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다니처럼, 시애틀에도 ‘민주사회주의자’ 윌슨 시장 당선
현직 시장 꺾어…선출직 경험 없는 진보활동가

미국의 시애틀 시장 선거에서 진보 여성활동가 케이티 윌슨(43)이 당선됐다. 윌슨도 뉴욕 시장에 당선된 조란 맘다니처럼 물가, 주거비, 치안, 교통 등 생활문제를 해결하는 진보적 의제를 내세워 당선돼, 미국에서 ‘생활 밀착형 좌파’가 확산되고 있다.
13일 밤 개표가 끝난 시애틀 시장 선거에서 윌슨은 2천표 차이로 브루스 해럴 현 시장을 누르고 당선됐다고 유피아이(UPI) 및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전날 치러진 선거 뒤 개표 후반까지 윌슨은 해럴 시장에 뒤졌으나, 우편투표를 개표하면서 역전했다.
맘다니처럼 민주사회주의자인 윌슨은 이번 선거에서 보편적 아동 돌봄, 대중교통 개선, 공공 안전 강화, 안정적이고 저렴한 주거 확보를 주요 공약으로 내세워, 젊은층과 진보층의 지지를 모았다. 윌슨은 이런 의제를 이슈화시켜서, 주거비 상승, 노숙자 문제, 공공 안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대한 반발 등을 선거의 주요 쟁점으로 이끌었다.
시애틀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도시로, 이번 선거에서는 윌슨과 민주당적을 가진 해럴 시장이 사실상 양자 대결을 벌였다.
윌슨은 당선 뒤 “이곳은 여러분의 도시이다”며 “내가 이곳이 여러분의 도시라고 말할 때는 여러분들이 어떤 배경이고, 어떤 수입을 얻더라도 이곳에 머물고 숭고한 삶을 살 권리가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는 또 우리 모두가 도시와 서로를 위한 집단적 책임을 갖고 있고, 우리가 이를 함께 하지 않으면 우리 도시가 직면한 주요 도전들을 막을 수 없음을 의미한다”고 협력을 당부했다. 윌슨은 “이 도시의 모든 사람과 함께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선출직을 맡아본 적이 없는 윌슨 당선자는 기자회견에서 자신이 시장으로 당선될 것으로 믿기는 힘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초에는 출마할 생각이 없었고, 자신의 경험 부족에 대해서도 우려했다며 “아무도 이런 일이 일어날 것으로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부담스러운 물가, 치안 등에 우려를 가진 유권자들이 자원봉사로 자신의 선거운동을 일궈내면서 자신을 가졌다고 밝혔다. 시애틀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보잉 등 대기업들로 인해 생활비가 폭등해왔다. 이 때문에 윌슨은 보편적 육아, 대중교통, 치안, 안정적이고, 적당한 주거비 등을 자신의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 시애틀은 2010년과 2020년 사이에 21.1%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대도시 중 하나로, 약 90억 달러 규모의 예산과 1만3천 명의 시 직원이 있는 신흥 대도시이다.
윌슨은 자신을 “연대의 건설자이자 공동체 조직가”라며 자신의 능력과 자격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는 사람들과도 협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선거에서 패배한 해럴 시장은 이날 밤 “이 나라와 이 도시의 미래에 대해 매우 좋다고 느낀다”며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고 윌슨의 당선을 축하했다.
윌슨은 뉴욕의 진보 시장 후보 조란 맘다니의 선거 전략을 참고해, 8월 예비선거에서 해럴을 10%포인트 차로 압도하며 본선에서도 승기를 잡았다. 2021년 시장에 당선된 이후 코로나19 확산과 인종 정의 시위 속에서 시정을 이끌었던 해럴은 범죄율 감소, 경찰 인력 증가, 노숙자 캠프 정리 등으로 재선 가능성이 크게 점쳐졌다. 하지만, 진보 성향이 강한 시애틀 유권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연방 지원 축소 위협 등에 직면하자, 윌슨 쪽으로 결집했다.
윌슨은 옥스퍼드 대학에서 수학했지만 졸업하지 않았다. 윌슨은 2011년 ‘대중교통 이용자 연합’을 설립해 교통 개선, 최저임금 인상, 임차인 보호, 주거 안정 운동을 이끌어왔다. 현재 시애틀 시내의 원룸에 거주 중이다. 이는 그에게 주거비 문제를 인식케 하는데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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