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투자해서, 월 208만원 벌어요"…망하지 않아 버틴다는 자영업자 '평균의 삶' [은퇴자 X의 설계]
'퇴직 후 창업' 5년 생존율 36%, 하루 2762명 폐업하는 꼴
'가장의 무게'때문에 일단 시작하지말고, '돌다리 창업'해야


[파이낸셜뉴스] 그러나 이 평화로운 장면은 대부분 ‘상상 속 풍경’에 가깝다. 소상공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이름처럼 ‘아픈’ 사연이 끊이지 않는다. “월세는 오르는데 매출은 그대로입니다.” “하루 14시간을 일해도 손에 남는 게 없어요.”
물론 잘 되는 가게도 있다. 최근 예비 사장님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떡볶이 프랜차이즈가 있다. 연 평균 매출 8억7000만원. 엄청나다. 얼마나 남는지에 대해서는 엇갈리고 있지만 매장을 차릴 수만 있다면 일단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매출규모다. 물론 엄청나게 바쁘게 생활을 해야 한다는 '단점' 아닌 '장점'도 있기는 하지만.
창업 선택은 본인의 몫이다. 다만 현실을 알고 제대로 준비해야 한다. 특히 퇴직금을 쥔 50대가 창업 시장에 뛰어들기 전, 알아야 할 통계들이 있다.
국세청이 내놓은 국세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무려 100만8282명이 폐업을 결정했다. 연간 폐업자 수가 100만명을 넘어선 것은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처음이다. 하루 평균 2762명이 '폐업' 버튼을 누른다는 계산이다. 1시간에 115명꼴이다.
물론 새로 생기는 가게도 많다. 국가데이터처 기업생멸행정통계에 따르면 2024년 신생기업은 92만2000개, 소멸기업은 79만1000개였다.
겉으로 보기엔 비슷하지만, 이전부터 버티고 있던 가게들이 여전히 시장에 남아 있으니 경쟁의 밀도는 점점 높아진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비임금근로자(자영업·무급가족 포함)는 665만7000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23.1%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15% 내외)보다 훨씬 높다.
쉽게 말하면, '사장님' 다섯 명이 일자리 하나를 놓고 경쟁하는 구조다. 그리고 퇴직한 50대들이 매년 이 시장에 들어온다.

큰 결심을 하고 시작했지만 오래 버티기는 쉽지 않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창업 이후 1년 후까지 생존하는 확률은 64.4%다. 10개 중 6개 이상은 살아남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5년 생존율은 36.4%로 급격히 떨어진다. 지난 2020년 문을 연 가게 100곳이 있다면 2021년에는 64곳이 남고, 올해는 36곳만 살아 있다는 의미다. 10개 중 6개는 5년을 버티지 못하는 것이다.
그나마 전기·가스·증기(77.4%), 보건·사회복지(59.5%)는 생존율이 높다. 진입장벽이 높고 전문성이 필요한 영역일수록 생존율이 올라간다.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일수록 경쟁은 치열하고 생존은 어렵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관계자는 "5년 생존율 36%라는 숫자는 '오래 버티는 것 자체가 경쟁력'이라는 뜻"이라며 "초기 3년을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생존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창업을 하면 얼마나 벌 수 있을까? 또 얼마를 써야 하나? 예비 창업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내용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내놓은 '2023 프랜차이즈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창업비용은 1억400만~1억5900만원이다. 프랜차이즈 평균 창업비용이 1억5900만원으로 좀 높았고 커피전문점 1억4200만원, 편의점 1억1800만원, 치킨 1억400만원 수준이었다.
'1억 정도면 시작할 수 있다'는 말은 맞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수익이다.
중소벤처기업부 '2023년 소상공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소상공인 연평균 영업이익은 2500만원(월 약 208만원) 수준이다. 지난 2022년만 해도 연간 3100만원을 벌었는데 1년새 19%나 급감했다. 1억 넘게 투자해서 한 달에 손에 쥐는 돈이 200만원 초반에 불과한 것이다.
여기에 함정이 하나 더 있다. 영업이익 2500만원은 평균이다. 잘되는 곳은 5000만원 이상도 벌지만 안 되는 곳은 마이너스다. 평균의 함정이다.

사장님들이 사업을 하면서 가장 힘들다고 꼽은 것은 원재료비 및 재료매입비(42.1%)였다. 물가가 상승하면서 자연스럽게 올라가는 원가 부담을 가장 크게 느낀 것이다. 경기침체에 따른 상권 쇠퇴(36.7%)가 뒤를 이었고 보증금 및 월세(25.6%), 인건비(14.9%) 등이 뒤를 이었다.
더 심각한 수치도 있다. 인천 지역 상황이기는 하지만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귀속 종합소득세를 신고한 인천 지역 개인사업자 중 연소득이 1200만원 미만, 즉 한 달에 100만원도 벌지 못하는 사업자가 55만3569명으로 68.9%에 달했다. 소득이 0원인 무소득 사업자는 총 6만6761명(8.3%)으로 조사됐다.
물론 1200만원~6000만원 미만을 버는 사장님도 15만7989명(19.7%)이나 됐고 1억2000만원 이상을 버는 사업자도 1만6423명(2.0%)이나 됐다. 그러나 77% 이상이 한달 수입이 100만원을 밑도는 것이다.
창업 컨설팅 업계 관계자는 "퇴직자들이 가장 많이 착각하는 게 이익률"이라며 "마진 30%라고 해도 매출이 500만원이면 이익은 150만원이다. 이익률이 아니라 절대액을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은퇴를 하면 대부분 '뭔가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린다. 가장의 무게 때문이다. 가족의 배려가 있다고 해도 집안 분위기가 무겁게 가라앉는 건 피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준비 없이 창업에 뛰어드는 것은 또 다른 위기를 부를 수 있다.
통계는 평균을 보여줄 뿐이다. 당신이 평균이 될지, 상위 36%가 될지는 모르는 일이다.
다만 방향은 알려준다.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고(비임금근로자 23%), 성공하기는 쉽지 않다(5년 생존 36%). 투자 대비 수익은 낮다.(1억 투자→월 208만원)
이 숫자들이 '창업하지 마라'는 뜻은 아니다. 다만 '준비 없이는 하지 마라'는 경고음일 수는 있다.
퇴직자 창업은 인생 2막의 시작일 수도, 두 번째 퇴직일 수도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kkskim@fnnews.com 김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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