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대구 효목2동 개발 구역, 수년째 빈집·쓰레기로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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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된 빈집과 쓰레기 때문에 무서워서 이 길로 다니지도 않습니다. 몇 년째 이 상태인지 모르겠습니다."
20년간 이 동네에서 산 주민 B(60·여) 씨는 "주민들이 떠나간 지 5∼6년은 된 거 같은데 무서워서 빈집 구역으로는 아예 발길을 끊었다"며 "동구청에서 몇몇 빈집이나 골목 입구를 천막으로 가려놨지만, 그마저도 시간이 지나면서 뜯어진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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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청 "민원은 사업자 측에 전달…사유지라 정비·단속 한계"

(대구=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 "방치된 빈집과 쓰레기 때문에 무서워서 이 길로 다니지도 않습니다. 몇 년째 이 상태인지 모르겠습니다."
지난 14일 대구 동구 효목2동 효신네거리 인근 화랑로 17·19길 일대.
민영 개발 구역인 이곳에 도착하자 수년째 빈집으로 남은 주택과 방치된 쓰레기로 뒤덮인 골목이 한눈에 들어왔다.
대낮이지만 정비되지 않은 가로수가 햇빛을 가려 음산한 기운이 맴돌았다.
군데군데 관할 대구 동구청이 설치한 '불법 쓰레기 투기 경고' 현수막이 있었지만, 생활 쓰레기와 담배꽁초 등은 치워지지 않은 채 쌓여 있었다.
5년 전 효목2동으로 이사 온 주민 A(20대·여) 씨는 "이사 올 때부터 빈집들이 있었고 누군가 버리고 간 쓰레기들이 많았다"며 "동네가 슬럼화되면서 밤에는 무서워서 이쪽으로 다니지 않고 큰길을 이용해서 빙빙 돌아서 집에 온다"고 토로했다.
A씨는 또 "구청에서 민원이 많이 제기되면 그때 나와서 쓰레기를 치우는 거 같다"며 "몇 년째 동네가 방치되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쓰레기가 무더기로 버려지면서 지난해 7월 폭우에 떠내려온 쓰레기들이 인도로 떠내려와 배수구를 막는 일이 벌어졌다.
상황이 이래지자 주민단체와 동구의회 등이 나서서 쓰레기 8t가량을 수거하기도 했다.
이 일대에는 아파트 단지들과 동구시장이 있어 통행량이 많았던 곳이다.
길 건너 400여m 떨어진 곳에는 효신초교도 있다.
그러나 개발 사업은 경영난을 이유로 사업자와 사업 계획이 바뀌는 등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수년째 진척이 거의 없는 상태다.
최근에는 한 시행사가 '분양 전환형 장기전세 아파트 사업'을 계획하면서 400여세대 아파트 건설을 추진 중이다. 지난 4월에는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운영하기도 했다.

인근 주민들은 골목골목마다 빈집이 방치돼 범죄 발생을 걱정하기도 했다. 일부 주민은 특히 밤이 되면 가로등이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곳이 많아 이 일대가 우범지대가 됐다고 했다.
20년간 이 동네에서 산 주민 B(60·여) 씨는 "주민들이 떠나간 지 5∼6년은 된 거 같은데 무서워서 빈집 구역으로는 아예 발길을 끊었다"며 "동구청에서 몇몇 빈집이나 골목 입구를 천막으로 가려놨지만, 그마저도 시간이 지나면서 뜯어진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인근에 초등학교도 있지 않나"라며 "밤에 중·고등학생들이 와서 담배를 태우고 가는 모습도 여러 번 봤는데, 동구청이나 사업자 측에서 적극적으로 관리를 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동구청 관계자는 "빈집 내부는 정비할 수가 없고 골목길 쓰레기 불법 투기 장면이 현장에서 목격되거나 단속용 폐쇄 회로(CC)TV에 포착되면 과태료를 부과하고 수거한다"며 "정기 단속은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해당 구역 관련 민원이 접수되면 사업 주최 측에 알려서 최대한 빨리 해결될 수 있도록 조치하고 있다"며 "사유지여서 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없다"고 밝혔다.

psjp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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