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내년에 전작권 2단계 검증"... 李대통령 임기 내 전환 탄력
내년 전작권 검증 2단계 마치면
사실상 양국 지도자 결단만 남아
"미군 2만8500명 유지"는 빠져
"김정은 정권 종말" 표현도 삭제

한국과 미국 군 당국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을 위한 3단계 검증 절차 중 2단계를 2026년에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한미 간 주요 안보 정책을 협의·조정하는 최고위급 기구인 한미 안보협의회의(SCM) 공동성명을 통해서다. 이재명 정부의 '임기 내 전작권 전환' 노력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2만 8,500명인 주한미군 규모를 유지한다는 문구는 이번 성명에서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 국방부는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지난 4일 개최한 제57차 한미 SCM 공동성명을 14일 뒤늦게 발표했다. 한미 정상회담 결과물인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 문안 조정이 지연되며 SCM 공동성명 발표도 덩달아 늦어진 탓이다.
공동성명에서 두 장관은 "양국 국익에 따라 동맹 협력을 발전시키고자 하는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안 장관은 한국의 법률 조건에 맞춰 국방비를 가급적 조속히 국내총생산(GDP) 대비 3.5%로 증액하고자 하는 계획을 설명했고, 헤그세스 장관은 이를 높이 평가했다. 두 장관은 "SCM이 변화하는 안보 환경에 대응하고 미래지향적이며 호혜적 방향으로 '동맹을 현대화'하는 데 있어 주요 협의체"라는 점에도 공감했다..
이번 SCM에서 두 장관은 전작권 전환 이행을 위해 조건들이 모두 충족된 상태에서 체계적이고 안정적이며 능동적으로 전작권을 전환해햐 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올해 이뤄진 공동 평가에서 준비 태세 및 능력에서 의미있는 진전을 달성했다는 데 공감하고 2026년 미래연합군사령부 본부의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전작권 전환 검증은 △최초작전운용능력(IOC) △완전운용능력(FOC) △완전임무수행능력(FMC) 등 3단계로 구성돼 있다. 양국은 현재 FOC 평가를 마친 상태로, 내년 이에 대한 검증을 마무리하겠다는 것이다. 1·2단계가 정량적 평가에 가깝다면 3단계는 정치적 결단을 수반하는 정성적 평가로 구성돼 있다. 내년 2단계 검증이 마무리되면, 사실상 양국의 군 통수권자의 협의와 결정만을 남겨 두는 셈이다.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팩트시트 브리핑에서 "(전작권 전환은) 임기 내에 가급적 빨리한다고 돼 있고, 가능하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번 SCM 공동성명에는 '주한미군의 현재 전력 수준 유지' 문구가 담기지 않았다. 이 표현은 2008년 제40차 SCM 공동성명에 처음 명시된 뒤 2020년을 제외하고 매년 성명에 포함됐다. 주한미군의 역할을 기존 '대북 억지'에서 '대중국 견제'로 확장하려는 미국의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강화 기조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대북 압박 표현 수위는 윤석열 정권에 비해 낮아졌다. 지난해 성명에서 한미는 "미국이나 동맹국 및 우방국들에 대한 북한의 어떠한 핵 공격도 용납할 수 없으며, 이는 결국 김정은 정권의 종말을 초래할 것"이라는 강경한 문구가 있었지만 이번 성명에선 빠졌다. 대신 2018년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된 4대 원칙을 견지한다는 입장이 담겼다.
미국 전투함정이 한국에서 유지·보수·정비(MRO)를 받게 될 것이란 내용도 처음 포함됐다. 두 장관은 방위산업 협력과 관련해 한국 업체가 수행한 미국 비(非)전투함정의 MRO 사업을 높이 평가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특히 "미국 전투함정도 한국에서 최초로 MRO를 받게 될 것"이라며 "이는 미국의 대비 태세와 억제력 향상을 위한 역사적 진전"이라고 밝혔다.
두 장관은 "한미 양국 군의 일관된 훈련 기회 보장"이 중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아울러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한미일 3국 간 안보 협력 중요성에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아울러 두 장관은 미 병력 잔류 용산기지와 경기 북부(동두천·의정부) 미반환 미군 기지를 반환하기 위한 절차를 신속히 추진해 나가자고 합의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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