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삭 속았수다”… 1,000만 명을 다시 데려온 제주, 서울에서 ‘겨울 승부수’
올겨울, 기다림을 버리고 시장 한복판으로 들어갔다

올해 제주 관광시장은 평탄하지 않았습니다.
해외여행 쏠림이 국내 수요를 잠식했고, 항공편 축소와 서비스 논란까지 겹치며 상반기 내내 발길이 흔들렸습니다.
제주가 스스로의 경쟁력을 다시 확인해야 했던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11월 들어 흐름이 반전됐습니다.
13일 기준 전체 내국인 방문객은 1,001만 6,018명.
지난해보다 2주 늦게 1,000만 명을 넘겼지만, 회복 속도만큼은 더 가파르게 돌아섰습니다
그 전환의 첫 장면이 바로 서울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메가쇼 2025 시즌2’였습니다.
제주는 더는 기다리지 않았습니다. 관람객이 몰리는 수도권 한복판으로 직접 올라가, 겨울 시장의 접점을 먼저 확보하는 쪽을 택했습니다.
제주자치도와 제주도관광협회는 14일, 전날(13일)부터 나흘간 열리는 국내 최대 라이프스타일 박람회 ‘메가쇼 2025 시즌2’에 참가해 제주관광홍보관을 운영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 늦어진 1,000만… 그러나 반등 흐름은 확실히 돌아섰다
13일 하루 입도객은 4만 6,875명.
전년 대비 34.5% 증가했습니다.
내국인은 17.7%, 외국인은 무려 193.1% 늘었습니다.
올해 전체 누계는 여전히 4.2%지만 11월 들어 내국인 9.2%, 외국인 38.8% 증가 흐름은 상반기의 흐트러진 곡선을 완전히 다른 궤도로 옮긴 장면입니다.
제주의 반전은 ‘회복’이 아니라, ‘다시 선택지가 되기 위한 전환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 왜 서울인가… 겨울 여행, ‘거리’ 아니라 ‘접점’을 먼저 확보하는 싸움
메가쇼는 여행 박람회가 아닙니다.
하지만 생활 소비·주부 구매력·MZ 취향이 가장 빠르게 포착되는, 말 그대로 수도권의 실시간 소비 기류가 상존하는 곳입니다.
제주는 이 지점을 정확히 겨냥했습니다. 겨울 여행 시장은 ‘검색 이후’가 아니라 ‘관심 이전’에서 승부가 갈립니다.
사람들이 여행지를 고민하기 시작하기 전, 그 이전의 공간에서 먼저 눈에 띄어야 한다는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이번 제주 홍보 전략은 그저 ‘소개’가 아닌, 생활 소비 동선 속에 자연스럽게 들어가 여행의 시작점을 다시 설계하는 방식이었습니다.
■ 홍보관, ‘모두’ 아니라 ‘정확히 누구인가’에 집중
메가쇼에서 제일 크게 달라진 건 타깃 설정 방식이었습니다.
그 앞줄에 선 MZ세대는 동백·감성 키링 제작에서 즉각 반응했습니다. 만들고, 공유하고, 저장하는 과정 자체가 ‘겨울 제주’를 감각으로 받아들이는 장면이었습니다.
가족층은 기념품 공모전 수상작 체험과 구매 인증이 동선을 오래 붙잡았습니다. 함께 만든 경험이 여행 선택의 무게감을 키웠습니다.
주부층은 감귤 그래놀라·표고버섯 분말 같은 생활형 제품에서 구매 전환이 빠르게 일어났습니다. 제주가 다시 ‘실용의 선택지’로 각인되는 순간입니다.
여기에 탐나오 신규가입을 현장에서 바로 이끌어내며, 겨울 예약 기반까지 확장하는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제주는 ‘많이 알리는 것’에서 ‘정확히 도달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습니다.

■ 탐나오 10년… 흔들린 시장, 플랫폼이 다시 중심이 되다
탐나오는 공공성과 지역성이 결합된 구조입니다. 시장이 불안할 때 오히려 존재감이 살아나는 플랫폼이기도 합니다.
이번 홍보전에서는 겨울 체류형 프로그램, 지역 여행상품 재편, 혜택 업그레이드, ESG 프로젝트 ‘줍젠’까지 한 번에 띄웠습니다.
10주년을 기념이 아닌 실사용 중심 플랫폼으로 재정비하는 시점으로 만들었습니다.
■ 기념품공모전 수상작… ‘요즘 제주’를 가장 정확히 보여준 공간
27·28회 기념품공모전 수상작은 단순 전시가 아니었습니다.
제주의 감각을 손으로 확인하고, 경험 자체가 기억이 되도록 설계한 공간이었습니다.
키링·마그넷 같은 MZ 취향 굿즈부터, 그래놀라·표고분말 같은 생활형 제품까지 최근 제주의 결이 어디로 옮겨가는지 분명하게 보여줬습니다.
현장에서 나온 “요즘 제주 느낌이 그대로 보인다”는 반응은 변화의 방향과 가능성을 확인시켜주는 장면이었습니다.
■ “폭삭 속았수다”… 감성 문구가 아니라 기억을 깨우는 장치
이번 겨울 제주의 문구는 따뜻함을 내세운 인사말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여행 심리를 다시 여는 ‘기억의 스위치’입니다.
해외여행이 강해질수록 국내 여행은 설명보다 감정이 먼저 움직입니다.
제주는 이 구조를 정확히 읽었고, 메가쇼는 그 전략을 서울에서 시험한 첫 무대였습니다.
■ 이제부터 진짜 시작… 1,000만 명 뒤에 놓인 과제
1,000만 명 돌파는 도착점이 아닙니다.
겨울 시장에서 어떤 장면과 경험을 만들지에 따라, 앞으로의 제주 관광은 완전히 다른 흐름을 맞게 됩니다.
반등 흐름을 더 밀어 올리고, 체류·소비로 이어지는 변화를 여행자가 직접 체감하게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전략은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남은 건 하나입니다.
제주가 다시 선택될 이유를 말로가 아니라 경험으로 입증하는 일.
지금 제주가 꺼낸 겨울의 첫 수는 그 결정을 끌어낼 준비가 돼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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