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 쓴 마에스트라… “역사적인 일”
여성 첫 테헤란심포니 지휘

이란의 여성 음악가 파니즈 파르유세피(사진)가 여성 최초로 테헤란심포니오케스트라 콘서트에서 지휘봉을 잡았다. 검은색 히잡을 착용한 채 단상에 선 파르유세피는 보수적 무슬림 국가인 이란을 대표하는 악단을 이끌고 여성 작곡가들의 곡으로 무대를 꾸며 눈길을 끌었다.
13일(현지시간) 파르스, ISNA 등 이란 반관영 매체에 따르면 바이올리니스트 출신인 파르유세피는 전날 수도 테헤란의 바다트홀 공연장에서 열린 테헤란심포니 콘서트에 지휘자로 무대에 섰다. 파르스는 “테헤란심포니는 이란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오케스트라”라며 “이란 여성이 처음으로 이 오케스트라의 지휘를 맡은 것은 역사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테헤란심포니에 여성단원이 있지만 국가 공식 행사에선 통상 남성 단원으로만 연주할 만큼 보수적이다.
파르유세피는 공연 전 “예술은 인류의 것이지, 남성이나 여성의 것이 아니다”라며 “이란에 여성 지휘자가 있다는 사실이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음악은 우리의 공용어다. 성별은 나와 단원들 사이에서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경험이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다른 음악가들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란에서는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신정일치 통치체제가 세워진 이후 히잡 의무 착용으로 상징되는 여성 인권 문제가 사회 갈등의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2022년에는 22세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히잡 사이로 머리카락이 보이는 등 복장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로 경찰에 끌려갔다가 의문사한 일로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가 불붙기도 했다. 또 이란 의회(마즐리스)가 2023년 9월 반복적으로 히잡 착용 규칙을 어긴 여성의 해외 출국을 금지하고 9~15세 아동에 대한 구금을 허용하는 내용을 포함한 ‘히잡과 순결 법’을 제정해 이란 내에서 반발 여론이 일기도 했다. 이 같은 국민적 반발에 지난 5월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는 해당 법을 당분간 공포하지 말라고 결정하는 등 한 발 물러선 바 있다.
박상훈 기자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속보]서울시장 선호도 오세훈 24.3% 김민석 11.8% 나경원 11.6% 정원오 11.2%
- [단독]독기 품은 두산, FA 최대어 박찬호 품는다…‘내야 핵심’ 확보로 전력 상승 시동
- “김만배, 3년만 참으면 임기 중 빼주겠다 말해…李, 교감 있었나”
- [속보]이재명 재판 재개 ‘동의’ 49.2%·‘비동의’ 43.3% ‘김현지 수사해야’ 54.2%-여론조사공정
- [속보]부천 제일시장 인도로 트럭 돌진…“심정지 3명 등 21명 이송”
- “죽어라” 실형 내린 판사에게 법정서 1분간 욕설한 20대 결국…
- 40대 여교사, 중2 남학생과 최소 네차례 성행위…미국 발칵
- SKT 임원 30% ‘역대급’ 감축… 사중고 재계 ‘인사 태풍’ 몰아친다
- 수능날 사라진 수험생…마포대교서 잡힌 신호에 경찰 긴급 출동
- 배현진 “민주, 李 임기 마치면 감옥행 예정 초점…대장동 어떻게 털지 정권 명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