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정부, 국립현대미술관 작품 95점 무상대여…목록 살펴보니

신지혜 2025. 11. 15.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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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혁림 화백의 ‘통영항(한려수도)’. 2006년작.


윤석열 정부 대통령비서실이 재임 기간 국립현대미술관 작품 95점을 무상 대여했다고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민주당 김준혁 의원실이 밝혔습니다.

'물방울 화가'로 불린 한국 추상미술 거장 김창열의 '회귀' 시리즈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2022년부터 95점 대여…'설치장소 대통령비서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윤 정부 대통령비서실은 2022년부터 올해까지 국립현대미술관(국현) 소장품 가운데 대여가 가능한 작품 95점을 빌렸습니다.

당시 대통령실은 비서실장 명의로 국립현대미술관장에 구체적인 작품명과 대여 기간 등을 명시한 공문을 여러 차례 보냈습니다. 설치장소는 전부 '대통령비서실'이었습니다.

출처 : 국회 교육위 민주당 김준혁 의원실


대통령실은 최소 60일에서, 최장 2년까지 그림을 빌렸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직접 구매한 작품은 유상 대여가 원칙이지만 전부 무상으로 빌려갔습니다.

■ 어떤 작품들 빌렸나

당시 대통령비서실은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중견·원로 작가들의 작품들을 주로 대여했습니다. 정물화부터 풍경화, 추상작품들이 고루 포함돼 있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작품은 '물방울 화가' 김창열 화백의 '회귀 SH200011' 였습니다. 2000년작, 가로 162cm 세로 130.4cm 작품을 2022년 7월 19일부터 12월 18일까지 빌렸다가, 이듬해 10월 6일까지로 대여 기간을 연장했습니다.

지난해 4월 24일 서울 종로구 갤러리현대에서 열린 김창열 화백 개인전. 천자문 위에 물방울을 그려넣는 ‘회귀’ 시리즈가 전시돼 있다. 화면에 보이는 작품은 1995년작 ‘회귀 SA95001’


한국 단색화 대가, 윤형근 화백의 '무제(Untitled 95-75)'는 2022년 10월 7일부터 1년간, 한국 수묵추상 거장 서세옥 화백의 '사공과 학'은 지난해 5월 30일부터 1년간 대통령비서실에 설치할 목적으로 반출됐습니다.

윤형근 화백의 Untitled 95-75. 1995년작. [출처 : 국립현대미술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선택한 그림으로, 10년 만에 문재인 전 대통령 시기 다시 청와대에 걸렸던 전혁림 화백의 대형 작품 '통영항(한려수도)'도 대여 목록에 있었습니다. 2022년엔 77일간, 2023년엔 1년 동안 빌렸습니다.

2019년 7월 18일 청와대. 문재인 당시 대통령과 여야 5당 회동 현장에 전혁림 화백의 ‘통영항(한려수도)’가 걸려 있다. 윤석열 정부 대통령비서실도 이 그림을 1년 2개월 이상 대여했다.


실험적 화풍으로 '한국화의 이단아이자 혁신가'로 불렸던 황창배 화백의 1989년작 '무제' 2점을 비롯해, ▲박광진의 '북한산의 봄'·'한라산' 전경 ▲윤명로의 '겸재예찬' ▲박대성의 산수화인 '분황사', '천지', '동경' ▲임옥상의 '꽃', '달항아리' ▲민정기의 '팔봉산' ▲이왈종의 '제주생활의 중도' ▲2차원 그림처럼 보이는 김병주의 격자 구조물인 '모호한 벽(Ambiguous Wall-doors)' 시리즈도 대여했습니다.

대여 횟수가 가장 많은 작품은 구자승 화백의 '정물'이었고, 송필용 화백의 풍경회화인 '옥류동', '온정리 닭알바위', '장전항에서 바라본 비로봉' 역시 자주 빌렸습니다.

이왈종, ‘제주생활의 중도’(2014) [출처 : 국립현대미술관]


■ 국방부 청사 쓰던 비서실에 수십점?

전시 사실이 공식 확인된 그림은 대통령실 국무회의장에 걸린 고영훈 화백의 '패랭이꽃'과 '난' 등 3점뿐입니다.

2023년 1월 25일 국무회의. 이상민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 뒤에 고영훈 화백의 ‘패랭이꽃’이 걸려 있다.


국방부 청사를 개조한 용산 대통령실은 기존 청와대보다 면적이 작고 행사장으로 쓰는 공간도 협소합니다.

민주당 일각에선 해당 그림들이 한남동 관저로 옮겨졌을 가능성에 주목합니다.

윤 전 대통령 부부는 앞서 경복궁 내 일반관람이 제한된 건천궁을 방문한 이후, 왕실 공예품을 한남동 관저로 빌려가기도 했습니다.

경복궁 건천궁 내부. 2023년 8월 한달간만 일반인에게 개방됐다. [출처 : 문화재청]


국회 문체위원장인 민주당 김교흥 의원실에 따르면, 2023년 3월 14일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은 왕실 공예품 9점을 포장해 용산 청사가 아닌 한남동 관저로 배송했습니다.

이후 국가유산청 전승공예품 은행에서 빌린 무형문화재 제작 전승 공예품 63점도 '대통령실 및 행사지역'에 비치하겠다며 빌려갔고, 이 중 찻잔 1개는 파손해 300만 원을 변상했습니다. 이 공예품들은 윤 전 대통령 퇴임 이후인 올해 4월 반환됐습니다.

이에 대해 김건희 여사 측 유정화 변호사는 이달 11일 "용산 대통령실과 한남동 관저 모두 국빈·외빈 접견 등 공식 외교 활동을 위한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었다"면서 "해당 물품들이 마치 개인 소장품처럼 임의로 좌지우지 되었다는 뉘앙스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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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혜 기자 (new@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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