탁상 위에 놓인 황금 테두리 시계는 이날 기업인들로부터 선물 받은 롤렉스 시계로 알려졌다. /인스타그램

미국이 스위스에 부과하던 39% 관세를 다른 유럽연합 국가들과 같은 수준인 15%로 낮추기로 합의했다.

14일 스위스 정부는 관세 합의와 함께 2028년까지 미국으로 2000억 달러 규모의 직접 투자를 할 예정이라는 내용이 담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공개했다. 투자 계획으로는 스위스 항공기 제조업체 필라투스의 미국 대규모 공장 건설, 스위스 기차 제조업체 슈타들러의 미 유타주 미국 사업 확장, 그 밖에 제약품과 금 정제 사업에 대한 계획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스위스와의 관세 합의는 이달 들어서 급물살을 탔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월 스위스에 31%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으나, 지난 8월 초 카린 켈러주터 스위스 대통령과 통화한 후 “성미가 나쁘다” “재앙이다”라고 비난한 뒤 무역 불균형 해소에 적극적이지 않다면서 시계·초콜릿·의약품 등 모든 스위스 수입품에 39%로 관세를 인상했다. 올해 3분기 기준 대미 수출이 14%가량 감소하면서 스위스에서는 관세 문제가 해결이 시급한 현안으로 논의됐다.

트럼프가 마음을 돌리는 데는 스위스 기업들의 황금 선물 공세가 큰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이 협상에 실패한 뒤 스위스는 기업가들이 직접 트럼프와 접촉하도록 방향을 바꿨다. 지난 4일 롤렉스·까르티에 등 명품 브랜드를 소유한 기업 리치몬드와 금광업체 MKS팜프 등 스위스 소재 주요 기업들이 롤렉스 골드 시계와 스위스 소재 금 정제 회사 MKS의 특별 조각 금괴를 선물로 챙겨 백악관을 방문했다. 금괴에는 트럼프의 대통령 임기를 기리는 의미로 45번과 47번이 새겨져 있었다.

트럼프는 회담 이후에도 이 선물들을 집무실 책상에 올려두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고, 기자들을 만나서는 “관세를 낮추기 위한 일을 진행하고 있다” “스위스를 돕기 위해 무언가를 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미 매체 악시오스는 한 미국 정부 관계자가 “애플을 이기는 건 힘들었지만 스위스가 해냈다”고 전했다고 밝혔다. 지난 8월 애플 최고경영자(CEO) 팀 쿡은 트럼프에게 애플 로고와 함께 24캐럿 금 각인이 들어간 유리 디스크를 선물했다.

이번 스위스 관세 합의를 두고 값비싼 선물에 영향을 받아 정책을 결정한다며 트럼프에 대한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미국에서는 인플레이션으로 생활비가 증가하고 있다”면서 “백악관이 어려움을 겪는 미국인의 이익보다 기업의 이익을 우선시했다는 증거”라는 비평가들의 발언을 인용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