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외교부, 다카이치 '대만 유사시' 발언에 日대사 초치(종합)
日대사 '목 베겠다' 中총영사 발언 항의…양국 갈등 심화
![[경주=AP/뉴시스]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대만 유사시 무력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 데 대해 중국 정부가 격앙된 반응을 보이며 외교 채널을 통한 강경 대응에 나섰다. 사진은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과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달 31일 경주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는 모습. 2025.11.14.](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1/14/newsis/20251114104851903pbbq.jpg)
[서울=뉴시스] 김예진 문예성 기자 =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대만 유사시 무력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 데 대해 중국 정부가 격앙된 반응을 보이며 외교 채널을 통한 강경 대응에 나섰다.
14일 중국 외교부는 전날 쑨웨이둥(孫衛東) 부부장(차관)이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주중 일본대사를 초치해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에 대해 '엄중한 항의'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쑨 부부장은 "다카이치 총리가 대만 문제를 둘러싸고 노골적인 도발적 발언을 이어가며, 대만해협 사태에 무력 개입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그 성격과 영향이 극히 악질적"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중국은 이미 수차례 엄중 항의를 전달했음에도 일본 측은 여전히 자성하지 않고 있으며, 잘못된 발언을 철회하지 않고 있다"며 "중국은 이에 대해 강한 불만과 결연한 반대를 표하고, 엄중한 교섭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쑨 부부장은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을 두고 "중국 내정에 대한 무례한 간섭이자, 국제법과 국제관계의 기본 원칙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하며, "이는 전후 국제 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동시에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일 4대 정치문서 정신에도 어긋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발언은 중일 관계의 정치적 기반을 뒤흔들고, 14억 중국 인민의 감정을 크게 해쳤다"면서 "14억 중국 인민은 이를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대만 문제는 중국의 핵심 이익 중 핵심이며, 건드릴 수 없는 레드라인이자 마지노선"이라며, "이는 순전히 중국의 내정 문제로 어떠한 외부의 간섭도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해가 중국 인민 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시즘 전쟁 승리 80주년, 대만 광복 80주년임을 언급한 쑨 부부장은 "오늘날 누가 어떤 방식으로든 중국의 통일 대업을 방해하려 한다면, 반드시 단호히 분쇄될 것"이라고 경고의 수위를 높였다.
그는 또 "중국은 일본에 역사적 책임을 직시하고 깊이 반성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며 "즉시 잘못된 발언을 철회하고, 악의적 언행을 중단해야 하며, 잘못된 길에서 더 이상 깊이 빠져들지 말라"고 경고했다. 아울러 "그렇지 않다면 그 모든 결과는 일본이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나스기 대사는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은 기존 일본 정부 견해에 따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한 쉐젠(薛劍) 주일 오사카 중국 총영사가 소셜미디어에 다카이치 총리의 '목을 베겠다'는 취지의 글을 올린데 대해 "극히 부적절한 발신"이라며 강력하게 항의했다.
앞서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7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전함을 사용해 무력 행사가 수반된다면 이는 아무리 생각해도 (일본의) 존립위기사태가 될 수 있는 경우"라고 표명했다. 존립위기사태의 경우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사용할 수 있다.
공개적인 자리에서 일본의 총리가 대만 유사시와 관련 개입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었다.
![[경주=AP/뉴시스]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 1일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1.14.](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1/14/newsis/20251114104852097lrau.jpg)
이에 대해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정례브리핑에서 "다카이치 총리는 최근 국회에서 대만 관련 도발성 발언을 공개적으로 내놓으며, 대만해협 사태에 무력 개입 가능성을 암시했다"며 "중국의 엄정한 항의에도 여전히 잘못을 고집하며 철회를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린 대변인은 "일본은 중국 내정에 대한 간섭과 도발적 언행을 즉각 중단하고, 대만 문제를 두고 불장난하지 말아야 한다"며 "불장난하는 자는 반드시 스스로 불타게 될 것"이라고 강하게 경고했다.
신화통신, 인민일보, 중국중앙TV(CCTV) 등 중국 관영 매체들도 일제히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을 비난하며 여론전에 가세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쉐 총영사의 발언을 문제 삼으면서 양국 간 갈등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무상은 지난 12일 기자들에게 쉐 총영사에 대해 "계속 적절한 대응을 중국 측이 취하도록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모테기 외무상은 그를 '페르소나 논 그라타'(외교적 기피인물)로 지정해 국외 퇴거를 요구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aci27@newsis.com, sophis731@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