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와 “비밀”“본전” 메시지 주고받은 ‘새강자’…사라진 공범 쫓는 특검

이혜영 기자 2025. 11. 14.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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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지키고 싶다” “본전만 돼도 빠져나와” 법정에서 공개된 金-도이치 공범의 메시지
석방 요구한 김 여사 측에 거듭되는 악재…특검, ‘통일교 교인 2000명’ 국힘 입당 특정도

(시사저널=이혜영 기자)

김건희 여사에 대한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제3의 주포'로 지목된 50대 이아무개씨를 지명수배했다. 이씨는 지난 10월 특검팀이 거주지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도주한 뒤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막바지를 향해 가는 김건희 특검팀이 새롭게 겨눈 이 인물은 구속 기소된 김 여사의 재판에서 처음 공개된 '논란의 문자' 속 남성이다. 

특검팀이 확보한 김 여사의 과거 휴대전화와 수면 위로 드러난 새로운 사실들, 건진법사 전성배씨의 진술 등을 종합하면 이씨의 '입'은 김 여사의 각종 의혹과 혐의를 입증하는 데 결정적인 '판도라 상자'가 될 개연성이 크다. 김 여사를 무혐의 처분한 검찰의 '봐주기 수사' 의혹 역시 이씨로부터 확보되는 진술과 증거에 따라 파장이 일 수 있다.

구치소에 수감 중인 김건희 여사가 법정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층에서 뛰어내린 뒤 도주…특검, 지명수배

김 여사는 공소시효가 만료되지 않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 2차 시기(2010년 10월~2012년 12월)에 '전주(錢主)'로 참여해 8억원가량의 시세차익을 거둔 혐의로 기소됐다. 특검팀은 김 여사가 단순 인지를 넘어 주가조작에 '적극 공모' 했다고 결론 냈다. 그 근거 중 하나로 제시된 것이 바로 13년 전 김 여사와 이씨가 주고받은 메시지다.

2012년 10월 이씨는 김 여사에게 "난 진심으로 네(김 여사)가 걱정돼서 할 말 못 할 말 다하는데 내 이름을 다 노출하면 다 뭐가 돼. 김OO(2차 주포)이가 내 이름 알고 있어. 도이치는 손 떼기로 했어"라는 질책성 메시지를 보낸다. 이에 김 여사는 "내가 더 비밀 지키고 싶은 사람이야 오히려"라는 답문을 남겼다. 특검팀은 11월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우인성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김아무개씨(도이치 주가조작 2차 시기 주포)에 대한 증인신문 과정에서 이 문자를 공개했다.

11월14일 열린 재판에서도 새로운 메시지가 공개됐다. 특검팀이 공개한 자료에는 김 여사가 "주완이(1차 시기 주포인 이정필씨 가명) 때문에 십몇억을 일 년간 날려서 그래"라고 하자, 이씨가 "엄밀히 말하면 주완이 때문에는 더 번 것 아닌가. 고점에서 더 사서 그런 거잖아. 이제는 적당히 본전만 돼도 빠져나와"라고 답했다.

이에 김 여사는 "주완이 때문에 벌다니. 나 아직 돈 2000만원도 못 받았어"라고 했고, 이씨는 "도이치는 주완이 때문에 올라갔던 건 사실이야"라고 했다. 김 여사는 다시 "주완이가 나한테 돈 빌려 가서 거짓말하고 안 줬잖아"라고 반박했다. 이씨는 "권오수가 책임을 안 져서 깨진 거고"라고 답했고, 김 여사는 "권오수는 책임 안 지는 사람은 절대 아냐"라고 했다. 

특검팀은 지난 7월 건진법사 전성배씨의 법당에서 찾은 김 여사의 휴대전화에서 이씨와 주고 받은 다량의 메시지를 확보했다. 휴대전화에는 김 여사와 이씨 두 사람이 도이치 주가조작으로 연계된 것을 암시하는 내용 외에도 사적 친분을 추정할 수 있는 여러 대화나 파일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다. 김 여사에게 "사실상 로비스트"라며 전성배씨를 소개해준 인물도 다름 아닌 이씨였다.

도주한 이씨의 마지막 행적을 확인한 목격자는 특검팀 수사관들이다. 특검팀은 이씨에 대한 주가조작 혐의 관련 압수수색을 시도했고, 이 과정에서 이씨가 음주운전 혐의로 수배된 사실을 확인해 경찰에 알렸다. 경찰 인계를 기다리던 이씨는 돌연 2층 베란다에서 뛰어내린 뒤 그대로 자취를 감췄다. 특검팀 관계자는 이씨의 도주와 관련해 "이씨가 뛰어내린 이후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도주했는지는 공개할 수 없다"며 "최대한 이른 시일 내 신병을 확보하기 위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와 공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망자가 된 이씨는 무자본 인수합병(M&A)과 주가조작 등의 혐의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전과 4범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0년대 초반 복수의 증권사에서 주최한 주식투자대회에서 10차례 넘게 우승한 이력이 있는 그는 투자 관련 책을 출판하고 여의도에 주식 투자 교육기관을 세워 운영하기도 했다. 김 여사와의 교류도 이씨 앞에 붙은 '주식 투자 전문가'라는 타이틀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이씨 앞에는 '수익률 4650%, 초단기 대박 신화'가 따라다녔고 한 증권사는 그를 모델로 기용하기도 했다.

