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PER SELF〉— 성수에 열린 '갤러리27', 세라문이 제안하는 자아의 확장

김민영 에디터 2025. 11. 15.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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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민영 에디터]

갤러리27 세라문 작가 

HYPER SELF — 갤러리27, 자아를 비추는 공간의 시작 

"갤러리27은 단순한 전시장이 아니라, 예술의 시도와 변화가 가능한 실험실이에요."

— CERA MOON

성수동, 오래된 공장 골목 사이로 새로운 감각의 공간이 탄생했다. 갤러리27(Gallery 27).그 첫 문을 연 전시는 예술가 세라문(CERA MOON)의 개인전 〈HYPER SELF〉로, 지난달  27일부터 12월22일까지 관객을 맞이한다.이 전시는 작가의 회고전이라기 보다 예술가가 자신의 세계를 '공간'이라는 매개를 통해 확장하는 선언과 같은 전시이다.

성수동  새로 오픈한 세라문 갤러리27(Gallery 27)
〈HYPER SELF〉갤러리27 개관전 오프닝
〈HYPER SELF〉갤러리27 개관전 오프닝

공간으로 확장된 자아

세라 문에게 갤러리27은 새로운 시작점이다. 그녀는 "작가로서 오랜 시간 작품을 해왔다면, 이제는 공간을 통해 예술의 확장을 시도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곳을 단순한 전시장이 아닌 시도와 변화가 가능한 '예술적 실험실'로 만들었다.

"개관전을 제 개인전으로 연다는 건 솔직히 부담이었지만 이 공간의 첫인사를 가장 솔직하게 보여줄 수 있는 건 제 작업이었어요."

그 말처럼 〈HYPER SELF〉는 갤러리27의 첫 서문이자, 그녀가 앞으로 펼쳐나갈 예술적 방향성을 담은 자기 선언이다.

〈HYPER SELF〉전시중에서

숫자 27의 상징 — 불완전함 속의 에너지

'갤러리27'이라는 이름은 주소에서 비롯됐지만, 그 숫자는 단순하지 않다. 세라 문은 "27이라는 숫자에는 불완전하지만 강렬하게 타오르는 예술의 에너지가 있다"고 설명한다.바스키아, 커트 코베인, 에이미 와인하우스처럼 스물일곱의 나이에 생을 마감한 예술가들을 떠올리며, 그녀는 "27은 젊음과 실험, 그리고 타오르는 창조의 감각을 상징한다"고 말한다.이 숫자는 곧 성수의 감성과도 맞닿아 있다 — 레트로함과 현대적 힙함, 완성과 미완성의 경계가 공존하는 곳.

〈HYPER SELF〉전시중에서
〈HYPER SELF〉전시중에서

〈HYPER SELF〉 — 나를 비추는 거울, 나를 해방하는 장치

이번 전시의 제목인 〈HYPER SELF〉는 '자아의 확장'을 뜻한다. 금속으로 이루어진 조형물들은 단순히 반사하는 거울이 아니라, 스스로의 내면을 비추는 장치이자 해방의 매개체다.

"금속을 닦고 연마하는 행위는 표면을 빛나게 하는 동시에, 내면을 비워내고 정화하는 과정이에요."그 위에 새겨진 문구들은 자존감, 존재의 자유, 자기다움 등 우리가 일상 속에서 잃어버린 감정의 파편들을 담고 있다.

관객이 작품 앞에 서는 순간, 금속의 표면은 그들의 얼굴과 감정을 비춘다.그 반사된 시선 속에서 '나'는 고정된 존재가 아니라 계속 변화하며 확장되는 자아로 거듭난다.


 

갤러리27 세라문 작가 
갤러리27 세라문 작가 

작가와 기획자, 두 시선의 균형

세라 문은 이번 전시에서 작가이자 기획자라는 두 역할을 함께 맡았다."아티스트로서의 저는 내면의 이야기를 만들고, 디렉터로서의 저는 관객의 감정을 설계합니다."〈HYPER SELF〉는 그 두 시선이 교차하며 완성된다.

공간의 조도, 동선, 시선의 흐름까지 모두 작가의 의도가 섬세하게 스며 있다. 그 결과, 관객은 단순히 작품을 '보는' 것이 아니라 공간 전체를 통해 '경험'하게 된다.

〈HYPER SELF〉전시중에서
갤러리27 세라문 작가 
갤러리27 세라문 작가 

 


성수, 감각의 실험실

성수는 지금 서울에서 가장 역동적인 예술의 기운이 흐르는 곳이다.과거의 공업지대와 새로운 창작자들의 문화가 공존하는 이곳에서 갤러리27은 "누구나 쉽게 들어와 호기심을 느끼고, 함께 웃고, 느끼고, 참여할 수 있는 열린 예술 공간"을 지향한다.

1층에는 금속과 도예를 배울 수 있는 아카데미가, 지하에는 목공방이 자리해 있다.이 공간은 전시와 교육, 실험이 공존하는 구조를 이루며 예술이 '감상'에서 '체험'으로 확장되는 과정을 실현한다.


infinite me — 무한히 확장되는 자아

세라 문은 〈HYPER SELF〉의 메시지를 한 문장으로 요약했다.

"infinite me — 끝없는 가능성을 지닌 나."

갤러리27은 이번 전시를 시작으로, 오는 12월 27일부터 2026년 2월 23일까지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박한홍 작가의 초대전을 이어간다.그녀는 "갤러리27이 대중과 공감하면서도 새로움을 잃지 않는 전시를 꾸준히 선보이는 공간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성수의 작은 거리에서 시작된 갤러리27은 이제 한 예술가의 자아를 넘어, 모두의 '무한한 나'를 발견하게 하는 거울로 확장되고 있다.


갤러리27 세라문 작가 
갤러리27 세라문 작가 

 

스포츠한국 김민영 에디터 mingkim@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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