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다 유포합니다” 몸캠피싱 공갈범, 집행유예 받은 까닭은 [주목, 이 판결]

이태준 기자 2025. 11. 14.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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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캠피싱(신체 노출 영상을 녹화한 뒤, 유출하겠다며 협박하는 범죄)' 피해자에게 "인생을 망쳐 드리겠다"며 공갈 범행을 한 피고인이 징역형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이 미수에 그친 점, 피고인이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는 점, 피고인이 아무런 범죄전력 없는 초범인 점, 피고인도 유사한 범행의 피해자가 되었다가 성명불상 조직원의 협박과 금전적 이익 제공 권유로 이 사건 범행에 가담하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참작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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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인, 몸캠피싱 피해자에 “답장 없으면 중요한 사람에게 (영상) 다 보내겠다” 협박
재판부 “피고인, 범행 인정하는 점·조직원 협박으로 범행 가담하게 된 점 양형 참작”

(시사저널=이태준 기자)

법원 로고 ⓒ연합뉴스

'몸캠피싱(신체 노출 영상을 녹화한 뒤, 유출하겠다며 협박하는 범죄)' 피해자에게 "인생을 망쳐 드리겠다"며 공갈 범행을 한 피고인이 징역형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아무런 범죄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을 양형 요소로 고려했다.

14일 시사저널이 입수한 이 사건 판결문에 따르면 의정부지방법원은 지난 10월21일 공갈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 ㄱ씨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사건의 시작은 2024년 9월 경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ㄱ씨는 성명불상의 몸캠피싱 조직원 ㄴ씨로부터 "공갈 범행에 가담하면 수고비를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이후 ㄴ씨와 ㄱ씨는 만남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피해자를 물색하고 악성 프로그램을 설치하게 한 후 음란행위가 담긴 영상을 확보하면 이를 이용해 피해자에게 미리 준비해 둔 협박 멘트를 전송하는 등의 역할을 담당하기로 순차 공모했다.

2024년 9월29일 ㄴ씨는 여성인 척 피해자 ㄷ씨에게 접근해 음란행위를 하는 영상을 녹화한 뒤, 이를 유포할 것처럼 협박했다. 겁을 먹은 ㄷ씨는 피해 발생 당일 150만원과 50만원을 이들에게 송금했다. 그러나 협박 행위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ㄷ씨의 음란행위 영상 1개를 삭제하는 듯한 영상을 보여주며, "나머지 3개 파일도 마저 삭제하고 싶으면 영상 1개당 150만원을 송금해라"고 재차 협박한 것이다. 

ㄷ씨는 추가 협박에 응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ㄴ씨는 ㄱ씨로 하여금 ㄷ씨에게 협박 메세지를 전송하도록 지시했다. ㄱ씨가 보낸 메시지는 아래와 같다. 

"ㄷ 사장님 진짜 치료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약속 시간대로 20분까지 답장 없으시면 그냥 사장님 여자친구 그리고 중요한 사람 등등한테 다 보내서 인생 망쳐 드리겠습니다. 마지막 기회입니다. 20분입니다. 지금부터 다 유포합니다. 끝까지 잔머리 굴리시죠."

이들의 협박에도 불구하고 ㄷ씨가 송금에 응하지 않아 범행은 미수에 그쳤다.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이 미수에 그친 점, 피고인이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는 점, 피고인이 아무런 범죄전력 없는 초범인 점, 피고인도 유사한 범행의 피해자가 되었다가 성명불상 조직원의 협박과 금전적 이익 제공 권유로 이 사건 범행에 가담하게 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참작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몸캠피싱 피해는 유명인도 예외가 아니다. 한 유명 유튜버도 지난 5월7일 "8년 전 아프리카TV BJ로 활동하던 시절, 속옷 모델 제안을 받고 영상 통화를 하다 몸캠피싱을 당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이후 그는 11월13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저 말고도 피해자가 많이 있었다. 수사가 진행됐고 가해자는 현재 구속됐다"며 "재판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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