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학풀씨 '노린재 팀' 숲과나눔 환경학술포럼 우수상

김정 기자 2025. 11. 14.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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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린재 향 인지 연구 주목
노린재 향 인지 연구로 우수상을 수상한 국민대 연구팀이 시민과학풀씨 세션에서 연구를 발표하고 있다. 동아사이언스 제공

과학자와 시민, 활동가가 한자리에 모여 환경, 안전, 보건 분야 문제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와 연구 성과를 나누는 시간이 마련됐다. 

재단법인 숲과나눔(이사장 장재연)은 지난 11~12일 연세대 백양누리에서 ‘제7회 숲과나눔 환경학술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학술포럼에는 (재)숲과나눔의 장학생, 연구자, 시민, 활동가 등 약 400명이 참석했다.  

재단법인 숲과나눔은 환경, 안전, 보건 분야의 인재 양성을 위해 만들어진 비영리 공익재단이다. 매년 환경학술포럼을 개최해 과학자와 시민들이 함께한 한해 성과를 공유하고, 우수 연구자를 시상한다. 

올해 포럼에서는 탄소중립을 위한 자전거 친화도시 구축, 기후우울과 기후 리터러시, 외래거북 시민 모니터링, 직장 내 가스라이팅 척도 개발 등 우리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환경, 안전, 보건 문제를 다룬 연구들이 발표됐다. 발표자들은 각각의 연구 과정과 성과는 물론, 현장에서 마주한 어려움과 앞으로의 과제를 들려주며, 의미 있는 논의의 장을 만들었다. 

그중에서도 시민이 과학자의 연구에 참여한 ‘시민과학풀씨’ 세션이 큰 관심을 모았다. 시민과학풀씨는 연구자와 시민이 한팀을 이루어 환경 문제를 함께 탐구하는 공동 연구 프로젝트로, 재단법인 숲과나눔과 동아사이언스가 공동 운영하고 있다. 

환경학술포럼 단체사진. 동아사이언스 제공

시민과학풀씨 4기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시민과학자는 어린이과학동아 지구사랑탐사대 13기 대원으로 구성돼 있다. 올해 5개 주제의 연구가 진행됐고, 연구에 참여한 어린이, 청소년부터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탐사대원들이 발표 현장을 채웠다. 

좋은 평가를 받은 연구는 국민대 진이수, 최유나 연구팀의 ‘노린재 향 인지 연구’였다. 연구팀은 우리나라에 사는 노린재의 다양한 생애 주기와 노린내 특성을 기록하는 것을 목적으로, 지구사랑탐사대 대원들과 함께 전국 각지에 사는 노린재를 탐사하며 향을 맡고 기록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탐사대원들은 알부터 약충, 성충까지 노린재의 다양한 일대기 사진을 올리고, 일명 노린내라고 불리는 향을 기록했다. 이를 통해 총 234건의 데이터가 수집되고, 80종의 노린재가 동정됐으며, 23종의 향이 기록됐다. 

연구 결과, 연령, 성별에 따라 같은 노린재에 대해서도 향을 다르게 인지하는 현상이 확인됐다. 예를 들어 톱다리개미허리노린재에 대해 20대 여성은 사과식초 향을, 초등학생 남성은 약한 과일 향을 느꼈다. 

두 연구원은 “노린재는 냄새 때문에 보통 기피 대상인데, 시민과 함께 탐사하면서 부정적인 인식이 서서히 바뀌는 것을 느꼈다”며, “지구사랑탐사대 대원들과 함께하며 연구의 과학적 의미도 살리고, 시민들의 생태 감수성을 키우는 계기도 돼 기쁘다”고 말했다. 

심사를 맡은 류종성 서경대 교수는 “생태학자임에도 노린재는 냄새가 나기 때문에 절대 손을 대지 않는데, 노린재 향이라고 표현하니 무척 흥미로웠다"며 “일반 인식개선에 기여한 훌륭한 연구일 뿐 아니라 페로몬 등 냄새 성분을 분석하는 연구는 무척 수준 높은 연구인데 앞으로 후속 연구가 기대된다”고 평했다. 노린재 연구는 세션 발표 우수상을 받았다. 

한편 ‘지속가능한 모니터링을 위한 하천 조류상 연구’도 관심을 모았다. 강다현, 정지우, 김석현 강원대 연구팀은 수변 생태계의 건강성을 평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도심 하천의 조류상 조사를 위해 시민과학자들과 함께 조류의 종 다양성과 개체 수 등 기초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를 위해 5월부터 10월까지 18개 하천에서 152번의 조사를 진행해, 민물가마우지, 파랑새, 왕새매 등 105종 9853 개체의 조류를 관찰했다. 

연구팀은 “연구자들만으로는 이러한 대규모 조사가 불가능했을 텐데 지구사랑탐사대 대원분들 덕분에 값진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었다”며 “시민과학풀씨 활동을 통해 시민과 소통하고 협업하는 가치를 배울 수 있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하천 조류상 연구는 세션 발표 장려상을 받았다.

이외에도 해양산성화와 조개의 상관관계를 연구한 정민주, 김나영 연구팀, 외래거북 시민 모니터링을 연구한 이원재 연구자, 지역별 공원 및 가로수 왕벚나무의 발생 해충 조사를 연구한 원정운 연구자의 발표가 이어졌다.

이날 시민과학풀씨 세션에 참가한 지구사랑탐사대 ‘넓적이를찾아서’ 팀은 “올해 현장교육에서 원정운 연구원이 ‘배추흰나비가 서울에서는 예쁜 나비인데 배추밭에서는 해충’이라고 말한 게 기억에 남는다”며 “시민과학풀씨를 하며 다양한 관점으로 생태를 이해해야 함을 배울 수 있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또한 우리나라생물탐사팀은 “지구사랑탐사대를 벌써 3~4년 했는데 이번에 과학자의 연구에 참여하며 생태학자는 어떻게 조사하는지 과학적 연구방법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며 “아이가 원래 곤충만 좋아했는데 이제 새도 좋아하고, 식물도 좋아하는 등 시야가 넓어진 것 같아 감사하다”고 말했다. 

류종성 교수는 심사를 마무리 하며 “시민과학은 도구가 아니며, 과학을 얼마나 보편화시키고 대중화시킬 것인가가 중요한 목적”이라며 “전문가들이 혼자 과학하는 데는 한계가 있고 시민은 어디에나 계신 만큼, 앞으로 시민과학풀씨를 통해 우리나라의 시민과학이 활성화 되길 바란다”고 연구자와 시민과학자의 참여를 독려했다. 

장재연 재단법인 숲과나눔 이사장은 “환경학술포럼이 한국 사회의 환경, 안전, 보건 활동을 보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끄는 기반이자 지속가능한 사회전환을 위한 지식 네트워크로 확장하기를 기대한다”며 “숲과나눔은 앞으로도 현장과 학계, 세대와 세대, 실천과 사유를 잇는 연결자이자 동행자로서 그 역할을 꾸준히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 기자 ddancel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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