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세 이태훈 "올해도 PGA 투어에 도전합니다"
아버지 프로 골퍼 출신 스포츠 유전자
12월 PGA 투어 Q스쿨 2차 예전 출전
"최종 목표는 마스터스 우승입니다"
이태훈은 1990년생으로 올해 35세다. 적지 않은 나이지만 꿈만큼은 누구보다 젊다. 그는 올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 제네시스 포인트 3위에 오르며 내년 DP월드투어 출전권도 획득했다. 그는 14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골프가 정말 즐겁다"며 "올겨울에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도전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 교포 출신인 이태훈은 토론토 온타리오에서 태어났다. 그의 아버지는 프로 골프 선수 출신인 이형철로, '탱크' 최경주와 함께 라운드를 하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골프 환경 속에서 자란 그는 네 살 때 처음 골프채를 잡았다. 15세에 미국 애리조나로 이주하며 본격적으로 골퍼의 길을 걸었고, 16세였던 2007년에는 US오픈 무대까지 밟았다. 손목 부상 탓에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회상했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는 PGA 웹닷컴(2부) 투어에서 활약했다. 이후 아시안 투어로 무대를 옮겨 아시안 투어와 원아시아 투어 퀄리파잉(Q) 스쿨을 2위로 통과했고, 2014년 아시안 투어 솔레어 오픈에서 첫 승을 거뒀다. 한국 무대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2017년으로, 9월 KPGA 투어와 아시안 투어가 공동 주최한 신한동해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KPGA, 아시안 투어, DP월드투어까지 출전 자격을 갖추고 있다"며 "내년은 더욱 바쁜 시즌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그는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지난 4월 우리금융 챔피언십에서 정상에 오르며 KPGA 통산 4승, 아시안 투어 포함 6승을 달성했다. 시즌 16개 대회에 출전해 준우승 4회, 톱5 6회를 기록했다. 상금랭킹 2위(8억6338만126원), 제네시스 포인트(4965.27점)와 평균타수(69.9643타) 모두 3위였다. 그가 꼽은 올해 부활의 비결은 볼 스트라이킹과 퍼팅 개선으로, 미국의 교습가 잭 김의 도움을 크게 받았다.

아쉬움도 있다. 그는 "제네시스 포인트 1위를 노렸지만 후반기 성적이 좋지 않았다"며 "지금도 아쉬움이 남는다"고 털어놨다. 제네시스 대상은 상금 2억원과 제네시스 G70, DP월드투어 1년 시드, PGA 투어 Q스쿨 파이널 스테이지 출전권까지 주어진다. 그는 "아내(권혜수)가 차를 꼭 타고 싶어 했는데 다음 기회를 노려야 할 것 같다"고 웃었다. 제네시스 포인트 3위로 5000만원의 보너스는 챙겼다.
그의 마음가짐은 지난해 1월 달라졌다. 딸 '이루다'가 태어난 뒤다. "아내와 여러 이름을 고민하다 이루다로 정했다"고 설명한 그는 "딸이 태어난 뒤 책임감과 부담도 생겼지만 그만큼 더 열심히 하게 됐다. 멋진 아빠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사가 후원하는 대회와 유독 인연이 깊다. 신한동해오픈을 시작으로 2019년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 2021년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 올해 우리금융 챔피언십까지 모두 금융사 후원 대회에서 우승했다. 특히 신한동해오픈에서의 성적이 눈에 띈다. 그는 "이유는 잘 모르겠다"며 "당시 컨디션이 유독 좋았던 것 같다"고 했다.

내년은 더 바쁜 일정이 예상된다. 국내와 아시안 투어뿐 아니라 DP월드투어까지 병행할 수 있어서다. 그는 "DP월드투어는 10~11개 대회 출전 자격을 얻었다. 리랭킹이 없어 아쉽지만 우승을 해야 전 대회 출전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해외 진출을 목표로 하는 그는 든든한 후원사도 찾고 있다.
이달 말 그는 미국 조지아주로 떠난다. PGA 투어 입성을 위한 도전이다. 제네시스 포인트 3위 덕분에 PGA 투어 Q스쿨 2차 예선에 직행한 그는 12월 2일부터 미국 5개 지역에서 열리는 2차 예선을 치르게 된다. 파이널 스테이지는 12월 11일 플로리다 TPC 소그래스에서 열린다. 이태훈은 "어릴 때부터 PGA 투어는 꿈이었다"며 "쉽지 않겠지만 최선을 다해 도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PGA 투어에서 통할 자신도 있다. 지난 6월 PGA 투어 RBC 캐나다오픈에서 2라운드까지 우승 경쟁을 펼치며 가능성을 확인했다. 최종 성적은 공동 36위였지만 1·2라운드에서 각각 67타(3언더파), 64타(6언더파)를 기록했다. 그는 "2라운드까지 2위였다. PGA에서도 충분히 경쟁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PGA 투어에 입성하면 풀 시드를 유지하고,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이 목표"라며 "특히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는 것이 꿈"이라고 덧붙였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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