특검팀은 '새강자'라는 필명을 사용했던 이씨가 범행 시기에 따라 1차(2009년 12월~2010년 10월)와 2차로 나뉜 도이치 주가조작에 모두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도 이씨 명의의 계좌가 1차 주가조작에 활용됐고, 1차에서 2차로 넘어가던 시기 그리고 2차 주가조작이 이뤄진 때 모두 이씨가 관여된 정황을 포착했었다. 2022년 도이치 주가조작 공범들이 재판에 넘겨졌을 당시 검찰이 법정에서 제시한 자료에는 이씨가 시세조종에 가담한 정황이 담겼다. 2차 주가조작 시기 중 김 여사는 이씨에게 자신의 계좌를 맡겼고, 이씨를 통해 도이치 주식을 팔고 다른 작전주를 사거나 단타매매 등을 통해 상당한 수익을 거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년 수사선상에 올라 지명수배까지 됐던 이씨는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검찰의 수사망에서 사실상 제외되며 유유히 빠져나갔다. 검찰은 이씨를 상대로 대면조사를 진행했지만, '필수적인 조사가 아니었다'며 별도의 조서를 남기지 않았다.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과 이종호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등 핵심 인물들은 모두 기소됐지만 '주가조작 설계'의 한 축을 담당한 정황이 포착된 이씨에 대한 수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결국 불기소 처분됐다.

도주한 주가조작 공범 ⓒ페이스북

金측 "불륜 프레임 만들기" 반발했지만…"오히려 악재만"

김건희 여사 측은 법정에서 공개된 이씨와의 메시지 내용이 특검의 '불륜 프레임 만들기'라고 비판하며 이를 보석 필요 사유로 제시했다. 김 여사 측 변호인은 11월12일 진행된 김 여사의 보석 심문을 위해 작성한 의견서에서 "특검이 '불륜 의혹'을 먼저 형성, 확산시키는 방식으로 여론 프레임을 구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이씨가 사건 주요 인물이 아니고, 김 여사 혐의와도 무관한데 망신주기와 별건 수사를 확대하고 있는 만큼 방어권 보장을 위해 불구속 재판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여사 측은 전자장치 부착 등 석방 시 제시될 모든 조건을 받아들이겠다고도 했다. 논란의 문자 메시지가 공개된 당일 건강 이상을 호소하며 법정에서 중도 퇴정한 김 여사는 보석 심문에서도 고개를 숙인 채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주가조작을 사전에 인지한 정황이 담긴 추가 카카오톡 메시지가 공개된 11월14일에도 김 여사는 건강 이상을 호소하며 중도에 구치소로 복귀했다. 

부장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현 단계에서 재판부가 김 여사에 대한 보석을 인용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특검팀이 주장하는 것처럼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들이 김 여사를 접견하면서도 특검의 수사나 법정 출석 요구에는 응하지 않다가 11월14일에야 증인으로 나오는 등 석방될 경우 이들에 대한 회유, 말 맞추기, 불출석 압박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불구속 재판을 요구한 김 여사를 바라보는 여론의 시선이 싸늘한 와중에 변호인단에서 먼저 '불륜 프레임'을 띄워버렸는데, 김 여사에게 오히려 더 악재만 됐다"고 평가했다.

특검팀이 김 여사와 건진법사 전성배씨, 한학자 통일교 총재를 정당법 위반 등 혐의로 추가 기소하면서 악재는 더 늘어났다. 특검팀은 11월7일 김 여사 등을 추가 기소하면서 2023년 전당대회를 앞두고 국민의힘에 입당한 통일교 교인의 규모를 2000명대로 특정했다. 특검팀은 김 여사와 전씨가 당대표 선거에서 원하는 후보가 당선되게 하려는 목적으로 교인 입당을 공모하고, 통일교 측에 정부 차원의 지원과 교단 인사의 총선 비례대표 공천을 약속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 특검팀은 당시 당대표로 선출됐던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의 부인이 당대표 선거 이후인 2023년 3월 김 여사에게 보낸 100만원 상당의 로저비비에 클러치백과 "도와줘서 고맙다"는 내용의 감사 편지를 확보했다.

김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신임 여당 대표의 배우자로서 대통령 부인에게 사회적 예의 차원에서 선물한 것"이라며 가방을 건넨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사회적·의례적 차원의 선물로 어떠한 청탁도 없었다"며 대가성은 부인했다. 김 의원의 배우자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한 특검팀은 11월26일 김 여사가 연루된 매관매직·공천 개입을 비롯한 전반적 의혹 확인을 위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며 출석 요구서를 발송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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