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기사 유족 "맘대로 쉴 거면 이직하라고".. 눈물의 호소

제주방송 김재연 2025. 11. 14.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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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됩니다. 원하시는 대로 하시려면 다른 곳으로 이직하셔야 될 것 같네요."

또 "쿠팡은 유족의 막막한 생계와 상처를 치유하고 위로할 재발방지 대책을 세워 제시해달라"며 "산재신청을 할 것이고, 더 이상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는 사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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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점 관계자와 대화 내용 공개
"과로 노동.. 재발방지 대책 필요"
부친상 치른 뒤 하루 쉬고 일터로
노조 "쿠팡CLS 시스템 적용 안돼"
새벽 배송을 하다 교통사고로 숨진 30대 택배기사 A 씨와 쿠팡 물류 대리점 관계자가 지난 4월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

"팀장님 27일 휴무될까요~!"

"안됩니다. 원하시는 대로 하시려면 다른 곳으로 이직하셔야 될 것 같네요."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새벽 배송을 하다 교통사고로 숨진 30대 택배기사 A 씨와 쿠팡 물류 대리점 관계자가 지난 4월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입니다.

남편이자 아빠, 귀중한 아들이자 동생이었던 A 씨는 고된 노동에 시달리다 결국 가족의 품을 떠났습니다.

A 씨 유족은 오늘(14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사고는 최악의 과로 노동에 내몰아왔던 쿠팡의 잘못"이라며 눈물을 쏟아냈습니다.

유족은 "고되고 힘든 택배 노동에 희생된 A 씨의 갑작스러운 희생으로 저희는 슬픔에 잠길 수밖에 없다"며 "우리 가정은 가장을 잃고 앞날을 걱정해야 하는 지경에 놓이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지금이라도 쿠팡 대표는 직접 와서 사죄하고 맺힌 한을 풀어달라"며 "그래야 A 씨가 눈을 감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쿠팡은 유족의 막막한 생계와 상처를 치유하고 위로할 재발방지 대책을 세워 제시해달라"며 "산재신청을 할 것이고, 더 이상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는 사회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습니다.

사망한 30대 새벽 배송 기사의 유족이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모습 (사진, 오일령 기자)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국택배노동조합 제주지부는 자체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조사 결과 A 씨는 지난 4일 밤 9시쯤 배송업무로 인해 아버지의 임종을 보지 못했고, 4시간가량 일을 더하고 난 뒤 5일 새벽 장례식장에 도착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A 씨는 3일간 장례를 치렀고, 지난 8일 하루를 쉰 후 9일 저녁 출근했습니다.

이튿날인 10일 새벽 2시 9분쯤 제주시 오라동 소재 도로에서 배송 업무를 마치고 복귀하던 A 씨는 1t 트럭을 몰다 전신주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습니다.

중상을 입은 A 씨는 119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노조는 "A 씨는 장례 이후 2일의 휴무를 요청했으나, 대리점에서 2일은 쉴 수 없다고 해 하루만 휴식을 취하고 출근했음을 확인했다"며 "고인을 안타까운 사고로 몰고 간 원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대리점 내 충분한 백업 기사가 존재하지 않음도 확인됐다"며 "충분한 휴식과 재정비로 일터에 복귀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조차 마련되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쿠팡CLS는 연속 7일 이상 동일 아이디로 앱 로그인을 할 수 없기 때문에 7일 이상 연속 근무가 불가능하다고 밝혀왔지만, 현실은 이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며 "쿠팡CLS는 '쉬고 싶을 때 언제든 쉴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주장해왔지만 고인에게는 적용되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노조에 따르면 고인은 입출차 기준 하루 11시간 30분씩 주 6일 야간 노동을 지속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 평균 노동시간은 69시간으로, 밤 10시부터 다음 날 6시까지의 시간은 30% 가산하는 법적 과로사 산정 기준으로는 주당 근무시간이 83.4시간에 달합니다.

지난 10일 새벽 제주시 오라동 소재 도로에서 30대 새벽 배송 기사 A 씨가 몰던 1t 트럭이 전신주와 충돌한 모습

JIBS 제주방송 김재연(Replay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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