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불친절' 논란 딛고…겨울 별미로 돌아온 속초 오징어난전

8월 이후 두 달여간 문 닫아…'다시는 논란 없도록 최선' 입 모아

속초항 오징어 난전 방문을 환영합니다 [촬영 류호준]

(속초=연합뉴스) 류호준 기자 = 불친절 논란에 따른 자숙과 계절적 영향으로 한동안 문을 닫았던 속초 오징어 난전이 두 달여 만에 재개됐다.

지난 14일 오후 강원 속초시 동명동 오징어 난전 일대는 활기가 넘쳤다.

바닷가 인근 부두에서는 어민들이 갓 잡아 올린 양미리를 그물에서 떼어내느라 분주했다.

난전 내 식당은 평일 오후임에도 불구하고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오징어 난전은 지난 8월 불친절 논란이 불거지며 비판 여론이 크게 확산했고, 상인들은 스스로 영업을 중단하며 자숙의 시간을 가졌다.

이후 난전 문화 전반의 개선 필요성이 제기된 가운데 계절적 영향으로 오징어 어획량이 감소해 두 달여 간 문을 닫았다.

그러다 이달 들어 양미리와 도루묵 등 동해안 겨울 별미가 잡히기 시작하면서 상인들은 속속 영업을 재개했다.

상인들은 불친절 논란을 통해 자숙의 시간을 가지며 신뢰 회복을 위해 공을 들였다.

활기 넘치는 속초 오징어 난전 [촬영 류호준]

상인회에서는 서비스·친절 교육을 진행했고, 난전 인근에 더욱 친절하게 응대할 것을 다짐하는 현수막을 걸기도 했다.

지난 8월에는 자정 결의대회까지 열고 "친절한 난전 문화를 정착시키겠다"는 다짐을 밝혔다.

상인들에 따르면 난전 영업을 최근 재개한 이후 손님 수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한 상인은 "논란이 있었지만, 찾아주신 손님들께 감사하다"며 "상인들이 다시는 그런 불친절한 모습을 보이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인은 "자숙 기간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이 됐다"며 "앞으로는 예전의 부정적 이미지를 완전히 털어내고 친절한 난전이 되도록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관광객들도 난전 재개를 반기는 분위기다.

서울에서 가족과 함께 속초를 찾았다는 한 관광객은 "속초 오면 난전부터 들르는 편인데 그동안 문이 닫혀 있어 허전했다"며 "양미리가 제철이라 그런지 더 싱싱해 보이고, 분위기는 이전보다 차분해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부 관광객은 "난전 내 만연한 호객 행위가 조금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동해안 양미리 '제철' [연합뉴스 자료사진]

인근 속초항 항만 부지에서는 오는 16일까지 '제16회 속초 양미리·도루묵 축제'가 열리고 있다.

축제 기간에는 어선에서 갓 잡아 올린 생선을 현장에서 맛볼 수 있는 체험 행사와 공연 등이 열리며 난전을 비롯한 전반적인 지역 상권 활성화에 힘을 보태고 있다.

겨울 별미를 맛볼 수 있는 오징어 난전은 다음 달 말까지 열릴 예정이다.

지역 사회에서는 오징어 난전 등 지역 관광 업계 전반에서 불친절이나 바가지 논란 등이 빚어지지 않도록 주의하고 있다.

속초시의회는 지난달 '속초시 친절 칭찬업소 선정 및 지원 조례'를 가결하고, 지역 관광 업계의 친절 문화 확산을 위해 '친절 칭찬업소'를 선정·지원하는 제도적 근거를 마련했다.

시 관계자는 "논란 이후 주기적으로 현장을 둘러보며 서비스 상태 등을 살펴보고 있다"며 "상인들과 함께 친절 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제철 맞은 동해안 양미리 [연합뉴스 자료사진]

r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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