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임신중지약' 불법판매자 "진짜 반, 가짜 반…불안해하면서도 다 산다"

공다솜 기자 2025. 11. 14.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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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 폐지 뒤 6년…여전히 후속법 공백


[앵커]

6년 전, 낙태죄 헌법 불합치 결정 이후 여전히 후속 법안이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다 보니 온라인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임신중지약이 불법 거래되고 있습니다. 비전문가의 처방으로 오랫동안 하혈을 하면서 여성들의 건강이 위협받기도 하는데요.

공다솜 기자가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기자]

불법 약품을 팔았던 A 씨.

최근 5년간 SNS 등을 통해 그가 거래했던 건 임신중지약, 미프진이었습니다.

[A씨]
고등학생에서 20대 초반이 제일 많았고 남자친구가 도망갔다, 학생인데 부모님이 알면 큰일 난다, 병원에 가기는 무섭다든지 예상보다 많이 연락 와서 판매를 했어요.

해외에서 몰래 가져오거나 남이 쓰다 남은 걸 사, 되파는 식이었습니다.

무자격자임에도 구매자에게 마음대로 처방했습니다.

[A씨]
어떤 분께 조금 싸게 약 드려서 (실험) 해봤는데 위험하다고 생각 안 했던 것 같아요. 제가 얻은 데이터로 저만의 방법으로 복용시켰던 것 같아요.

미프진은 세계보건기구가 정한 필수 의약품입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임신 중지와 관련한 입법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판매를 허가받지 못해 계속 음지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2021년부터 올해까지 적발된 임신 중지 약물 불법 판매는 2천 6백여 건.

적발되지 않은 것까지 감안하면 실제 불법 유통의 규모는 훨씬 크다는 지적입니다.

[A씨]
주로 현금 거래로 많이 하고 직접 찾아오게끔 계좌 거래는 잘 안 하는 것 같아요. 점점 구하기 쉽고 알려지고 하다 보니까 지금은 (암시장이) 많이 커진 느낌인데.

극한에 몰린 이들은 가짜일지도 모를 약을 수십만 원에 구입할 수밖에 없습니다.

[A씨]
진짜 반, 가짜 반. 아무 효능이 없거나 밀가루약 팔거나. 출혈이 생각보다 많이 나서 안 좋아지는 분들도 무조건 계시거든요. 불안해하면서도 다 사는 느낌이에요.

여성들은 잘못된 복용으로 인한 부작용 위험까지 감수해야 합니다.

[윤정원]
암시장에서 주수도 확인 안 하고 브로커들이 후기 임신 중지라도 '이 약 먹으면 된다'라고 해 그냥 하혈을 하게 하는 상황이라든지, 금기 같은 것들을 체크하지 않고 처방을 하는 상황이라든지…

낙태죄의 헌법불합치 결정이 내려진 지 6년이나 지났지만, 법적 테두리가 없는 탓에 여성들은 불법 약물에 손댈 수밖에 없습니다.

[영상취재 김영철 김미란 영상편집 홍여울 영상디자인 김관후 영상자막 홍수정 조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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