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 고평가 논란…'피신처' 주목받는 원전·통신株

전범진/선한결 2025. 11. 14.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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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거품론 재점화
(3) 에너지·통신기업도 AI 수혜 기대
월가, 원전기업 '강력매수' 의견
컨스털레이션에너지 목표가 상향
美 전역 데이터센터 급증하며
안정적 전력망 공급 수요 '쑥'
피지컬AI 필수재 '통신장비'
자율주행車·로봇 고도화 땐
데이터 송수신량도 급증
노키아·루멘텀홀딩스 수혜 기대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인공지능(AI) 투자 열기의 수혜를 누릴 수 있는 기업은 빅테크나 반도체 기업만이 아니다. 개인이나 기업이 AI를 활용하려면 전력, 통신망 등이 필수다. 증시 전문가들은 차세대 AI 서비스에 무엇이 필요한지 주목해 투자 종목을 고르라고 조언한다.

 ◇AI 서비스 ‘심장’ 될 전력주


14일 스톡애널리시스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전날까지 미국 최대 원자력발전기업 컨스털레이션에너지에 대해 투자의견을 제시한 투자은행(IB) 여섯 곳 중 네 곳이 이 회사 목표주가를 올려 잡았다. 나머지 두 곳도 우호적인 전망을 내놨다. 웰스파고는 그동안 이 회사를 다루지 않다가 투자의견을 처음 제시했고, 시포트글로벌은 투자의견을 ‘보유’에서 ‘강력 매수’로 바꿨다. 지난 한 달여간 여섯 곳이 제시한 평균 목표주가는 약 413.6달러다. 전날 종가(335.74달러) 대비 23%가량 상승 여력이 있다는 의미다.

미국 전역에 데이터센터가 급증하면서 전력 공급사의 실적이 큰 폭 개선될 것이란 게 낙관론의 근거다. 빅테크는 탄소 배출이 적고, 계절 및 기후와 관계없이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원전을 데이터센터의 핵심 에너지원으로 보고 있다. 월가는 컨스털레이션에너지의 내년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30.1% 급증한 52억7000만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한다.

원자력 분야 2위 사업자인 비스트라에너지도 비슷하다. 최근 2년간 순이익 증가율이 각각 221.7%, 78.1%에 달한다. 전력 기업은 AI 서비스에 필수적이긴 하지만, 그동안 미국 뉴욕증시에서 빅테크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았다. 비스트라에너지는 올 들어 14.6% 올랐다.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8.6배다. 이 기업에 대한 14개 증권사의 평균 목표주가는 237.43달러로, 전날 종가(171.56달러) 대비 38.4% 높다.

아메리칸일렉트릭파워, 엑셀론을 비롯한 지역 전력공급사, GE버노바와 블룸에너지 등 발전장비 제조사도 AI 시대 수혜주가 될 수 있다. 최근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2000년대와 2010년대 미국의 연평균 전력 수요가 각각 0.7%, 0.6% 증가한 데 비해 작년엔 2.8% 늘어났다.

 ◇트래픽 수요 급증…통신망도 수혜

통신장비주도 수혜가 기대되고 있다. AI 서비스를 제대로 쓰려면 데이터 트래픽(송수신량)이 확 늘어야 하기 때문이다. 자율주행차나 휴머노이드 로봇이 대표적이다. 반도체가 ‘머리’ 역할을 하며 상황을 판단하고 결정을 내린다면, 이 결정을 전체 도로망이나 산업 현장에 실시간으로 보내는 건 통신망이다.

AI 서비스가 고도화하고 확장되면 트래픽은 자연히 급증한다. 옴디아에 따르면 세계 모바일 데이터트래픽은 올해 상반기 기준 매월 136EB(엑사바이트)에서 2033년엔 908EB로 급증할 전망이다. 1EB는 10억GB(기가바이트)에 달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기존 통신 인프라는 AI 서비스용 트래픽을 감당하기 충분치 않고, 5세대(5G) 이동통신 출시 초기에 설치한 일부 장비는 이미 교체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며 “최근 D램·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 일어나는 칩 수요 급증세와 비슷한 일이 통신장비 시장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세계 2위 통신장비 기업 노키아가 대표 사례다. 노키아는 올 3분기 통신 인프라 부문이 11%, 클라우드·네트워크 서비스 부문은 13% 성장했다. 빅테크를 비롯한 대형 클라우드 운영사의 수요가 급증한 덕이다. 데이터센터 핵심 인프라로 꼽히는 광통신 장비 기업 시에나, 루멘텀홀딩스 등도 수혜주로 분류된다. 미국·유럽 통신장비 기업엔 미·중 갈등도 호재로 통한다. 유럽연합(EU)은 최근 회원국 통신망에서 중국 기업 화웨이와 ZTE 장비를 퇴출하는 법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범진/선한결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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